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는 교계에서도 당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들이 평생 일궈낸 신앙적 사회적 노하우를 어떻게 활용해 제2의 선교 부흥기를 맞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 산하 평생 교육원에서 실시한‘제1회 시니어 교육 훈련 세미나’에 참석한 교회 관계자들과 이를 주최한 평생 교육원장 이성희 목사.
캘리포니아 프리스티지 대학 평생 교육원 이성희 원장
고령화로 들어서는 교회에서의 시니어 역할 제시
선교 경험, 성경 지식 등 다양한 노하우 갖춘 인재 활용
내년부터 시니어 사역지도자 교육훈련 자격증 과정 신설
미국에서 하루 1만 1,000명이 65세 은퇴자 대열에 합류한다. 연방정부의 메디케어 보험을 받으면서 공식 시니어 대접을 받는 나이다. 얼마전 하루 1만 명에서 1,000명이 더 늘어난 숫자다. 이 추세는 2027년까지 계속된다. 올해에만 540만 명이 시니어 대열에 동참했다.
한인사회도 마찬가지다. 연방 센서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5세 이상 한인 인구는 2016년에 비해 20%가 늘어난 21만 4,014명이고 LA 메트로 지역은 6만 580명으로 13%나 늘어났다.
문제는 쏟아져 나오는 시니어 인구들이 20년 이상을 더 살아가야 하는데 이 많은 인구가 어떻게 기나긴 장수시대를 버텨 낼 수 있을 것인가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은퇴를 가능한 최대한 늦추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무작정 은퇴를 늦출 수도 없다. 스스로 슬기로운 은퇴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리 만만치는 않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과연 이들 은퇴자들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최근 기독교 교계에서 고령화 시대의 은퇴자들의 노하우를 활용해 스스로 보람 있는 은퇴 생활을 지켜 갈 수 있게 하자는 캠페인이 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총장 이상명 목사, 구 미주장신대) 산하 평생교육원(원장 이성희 목사, 이하 PULI )이 그곳.
PULI는 이를 위해 첫 사업으로 지난달 15일 남가주 복음방송 강당에서 ‘제1회 시니어 교육 훈련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성희 원장은 “우리 학교는 시니어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초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의 시기에 교회 공통체 안팎에서도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교회의 고령화에 도전
요즘 중소형 교회들은 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젊은 세대가 들어오지 않아 점점 고령화 되고 있다. 한때 대형 교회 반열에 올랐던 모 교회의 평균 교인 나이는 75세다. 60대 초반 찾기도 힘들다. 시니어들만 덩그러니 교회를 지키지만 정작 이들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
시니어들이 뒷전으로 물러 나 있으면 누가 교회를 운영해야 할까. 그들이 가진 선교와 전도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묻혀진다. 결국 초 고령화로 접어들면서 진정한 교회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져 버리는 위기의 순간들을 맞게 된다.
이민 인구가 줄어들면서 1세 젊은이 인구 유입이 줄어들었다. 또 있다고 해도 대형 교회로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형 교회에는 어린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가 또래 세대들이 많아 시니어들이 주를 이루는 소형 교회로 오지 않으려 한다.
이런 고령화 교회들이 해야할 일들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퍼시픽 프레스티지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 내놓으려 한다.
이성희 원장은 “지난 8월 1일 평생 교육원 PULI를 신설해 이 시대 새로운 교회의 과제인 ‘시니어 사역 지도자 교육 훈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미주장신으로부터 이를 위한 기초 펀드도 확보했다.
평신도 및 목회자 또는 일반인들을 위한 전문적인 시니어 지도 자격증 과정, 온라인 강좌, 이벤트,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 사회가 직면한 장수 시대 시니어들의 멋진 삶과 이들이 노하우를 끌어내는 중심추가 될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미래는 시니어 선교사역
시니어 사역에 불을 지핀 이성희 목사는 “미래는 시니어 선교 사역”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미 ‘황금기 선교사로 살기’라는 책을 출간해 백세 시대를 맞는 교계의 또다른 사역의 길을 제시했다.
교계에는 교회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베테랑’ 시니어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나이 제한에 묶여 또는 은퇴라는 핑계로 사회뿐 아니라 교회에서 조차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
이성희 원장은 “이들은 이민 교회 성장의 주역들”이라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선교 사업을 다 경험했고 성경공부, 기도 등등 수십년 쌓은 노하우로 무장한 인재들이다. 신앙교육도 잘 돼 있다. 더 이상 자녀 교육에 신경 쓸 이유도 없고 또 비즈니스 걱정 없는 실력자들이다. 이런 좋은 선교사들이 잠들고 있는 곳이 교회라고 이 원장은 안타까워 했다.
그는 잠자고 있는 이들을 다시 안으로 끌어들여 숨죽여가는 이민 목회에 새바람을 넣자는 취지로 ‘시니어 사역’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니어의 노하우 활용
그는 장기간 선교 사역에 몸을 담가 목회자 보다는 선교 사역자로도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노하우를 갖춘 시니어 등의 필요성을 더욱 공감하고 있다.
그는 은퇴후 선교학 박사 학위를 하나 더 추가했다. 목회학 박사는 있었지만 선교에 필요한 체계적인 이론을 공부하고 싶어서다. 그는 시니어들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멕시코 선교사로부터 스시맨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 있었다. 목회만 가지고는 선교가 어렵다는 판단에 은퇴 스시맨으로부터 스시 노하우를 배워 선교 자금 마련에 쓰겠다는 취지였다.
이 원장은 “건축부터 다양한 분야에 걸친 노하우를 가진 시니어들이 많다”면서 “이런 시니어들이 적극 나선다면 또다른 선교의 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니어 사역 위원회
제 1회 시니어 사역 훈련 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김재홍 ‘웰빙 에이징 대표’는 시니어 사역 위원회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역 장로 직분 신설 시니어 리더십 교육, 인력 및 재정 지원이 절실해진 시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시니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령화 교회의 새로운 비전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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