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교회 청년부를 대상으로 교통사고를 주제로 특강할 기회가 있었다. 사고 났을 때 대처요령과 자동차보험의 종류와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젊은이여서 더 잘 알 것 같지만, 한국에서 온 지 얼마되지 않은 유학생, 직장인이다 보니 오히려 미국 생활 오래 한 어르신들보다 궁금한 것이 더 많았다. 이것저것 여러가지 설명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특강 때 다뤄진 이런 내용들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고가 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물론 완벽한 방법은 없겠지만, 반대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유형을 알고, 그런 위험에 노출되는 횟수를 줄인다면, 사고 확률을 낮출 수는 있을 것이다.
1. 비보호좌회전을 하지 않는다
교통사고 변호사를 찾아오는 가장 흔한 유형이 교차로에서 직진하다 비보호좌회전하는 차량과 부딪힌 경우다. 비보호좌회전 사고는 전체 교통사고 약 30%에 해당한다. 말 그대로 좌회전 신호가 없는 ‘비보호’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또, ‘비보호’이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오롯이 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좌회전 신호가 없는 곳에서는 가급적 좌회전 하지 말고, 교차로를 조금 더 지나 우회전을 3번 한 다음(‘P-Turn’)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우회전하다 사고나는 경우는 전체 교통사고의 5%에 불과하다).
2.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한다
비보호좌회전 다음으로 흔한 사고 유형이 뒷차가 앞차를 추돌하는(rear-end) 경우이다. 추돌 사고의 경우, 이제껏 뒷차가 앞차를 고의로 받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대부분 앞차와의 간격이 충분하지 않아, 앞차가 갑자기 섰을 때 제대로 멈추지 못한 경우에 발생했다. 또,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전방에서 시선을 뗀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앞차와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않다면 사고 확률을 그만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위 두가지만 잘 지키면 사고 확률이 50% 이상 줄어든다).
3. 불필요한 차선 변경을 하지 않는다
비보호좌회전, 앞차 추돌 다음으로 흔한 사고 유형이 차선을 바꿀 때 다른 차선에 있는 차와 부딪히는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차에 사각지대 감지 기능이 설치돼 사각지대에 차가 있는데 차선을 바꾸려고 하면 소리와 그래픽으로 알려준다. 그러나 이것도 깜빡이를 켰을 때 작동하기 때문에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다 다른 차를 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불필요한 차선 변경은 하지 말고, 운전면허 시험 치를 때 배웠던 것처럼 고개를 돌려 차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이밖에 ‘스탑(Stop)’사인이 있는 교차로에서의 사고도 흔하다. 특히 사거리에서 두 방향에만 스탑사인이 있는 ‘투웨이(2 Way)’ 스탑의 경우, 사고가 나면 대부분 스탑 사인 쪽 잘못이다. 구글 지도를 보고 운전하다 보면, 투웨이 스탑사인이나 신호등이 없는 대로를 가로질러 안내하는 경우가 있는데, 각별히 조심해야 하겠다. 사고가 나더라도 구글 지도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막상 사고가 났을 때는 누구 잘못이냐가 중요하다. 잘못한 쪽에서 책임을 져야 하고, 보험료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잘못했다면 모르겠지만, 내 잘못이 아닌 데도 억울하게 책임을 지는 일은 적어도 없어야 하겠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것이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만,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직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아마존에서 적당한 블랙박스를 구입해 최소한 앞쪽이라도 설치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필자 소개>
정대용 변호사는 고려대 사회학과와 Abraham Lincoln 로스쿨을 나왔으며, 한국의 매일경제와 미주한국일보(LA)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마케팅회사에서 현대자동차/제네시스 등을 홍보했으며,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교통사고/레몬법 변호사/유산상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Jungdy1821@gmail.com
▶문의: 213-700-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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