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뉴욕타임스 드론 동영상 캡처>
지난 일요일 1,000명 텍사스 엘파소 국경 넘어
바이든표 이민정책 곳곳 ‘구멍’ 심각
아이티서 베네수엘라, 이번엔 니카라과
접수 후 미국내 석방, 2주내 이민 법정 출두
잠적해도 찾을 길 없어 불체자 양산 가능성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국경 지역 집단 난입사태로 바이든 표 국경 정책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무려 1,000명에 육박하는 불법 이민자(이하 캐러반)들이 일요일인 11일 텍사스 엘파소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이는 최근 수년내 텍사스 서부 국경을 넘은 단일 집단 불법 이민자 수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보도했다.
연방 이민 당국은 대략 800~1,000명으로 보이는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미국 국경을 넘어 엘파소로 들어왔고 이들 대부분은 니카라과 출신들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개월동안 대규모 불법 월경 행렬로 인해 이미 국경 도시들은 이들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연방 이민 당국 조차도 이들의 망명 신청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 상태다.
망명 신청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어눈시에이션 하우스’의 루벤 가르시아 소장 조차도 “매우 많은 수의 이민자가 도착했다, 매우 매우 큰 숫자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일요일에 도착한 사람들 상당수는 12일까지 계속 망명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이민 수속국 앞에는 많은 니카라과 불법 이민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새우잠을 자고 있었고 일부는 버스 정류장이 문을 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파소 지역은 최근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로 가득차고 있다. 지난 10월 5만3,000명이 밀입국을 시도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연방 정부는 남부 국경에서 1년간 무려 240만명이 밀입국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이민 행렬은 지난해 텍사스의 작은 마을 델 리오에 무려 9,000명에 달하는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몰려 들어 강변 다리 밑에 임시 캠프를 치고 바글대며 대기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특히 국경 수비대 당국은 팬더믹 보건 정책인 ‘타이틀 42’가 소멸되는 다음주부터 더 많은 이민자들이 몰려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이틀 42’는 트럼프 행정부시절 제정돼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 긴급 보건 정책으로 연방 정부가 코로나 유입 방지를 위해 망명 신청자를 포함해 국경을 넘는 모든 불법 이민자들을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은 외교적 이유로 니카라과 이민자를 즉시 추방하는데 한계가 있다. 멕시코는 미국에서 추방되는 니카라과 이민자를 받아주지 않는다. 또 바이든 행정부 역시 비행기로 이들을 니카라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국경에서 잡힌 니카라과 이민자 대부분은 추적장치를 장착한 후 단기 석방되거나 이민세관국 구치소에 잠시 수감되지만 구치소 수감자는 보통 수일내 석방되는 것이 보통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이민 법정에서 최종 판결을 받게 된다. 국경 수비대 역시 영장과 이민법정 출두 날짜를 발부할 수 있다. 그러나 한명 처리하는데 2시간가량이 소요되며 이로인해 대기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기다려야 한다.
멕시코 주정부도 이동 과정 도와
11일 도착한 이민자들은 중남미와 남미, 그리고 아이티에서 온 이민자들도 포함돼 있다. 또 180일간 멕시코에 머물며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멕시코 임시 여행 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멕시코 치와와 주 정부는 11일 오후 1,100명의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후아레스로 보냈다. 이날 동원된 버스 중 19대는 멕시코 정부가 운송비를 지불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차피 이들은 북쪽으로 계속 무리를 지어 걸어갈 것이고 경찰은 이들의 안전을 위해 에스코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멕시코 정부측은 밝혔다.
버스로 도착한 이들은 후아레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오후 4시경 불법 이민자들은 대규모로 국경으로 넘기로 했고 여기에는 수백여명이 더 합류했다. 걸어서 국경 강을 건넜다.
이날 국경을 넘은 펠릭스 아쿠나(41)는 니카라과에서 국경을 넘기까지 25일 걸렸다. 그는 국경 수비대에 잡혀 구금된 후 7시간 만에 2주내 이민 법정 출동 날짜를 받은 후 풀려났다. 그는 마이애미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취해 버스 티켓을 구입해 마이애미로 향했다.
그는 “나카라과에는 일자리가 없다. 매우 힘들다. 고향에 4명의 딸이 있는데 이들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소간의 영어를 구사했다.
최근까지 엘파소는 다른 곳으로 가려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해 오고 있다. 지난 9월까지 국경을 넘은 사람은 하루 최대 2,000명인 날도 있었다. 대부분 베네수엘라인들이다.
하지만 요즘 엘파소 정부는 10월부터 이들 버스편 제공을 중단했다. 지금까지 뉴욕으로 향한 1만명을 포함해 1만4,000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책을 바꾸어 국경을 넘은 대규모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에게 보건 상의 이유로 즉시 추방하는 ‘타이틀 42’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베네수엘라 이민자들 대부분은 이미 미국내 체류하면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된 사람들이다. 이미 조치가 늦은 것이다.
10월 이후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을 즉시 추방에 직면해 그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이민자는 이제 니카라과 이민자가 대체해 또다시 텍사스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비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각 국가마다 적용되는 대응 정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총체적 전략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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