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8일(한국시간) 밤 서울 이태원에서 할로윈 파티를 즐기던 수만명이 한꺼번에 골목길로 몰려 들면서 최소 151명이 압사하고 82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변이 일어났다. 근래 서울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다.
사고 현장은 폭 4미터, 길이 50미터의 좁은 골목길로 이들이 왜 이곳으로 한꺼번에 밀려 들었는지 확실치 않다. 다만 일부 외신은 연예인을 보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사고직후 인명구조대와 행인들이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고 당시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서울 용산 소방국의 최성범 서장에 따르면 숨지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20대 젊은이들이다. 압사자 중 19명은 외국인들로 국적은 즉시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한국 언론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노르웨이 등 국적자라고 밝혔다. 부상자중 19명은 위독한 상태에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팬더믹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이태원 할로윈 야외 행사에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최근 코비드 – 19 규제를 완화했다.
외국 언론들은 할로윈은 한국 전통 휴일이 아니어서 어린이들이 이웃을 돌아다니며 ‘트릭 오 트릿’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젊은이들이 할리웃 복장으로 주점과 클럽에서 즐긴다고 보도했다.
사고 현장에 있는 목격자들은 이태원 거리는 수많은 인파와 자동차들이 뒤엉켜 소방대원들이나 앤블런스가 부상자 구조를 위해 골목길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자정에만도 자녀등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가 1,000여통 넘게 걸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망자중 140명은 신원이 확인돼 가족들에게 통보됐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29일 아침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이후 부상자 숫자는 줄어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전국에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고 정부 관서에 조기 계양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장례 준비와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대형 이벤트에 대한 안전 대책을 재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TV 담화 직후 현장을 방문했다.
이와중에 야당인 민주당의 싱크 탱크인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은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글에 비난이 쇄도하자 삭제 된 상태다.
사고 원인은
할로윈 파티의 중심지인 해밀턴 호텔 인근의 좁은 내리막 골목으로 왜 인파가 집중적으로 몰렸는지 확실치 않다. 이 골목은 폭이 4미터, 길이 50미터의 매우 좁은 길이다.
한 생존자는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그 위에 또다른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마치 도미노 처럼 밀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으로만 알려진 이 생존자는 한시간 반이나 갇혀 있다고 겨우 구조됐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다른 생존자 이창규씨는 1~2명이 쓰러지기 전 5~6명의 남성들이 서로 밀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영국 신임 총리 리시 수낙은 트윗을 통해 “서울에서 발생한 참담한 소식에 우리 모두 한국인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미국 제익 설리반 백악관 안보고문도 “무너지는 심정”이라면서 “미국은 한국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준비를 갖췄다”고 트윗했다.
한편 2014년 4월 인천에서 제주로도 향하던 여객선 침몰로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고등학생을 포함해 304명이 숨졌다.
이에앞선 2005년 상주에서 열린 팝 콘서트장에서 압사 사고로 11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1960년에는 음력 설 기간중 한 기차역에서 수많은 인파가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31명이 압사한 사건도 있었다.
한편 지난 10월1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축구 경기장 관객들이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기 위해 달아나다가 132명이 압사됐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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