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평지로 이어지는 도로. 양옆에 늘어선 민둥 사막 봉우리. 하루종인 마셔도 신선함 잃지 않은 청정 사막 공기. 언제나 봐도 포근하고 아름다운 곳. 대스밸리만이 간직한 매력이다.
한마음 여성 7명이 떠난‘힐링의 여행길’
울퉁불퉁 민둥 봉우리가 옹기종기 늘어선 곳
한적하고 시원하게 이어진 사막 도로의 멋
온화하고 포근한 한적한 사막의 정취 물씬
계절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다. 지칠 줄 모르고 절절 끓던 한 여름의 더위도 색색의 계절 가을에 밀려 저 멀리 물러갔다. 또 한해가 가나 싶어 아쉽기도 하다. 60세을 넘어 다니는 직장 생활이 더 분주해지게 느껴지는 것도 아마 나이 탓인 듯하다.
가을에 물들고 싶은 생각에 잠겨 있을 즈음. 교회 지인들이 대스밸리 여행을 제안했다. 호텔비도 싸고 날씨도 최적이라고 했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곳. 마음은 가깝지만 자주 다니기도 쉽지 않은 곳. 여름에는 120도를 웃도는 사막 중의 사막, 이름 그대로 죽음의 계곡. 하지만 볼수록 하나님의 손길이 오묘하게 와 닿는 대자연이다.
6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같은 교회 할머니(?) 7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대스밸리로 가을 여행길을 떠났다.
금요일 새벽예배를 마치고 미니밴과 렌트로 빌린 승용차에 각각 4명과 3명으로 나뉘어 대스밸리로 향했다.
그날따라 짙은 안개로 시야가 좋지 않아 남편들의 염려 섞인 잔소리(?)를 뒤로 하고 프리웨이에 몸을 실었다. 10분쯤 운전했을까. 안개가 말끔하게 걷힌 프리웨이의 짜증나는 교통체증은 온데간데 없이 우리의 여행길을 환하게 열어주는 듯 싶다.
‘오랜만의 외출’평소 다하지 못했던 수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달리고 또 달렸다.
“아차” 웃음 꽃 만발하며 왁자지껄 떠들다가 GPS 신호 목소리를 놓쳤다. 15번 북쪽 방향 프리웨이에서 127번 출구(kelbaker rd)로 빠져야 했는데 그만 놓쳐 버린 것. 하지만 급할 건 없다.
돌아가면 되지 뭐…
다음 출구는 39마일을 더 올라가야 나온다. 80마일을 돌아서 127번 출구로, 또 65마일 더 달려 대스 밸리 초입의 호텔에 도착했다. 오후 2시. 벨플라워 가나안 교회를 아침에 출발했으니 6시간만에 도착한 것이다. 호텔에는 앞서 미니밴 타고 출발한 4명의 일행이 도착해 반갑게 우리를 맞았다.
시간이 아깝다. 서둘러 짐을 풀고 대시밸리 공원내 ‘단테스 뷰’(Dante’s View)에 올랐다. 178번 국도 옆에 차를 세우고 4분의 1마일 걸어 올라가는 뷰 포인트. 대스밸리 아래 하얀 소금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시원하다. 뻥 뚤려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발 아래 별천지 세계다. 바쁘게 쳇바퀴 돌 듯 살아가던 도회지의 묵은 때가 말끔히 사라진다.
저멀리 하늘과 소금밭이 붙은 듯, 하나님이 섬세한 손놀림으로 지으신 대자연의 세계. 마음이 편안해지고 푸근함이 감돈다. 모든 것을 내려 놓자. 용서하자.
저렴한 사막의 호텔
일행이 묵은 곳은 ‘롱 스트릿 인’.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접경 지역에 위치한 사막의 호텔. 대스밸리 국립공원 바로 옆이다. 퀸베드 2개 방 값이 147달러. 4명이 잘 수 있으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절약이 몸에 배인 우리들에게 딱 맞는 숙소다.
네바다에 위치해 있어 아주 작은 카지노 시설도 있다. 일행중 4명이 오랜만에 ‘뗑겨도’ 보았다. 한 일행이 10달러로 23달러를 따는 ‘대박’도 터뜨렸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잔디 정원 그리고 호수, 그리고 뿔소와 염소. 시골의 정취가 함께 젖은 분위기 좋은 호텔 식당에서 라이브 음악 들으며 우아한 스테이크로 저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막의 계곡
다음날 아침. 대스밸리 국립공원에 들어섰다. 모래를 부어 놓은 듯 울뚝불뚝 솟아오른 사막 언덕들이 어깨를 나란히 한채 빼곡히 들어선 민둥산들이 길옆에 늘어서 있다.
아침 50도 였던 기온이 금방 80도로 올라섰다. 시원한 아침에 포근한 낮 기온. 가을의 대스밸리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린다. 대스밸리의 모래언덕(Sand Dune)은 건너 뛰어야 했다.
대스 밸리 도로에서 당뇨병 연구를 위한 100마일 기금모금 자전거 행진이 펼쳐졌다. 최소 참가비가 3,000달러란다. 청정 사막에 길게 이어진 도로를 따라 삼삼오오 오와 열을 이루며 내달리는 자전거 행진이 장관이다. 평지 같지만 평지 같지 않은 사막 도로. ‘오르락내리락’ 작은 굴곡을 따라 내달리는 자전거 여행. 생각만 해도 즐겁고 부럽다.
끝이 없을 것 같이 확트인 도로. 쨍하고 내리치는 태양빛. 이곳이 천상인 가 싶다.
자연만큼 시원하고 진솔한 대화들.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의 대화, 사랑의 힐링이 함께 했던 여행. 짧은 여행의 아쉬움과 대스밸리를 뒤로한 채 395번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자넷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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