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죽으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한줌의 흙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인간의 사체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방법이 캘리포니아에서 법으로 만들어졌다.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9월18일 사체를 빨리 썩게 하는 퇴비화 법안에 서명했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체 매장, 화장,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만이 가능했지만 2027년부터 시신을 썩혀 비료로 만들거나 자연 유기물 토양으로 환원하는 또다른 시신 처리 옵션이 생긴 것이다.
사체 퇴비화 방법은 시애틀의 ‘리콤포즈’(Recompose)사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2019년부터 워싱턴주가 퇴비화 방법을 합법화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워싱턴에 이어 콜로라도와 오리건, 버몬트 주가 이에 동참했고 뉴욕주는 이미 법안을 만들어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
물론 가톨릭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화장 역시 시신의 토양화 작업 과정이지만 화석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친환경적 방법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리콤포즈’에 따르면 나무조각과 짚을 넣고 탄산개스를 집어넣은 재활 용기에 시신을 넣는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미생물과 필수 박테리아가 생겨나 30일 정도 지나면(6주~8주) 시신이 완전 부패돼 영양 풍부한 한덩이 흙으로 변한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주 하원의원(민주)은 코비드 19으로 인한 사망자가 장의사에 넘칠 정도 였고 LA 카운티 대기 관리국은 환경 오염을 우려해 화장까지 규제할 정도라면서 좀더 친환경적 옵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지난 3년간 이 법안 통과에 공을 들여왔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사체 퇴비화 방법으로 만든 흙은 허가를 받아 개인 사유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화장 후 재를 뿌리는 것과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이 흙은 가족에게 인도되며 가족의 의사에 따라 농지 보존지에 기증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 아닌 타인과의 혼합은 허용되지 않는다.
‘리콤포즈’사는 퇴비화 가격은 7,000달러이며 별도의 비용은 청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족들이 장례식을 원한다면 첫 1시간은 350달러가 추가되고 이후 제한된 시간까지 시간당 100달러가 추가된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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