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재교육하는 ‘통증재처리요법’(PRT) 주목
부상재발 막으려고 예민해진 뇌 신경 완화시켜
만성통증환자 66% 통증 사라지거나 1년 효과
대체 치료 방법 기대 있지만 회의적 시각도
성인 수백만명이 만성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 치료도 사실 쉽지 않다. 많은 경우 원인도 모른다.
만성 허리통증(만성요통)은 부상이나 관절염, 퇴행성 척추디스크로 인한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중년을 넘어 나이가 들수록 자연적으로 관절이 마모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하지만 종종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환자들이 효과도 없는 치료들을 받아 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중독성 마약 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요즘 과학자들이 환자 개개인의 신체, 정서적, 정신적 성향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물리치료, 운동, 식이요법, 생활습관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뇌의 통증 전달 시스템에 초점을 두기도 한다.
때로는 암 또는 중증 척추질환과 같은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신호로 허리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중증은 수술을 해야 한다.
뇌의 오작동 신호
그런데 요즘 뇌를 재교육(?)시켜 고질적인 만성 허리통증을 해결하는 방법이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리를 다친후 치료가 잘 돼 완쾌됐는데도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의사들이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최근 뇌가 가짜 통증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뇌훈련을 시키는 흥미로운 방법이 소개된 것이다. 이를 ‘통증 재처리 요법’(pain reprocessing therapy, 이하 PRT)이라고 부르며 초기 연구에서 꽤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와 학계가 동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의학협회 정신과학 학회지(JAMA Psychiatry)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한달동안 이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66%가 통증이 없어지거나 최대 1년넘어 까지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직 연구 단계에 있어 보험회사의 커버를 받지 못하지만 내년부터 2차례 임상실험이 예정된 VA 이스턴 콜로라도 헬스케어시스템을 포함한 많은 병원들이 이 방법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들에게 PRT 요법을 수차례 사용했던 알란 고든 LA 통증심리센터 소장은 “대부분 의사들은 의과대학에서 통증은 사실상 생체역학이라고 배운다”면서 “뇌가 실제 새로운 것도 아닌데 몸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잘못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방법 찾기
의사들과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만성 통증의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만성 허리통증은 특히 치료가 어렵기로 악명이 높고 또 미국인 수백만명이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의사들이 아편성 진통제 처방을 꺼려하고 있어 환자들은 물리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침술을 통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마지막 수단으로 수술을 받기도 한다.
어떤 환자들은 통증 증상을 줄이기 위해 정신건강 치료요법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PRT 요법으로 고장 난 뇌 신호에 의한 통증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
획기적인 치료법
일부는 회의적인 분위기이지만 많은 의사들은 그래도 현재 사용하는 치료방법들이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이 아니라며 이 방법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트머스 칼리지의 심리 및 신경과학 교수이자 이번 논문의 수석 저자인 토 와거 교수는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 뇌의 신호 회로는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매우 예민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부상이 치료되었다고 해도 뇌는 아무런 위험이 없는데도 위험한 것처럼 계속 가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만성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 신경이 매우 예민한 단계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신경 가소성 즉, 신경성 통증으로 불리는 이런 통증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와거 교수는 이런 통증은 실제 부상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뇌의 예민함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통증재처리치료요법(PRT)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들은 환자들의 통증이 신체적 부상 또는 암이나 감염증과 같은 실질적인 원인에 위한 것인지 검사한다.
만약 암이나 기타 원인이 아니라면 치료사들이 환자들과 통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의사들은 묘화기법을 사용하면서 환자들이 통증의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동작을 단계적으로 시도한다. 의사들은 이런 동작이 실제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뇌에 주지시킨다.
예를 들어, 앞으로 몸을 숙일 때 허리가 아프다면 심리학자들은 환자에게 구두로 예민한 감각이 가짜이고 몸을 굽혀도 아무런 위험이 없음을 주지시키면서 서서히 몸을 굽히게 한다.
희망과 과제
오로라의 콜로라도 대학 앤슈츠 의과대학의 내과 조교수겸 임상심리학 신경과학자인 요니 아샤 박사는 이 방법을 벌써 5년동안 실행해 왔다. 편두통, 발목 통증, 허리통증 그리고 기타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다.
아샤 박사는 환자들의 통증은 보통 8~10회 치료로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은 PRT 또는 유사 치료법을 너머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만성 통증을 지나치게 정신적 문제로 넘기는 것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 도움은 될 수 있지만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많은 만성 통증 환자들은 우울증, 고민과 같은 기타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한 옵션이 없기 때문에 대체 치료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스틴 텍사스 주립대의 델 의과대학 에릭 트루미스 정형외과 교수는 좌골 신경통 또는 암이나 골절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수술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 만성 허리 또는 목 통증 환자들은 특별한 원인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넷 김 기자> janet@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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