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증법원 절차 면하려면 트러스트 개설해야
일리버커블 트러스트는 소송 보호받지만 번복 안 돼
캘리포니아는 18만 4,500달러까지 재산 보호
리버커블 트러스트 개설하면 마음대로 관리 가능
요즘 트러스트(신탁)를 개설해 재산을 옮기는 한인들이 많다. 유언장 만으로는 공증법원(프로베이트 법원)을 막을 수 없다. 공증법원은 유언이나 트러스트가 없는 고인의 재산을 적법하 절차에 의해 배분하는 과정이다. 일단 공증법원으로 넘어가면 변호사 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도 오래 걸려 유족들에게 또다른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트러스트를 개설하면 트러스트 내의 재산은 공증법원 절차 없이 이름이 올려진 상속자(베니피셔리)에게로 분배된다. 참고로 캘리포니아의 경우 18만 4,500달러 미만의 부동산은 공증법원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다시말해 번거로운 트러스트를 개설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유족에게로 재산이 넘어간다는 것이다.
은퇴 저축구좌나 생명보험은 공증법원 대상이 아니다.
트러스트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설후 수시로 변경이 가능한 ‘번복 가능’리버커블 트러스트(revocable trust) 또는 리빙 트러스(living trust)다. 둘의 역할은 같다. 반대로 일단 개설하면 내용 변경이 거의 불가능한 일리버커블 트러스트(irrevocable trust)다. 내용을 바꾸려면 베니스피셔리의 동의 또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는 둘 다 받아야 한다.
트러스트
트러스트는 살아있는 동안 개설되며 여기에 들어가 있는 재산은 개설자의 의도대로 사용된다.
일단 재산이 트러스트에 들어가면 ‘신탁관리자’(trustee)라고 불리는 제 3자가 이를 관리한다. 이 ‘신탁관리자’가 어떻게 재산을 투자할 것이며 어떻게 유산을 분배해 줄 것인가를 결정한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관리하고 분배할 수 없다. 트러스트가 개설될 때 서류에 적혀 있는 가이드 라인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트러스트는 유언장을 대신해 유산 상속 계획을 세우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세금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재산이 프로베이트 공증 법원으로 넘어가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일리버커블 트러스트는 소송 당할 위험이 높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할 수 있다.
리버커블 트러스트(리빙트러스트, 번복 가능한 트러스트)
트러스트를 개설할 때 정해진 내용을 개설자가 언제라도 바꿀 수 있다. 베니피셔리를 바꿔 다른 사람의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또 트러스트내에 넣어둔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할 것인가도 변경 가능하다.
트러스트를 개설한 사람이 직접 재산을 관리하는 신탁 관리자로 이름을 적을 수도 있다. 내용 수정이 가능하므로 손자가 태어나는 등 가족사에 따라 베니피셔리를 수시로 바꿀 수 있다.
만약 변호사나 법무사를 고용했다면 바꿀 때마다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설자가 나이가 들어 판단력이 흐려질 것 같다면 신탁 관리자 이름을 믿을 만한 다른 사람으로 변경할 수 있다.
내용 변경이 엄격히 제한되는 일리버커블 트러스트(번복 불가능한 트러스트)와 비교해 재량권이 훨씬 많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리보커블 트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리버커블 트러스트 주의점
하지만 알아 둬야할 중요한 점이 있다.
재산을 넣어둔 개설자가 트러스트에 있는 재산을 마음대로 통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신탁 재산은 부채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다. 다시 말해 개설자가 갚아야 할 돈이 있다면 트러스트내에 들어 있는 재산에서 채권자가 추심해 갈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빚쟁이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판사가 트러스트에 있는 재산을 개인 재산으로 보고 변재 판결할 수 있다. 또 개설자가 죽으면 트러스트에 있는 재산도 주 또는 연방 상속세 대상이다.
만약 리버커블 트러스트에 이름이 올려진 베니피셔리가 아직 법정 연령을 넘지 않았다면 후견인을 선정해 둔다. 또 돈 관리에 문제가 있는 자녀 등을 베니피셔리로 정한 다면 트러스트에 들어 있는 재산을 한꺼번에 넘겨주지 않고 일정 기간에 걸쳐 수차례 나눠 줄 수도 있다. 또 베니피셔리가 미성년자라면 정해진 나이가 지난 후 돈을 주도록 할 수 있다.
일리버커블 트러스트(번복 불가능한 트러스트)
번복 불가능한 트러스트는 개설할 때 서명한 내용을 동결시킨다. 개설자가 트러스트 재산에 대한 모든 권리(대부분 관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면 내용을 변경시킬 수 없다.
내용을 수정하려면 트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베니피셔리의 100% 동의를 얻거나 법원 명령을 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는 법원 명령과 함께 베니피셔리의 동의가 필요할 때도 있다. 어떤 것이 적용되는 지는 주법에 따라 다르다.
세금 혜택
번복 불가능한 트러스트를 개설하는 주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일리버커블 트러스트는 개설자가 죽어도 상속 재산에 대한 상속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
물론 상속세를 내는 대상은 ‘천만장자’이상이어야 하므로 일반인들은 상속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참고로 올해 연방 상속세 평생 제금은 개인 1,361만 달러, 부부 2,722만 달러까지다. 이 금액도 부채를 모두 제외한 순 자본이므로 이정도 수준의 부자가 한인사회에 많지 않다.
일리버커블 트러스트가 ‘보증인 트러스트’(guarantor trust)라면 개설자(guarantor)가 재산에서 불어난 수입에 대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만약 ‘보증인 트러스트’가 아니라면 트러스트가 소득세를 낼 것이고 베니피셔리는 나중에 돈을 받을 때 소득세를 내야 한다. 물론 일리버커블 트러스트에서 발생하는 투자 수입은 모두 트러스트로 귀속된다.
일리버커블 트러스는 개설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트러스트 전문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의사 또는 변호사처럼 소송의 위험이 높은 직업에 종사한다면 일리버커블 트러스트가 재산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금이 됐던 부동산이 됐던 재산이 트러스트로 옮겨지면 모든 소유권은 트러스트로 넘겨지게 된다. 다시 말해 채권자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법원 판결 역시 마찬가지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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