메이저 10년 활동 어려워 풀 연금 잣대
4대 메이저 종목 연금은 20만달러 넘어
래리 디어커(77)는 1997년~200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을 지냈다. 5년 동안 4차례나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우승을 이끌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모두 져 2001년 포스트시즌 후 해고됐다. 디비전시리즈에서 3차례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무릎을 꿇었다.
디어커는 이곳 할리우드 태생이다. UC 샌타바버라 대학을 나와 투수로 14년을 활동하며 통산 139승123패 평균자책점 3.31을 남겼다. 휴스턴에서 13년 마지막 해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현역을 마무리했다. 감독으로도 휴스턴 지휘봉을 잡아 ‘휴스턴 맨’이다.
감독에서 물러난 뒤 방송해설로 복귀했다. 62세가 되었을 때 디어커는 메이저리그 연금을 받았다. 20승 투수였던 그는 “내가 현역 때 이런 연봉을 받아본 적이 없다. 처음 받는 거액이다”라고 MLB 연금에 감탄했다. 이때 1년 연금액이 20만 달러였다.
밀워키 브루어스 외야수 로렌조 케인(37)은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다. 프리에이전트가 돼 2018년 1월 밀워키와 5년 8,0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 부상으로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계약 만료인 2022시즌에는 초반부터 부진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었다. 43경기에서 타율 0.179-1홈런-9타점을 기록했다. 계약 만료 때는 곧바로 방출이다. 구단은 연봉에 대한 부담을 덜어 포기하는 게 관례다. 구단으로서는 연봉 손해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40인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조정이 더 중요하다.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하는 일이다.
하지만 밀워키 구단은 방출을 미뤘다. 케인은 2010년 밀워키에서 데뷔했다. 유망주 때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했다. 구단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결국 밀워키는 2022년 6월 21일에 방출을 선언했다. 이유는 케인의 풀타임 서비스 기간 10년이 채워지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케인은 “구단의 결정에 너무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무원들이 20년을 채우려고 하는 것은 최고 연금 혜택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MLB, 프로 농구 NBA, 프로 풋볼 NFL, 프로 아이스하키 NHL 등 메이저 종목 선수들에게는 10년이 풀 연금의 잣대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10년을 활동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반 팬들은 거액을 받는 슈퍼스타들의 활약상을 보는 터라 그들을 받쳐준 이름 없는 선수들은 큰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 연금은 보통 시민들의 관심사와 같다. 메이저 종목에서 풀타임 10년 이상을 활동했다면 노후 걱정은 없다. 4대 메이저 종목의 연금은 20만 달러가 넘는다.
연금 제도가 가장 잘돼있는 리그는 MLB다. 미국에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가 법으로 확정된 것은 1935년이다. 미 대통령 사상 최다 4선을 역임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때다. 미국에서 노후에 경제적인 고통 없이 살 수 있게 기초를 다진 훌륭한 대통령이다.
MLB는 1947년에 시작했다. 선수들은 은퇴 후 연금 보장 확보를 위해 구단주와 투쟁했고 두 차례나 리그가 중단되는 파업까지 자초했다. 노사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에 의해 조정된다.
MLB의 최고 연금은 10년 활동하고 62세부터 받는 것이다. 현재 28만 5,000달러다. 20년을 뛰었다고 연금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10년이 최고 기준이다. 일찍 받을 수는 있다. 은퇴 후 월 7,500달러다.
NFL은 1962년부터 연금을 시작했다. 부상이 많은 터라 10년을 채우기가 어렵다. NFL 선수의 평균 수명은 5년이다. 평균 4만 3,000달러다. 최저 1만 9,800달러에서 최고 20만 1453 달러다. 55세에 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데 65세까지 미루면 최고액이 된다.
NFL은 선수들의 은퇴 후 생활 보장을 위해 2030년까지 20억 달러를 기금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55세가 되면 생명보험을 리그가 들어주고 미전역의 5만 7,000개 약국에서 저렴하게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관절교체 수술, 신경치료프로그램, 척추 수술 등을 리그가 보조한다. 격렬한 운동 후유증 탓에 다른 리그와 달리 의료 관련 보장이 많다.
NBA는 1965년에 연금 제도를 도입했다. 10년 활동하고 62세가 되면 21만 5,000달러를 받는다. 최소액은 연간 5만 6,988달러다. 선수의 월 지급액은 현재 800달러다. 현역 때 401(K)에 가입하면 리그가 140%를 대준다.
선수 평균 연봉이 가장 적은 NHL은 2020~2021시즌 새로운 CBA를 타결하면서 연금을 최대 25만 5,000 달러로 증액했다.
PGA 투어는 컷오프 통과가 연금의 기준이다. 5년 이상 활동하면 50세에 받을 수 있다. 30명 만이 출전하는 페덱스컵 ‘투어 챔피언십’ 상금은 사실상 연금에 가깝다. 45세가 되면 지급한다. 2007년 타이거 우즈는 페덱스컵 우승으로 대회 상금 외에 1,0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PGA 투어가 지급하지는 않았다. 현재 이 상금은 2,500만 달러로 부풀었다.
왜 스포츠는 미국에서 해야 하는지 연금부터가 다르다.
문상열 전문기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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