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률, 재등록률, 학업 평판, 교수 자원 등 평가
언론마다 순위 달라 큰 의미 두지 말기를
최근 US News가 2022-23 미국 대학 랭킹을 발표했다. 해마다 이 발표가 나오면 어김없이 이 발표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를 준비하는 많은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를 중요한 자료로 삼는다.
과연 ‘대학 랭킹’이란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 그리고 왜 매년 이 발표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자.
US News의 순위 선정 방법
이 매체는 나름 많은 자료를 취합해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계산해 순위를 발표한다.
순위를 결정하는 근거는 졸업률과 학생들의 재등록율, 그리고 학부 학업 평판, 교수 자원 등을 중요하게 다룬다. 여기에 학생 한 명당 학비 지원 등 재정적인 요소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매년 대학 랭킹을 발표하는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결과도 다르게 나와 혼란이 가중되곤 한다.
니체(Niche)나 포브스(Forbes) 같은 기관들의 랭킹을 보면 US News와는 너무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US News의 랭킹 자료를 무의미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분명 나름 살펴봐야 할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졸업률이 순위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은 학사 학위를 받는 게 대학 진학의 기본 목적에 해당하기 때문이고, 재학생들의 재등록율은 그 대학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대한 관심과 매력, 아니면 자신에게 중요하거나 필요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높은 졸업률의 이면에는 4년 또는 6년내 졸업을 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학업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지, 그리고 이로 인해 재학생들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란 사실도 존재한다.
또다른 문제는 해마다 발표되는 순위에서 명문 사립대학들의 순위는 거의 변동이 없다는 사실이다.
US News 가 순위를 산출하는 조건들 중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는 교수 자원이나 학부 학업 평판은 근본적으로 대학에 돈이 많아 충분한 재정지원이 가능할 때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최상위권에는 사립대, 그리고 재정이 풍부한 대학들이 차지하게 되고, 세월이 흘러도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 대학 관계자들이 서로 평가를 하는 방식에서 자신들이 잘 모르는 대학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없는 반면, 나름 역사와 명성을 갖춘 대학들은 자기 대학의 이 같은 점들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더 높은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객관성이나 공정성에 얼마나 신뢰를 가져야 하는 지도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
랭킹 중시하는 학생 및 학부모들도 문제
이 같은 대학 순위 발표가 해마다 관심과 논란을 동시에 일으키는 또다른 원인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있다.
탑10 스쿨에 합격하고 진학했을 때 마치 성공의 상징 또는 자랑으로 생각하고, 또 이를 바라보는 주변에서도 그렇게 인정하는 분위기 등이 결국 이런 순위 발표 경쟁을 부추긴다고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이런 발표를 하는 기관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부를 떠나 주 고객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득이 된다.
결국 순위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가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랭킹 발표가 무의미한 것일까?
이 대목에서 다소 상충되는 것들이 있다.
순위 발표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객관적이고 확실한 내용이라고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무시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 안에 있는 내용들 중에는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알아 두면 유익한 정보들이 분명 존재한다. 다시 말해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순위라는 숫자에 눈을 맞출 게 아니라 여러 다양한 정보들을 찾는데 중점을 둔다면 입시 준비에 유익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시 요강이나, 학비, 위치, 전공, 이전 합격자들의 SAT 점수 분포 같은 것들은 자신이 지원 대학을 결정하고 도전하는데 모두 빼놓아서는 안 되는 요소들이다.
결론적으로 필요한 것만 취하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앞에서 다뤘듯이 상위권 대학들, 특히 사립대는 나름 상당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예를 하버드 대학은 400억달러, 예일은 300억달러, 스탠포드는 290억달러의 자산을 운영한다. 거의 대기업 수준이다. 이 같은 어마어마한 재정은 결국 양질의 수업환경과 지원 등 학생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이런 대학들은 동문 네트웍이 단단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재정이 탄탄한 대학의 재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유리한 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좋은 대학의 의미
랭킹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대학이라고 단정짓거나, 모두가 행복한 대학생활을 즐길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물론 명문대학들은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원 체계가 잘 마련돼 있다. 학비 지원에서 각 개인의 졸업 후 진로 지원 등 매우 가치 있는 장점들이 많다.
대신 학생들은 어려운 관문을 뚫고 들어간 새로운 세상에서 또다른 경쟁을 벌이게 된다. 나름 저마다 한 실력 하는 인재들이 모인 만큼 적지 않은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일부는 도태되기도 한다.
좋은 대학의 의미를 결정하는 중심에 대학 지원자가 자리 잡아야 한다. 그리고 4년이란 생활이 자신에게 유익하고 즐거우며 보람과 가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데 있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성격, 취향, 장래 목표, 희망 전공, 선호하는 환경, 가정의 재정 형평 등 여러 가지를 깊이 생각해 보고 비교하며 따져봐야 한다. 즉 각 개인의 사정과 상황, 그리고 미래를 향한 준비 조건 등이 부합될 수 있는 곳이 그 지원자에게는 좋은 대학이 될 수 있다.
특히 랭킹은 그 대학의 전반적인 평가이지, 그 대학이 모든 전공들이 그 랭킹에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이과 계통의 전공을 원하고 학비 부담도 적어야 하며, 졸업 후 바로 취업을 목표로 하는 지원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지원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대학으로 명문 사립 보다는 칼폴리 샌 루이스 오비스포가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지만 교육의 질도 좋고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이처럼 지원자 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랭킹 또는 대학 간판에 얽매이기 보다는 시야를 넓혀 정말 꼭 맞는 대학이 어디인지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필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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