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크렌셔 인근에 위치한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 스탭들이 한마음으로 회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한자리에 모인 스탭들.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에서 회원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며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올림픽과 그래머시 인근의‘K-타운 시니어 센터’에서 회원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게 준비한 점심 식사가 정갈하다.
이근찬 액티비티 코디네이터(AC)
Cover story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 / K·타운 시니어센터
시니어 건강 지킴이‘양로보건센터’(ADHC)
미국에서 유일하게 저녁까지 제공
건강식, 운동, 상담, 여흥 등‘원스톱 서비스’
메디칼 있다면 누구나 등록 가능
“손을 높이 들어 올리시고… 발을 구르시고…”
LA 한인타운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에 모인 100여 한인 시니어들이 종이 접시를 양손에 들고 위아래로 그리고 좌우로 흔들고 발을 구르며 신나는 음악에 맞춰 ‘접시 운동’을 하고 있다. 앉아서 하는 운동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맞춰 다양한 율동도 즐긴다.
이곳에서 ‘액티비티 코디네이터’로 있는 방송인 이근찬씨는 “엉덩이에 근육이 빠지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나빠진다”며 시니어들의 율동을 지도하고 독려한다.
이곳은 인근 올림픽가의 ‘K·타운 시니어센터’와 함께 저소득 한인 시니어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책임지는 ‘시니어 데이케어 건강 센터’(ADHC)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로 보건센터다.
양로보건 센터는 65세 이상 시니어와 장애를 가진 성인들에게 건강한 음식과 운동, 엔터테이먼트, 상담, 정보, 친목 등을 통해 육체 및 정신 건강을 지원하며 시니어들의 백세 인생을 돕는 정부 지원 시설이다.
외로움과 적적함에 빠지기 쉬운 저소득층 시니어들의 생활에 활기를 넣어 주는 곳이기도 하다. 빈곤으로 끼니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전문 영양사가 짠 식단에 맞춰 건강식을 즐길 수도 있다.
아침에는 죽과 과일, 계란, 시리얼, 우유가 제공된다. 또 점심에는 단백질과 야채가 골고루 섞인 영양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양로보건센터는 하루 2끼를 제공한다. 하지만 ‘K·타운 시니어 센터’와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저녁까지 하루 3끼를 제공하는 양로보건센터다. 노인들의 식사가 곧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K·타운 시니어센터’와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에서 총괄 매니저겸 PD로 있는 데이빗 박 심리학 박사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식이 중요하다”며 저녁을 제공하는 이유를 밝혔다.
양로보건센터는 메디칼이 있어야 등록이 가능하지만 자비 등록도 가능하다.
빈곤에 시달리는 시니어들은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건강식을 접하기 힘들다. 또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곳 양로보건 센터는 영양식과 적절한 운동, 다양한 정신 건강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들의 건강을 유지 향상시키는 메디칼의 또다른 프로그램이다.
양로보건센터는 메디칼을 가지고 있는 시니어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전문 영양사가 짠 식단에 맞춰 건강식과 함께 건강체조, 스트레칭, 노래부르기, 영어교실, 건강 상식, 특기 자랑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하루 5시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3~5일 출석일이 정해지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합동 프로그램이다.
현재 한인타운에는 10여 개의 양로 보건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또 인근에만 타 커뮤니티를 합해 300여개가 센터가 운영되며 저소득 시니어들의 건강을 챙긴다.
식사 등 시니어의 모든 것 책임지는‘원스톱’서비스
미국 최초로 저녁 식사 제공하는 양로보건센터
“방송인 이근찬씨, 시니어의 하루 책임 진다”
근력 키우는 체조, 율동에 시니어의 얼굴도 활짝
특히 양로보건센터는 음식에 중점을 둔다.
미국의 많은 시니어들이 건강상의 문제로 또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끼니를 거른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LA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시니어의 빈곤율이 21.6%로 나타났다.
‘K·타운 시니어 센터’와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에는 각각 20명의 전문 인력들이 시니어들의 하루 일과를 챙긴다.
이곳은 ‘건강한 음식’(Healthy Food) ‘재미있는 프로그램’(Humorous Program) ‘행복한 봉사’(Happy Service) 등 ‘3H’를 운영 모토로 한다.
이곳을 찾는 시니어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하루 일과를 챙겨주는 타운내 최고의 시니어 센터를 목표로 한다.
전문 간호사가 상주해 노인들의 건강을 점검한다. 건강식을 준비하는 영양사, 그리고 시니어들의 사회보장 혜택을 상담 알선해 주는 소셜 워커, 물리 치료사, 시니어들의 운동과 활동을 담당하는 액티비티 코디네이터 등 각파트에서 다양한 전문인력들이 상주하는 ‘원스톱’ 시니어 돌봄 센터다.
이 두곳의 특징은 저녁 식사 제공이다. 일반 양로보건센터는 하루 아침과 저녁 2끼만 제공한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건강 체크와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죽과 과일, 계란과 시리얼 그리고 비타민 D가 풍부한 우유다.
또 오후 11시 30분 점심에는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와 생선, 야채가 골고루 섞인 한국식 점심이 서빙 된다. 그리고 회원들은 12시 30분부터 식당부에서 준비한 저녁을 챙겨 집으로 향한다.
특히 점심 식사는 건강 맞춤형이다. 당료, 신장 질환, 심장 질환 등등 각 회원의 건강에 따라 알맞은 식사가 제공되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장수하려면 단백질로 근육 키우고 운동해야
“몸무게 1킬로당 하루 1그램 단백질 필요”
밝고 명랑한 분위기속 정신 건강 챙기기
6개월 목표치 세우고 반복 평가해 건강 체크
메디칼 있다면 누구나 등록 가능해
프로그램
‘크렌셔 커뮤니티 센터’는 만능 방송인 이근찬씨와 양복순 씨가 ‘액티비티 코디네이터’로 판소리부터 라인댄스와 노래 교실, 체조 등 다양한 실내 운동과 여흥을 지도한다. 또 특기자랑, 간호, 소셜, 영양사 강의, 빙고, 뜨개질, 색칠하기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다채롭게 짜여져 있다.
올림픽가의 ‘K·타운 시니어 센터’는 의자 체조, 줌바 체조, 행복 체조, 리듬 체조, 요가 등등 난이도에 따라 다른 운동, 앉아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 건강 체조 그리고 치매 회복 영어교실, 건강상식, 영양사 강의, 소셜 강의, 시사 정보 등등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건강식 그리고 건강을 지키는 운동, 즐거운 하루를 목표로 한다.
‘K·타운 시니어 센터’에서 ‘액티비티 코디네이터로 있는 신장호 목사는 몸이 아파 지팡이를 짚고 온 분,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탄 분, 팔을 올리지 못했던 분 등등 건강에 문제가 있는 시니어들이 짜여진 건강과 체조 운동 프로그램으로 몸이 부드러워지고 건강을 회복한다고 소개했다.
자격
메디칼이 있어야 등록할 수 있다. 메디칼이 없어도 자비 등록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메디칼은 연방 빈곤선 수입 138%까지 가능하다.
2023년 1월 현재 개인 월 1,562달러(연 1만 8,755), 부부 2,105달러(연 2만 5,268달러) 미만이면 메디칼을 받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7월부터 65세 이상 메디칼 시니어들의 자산 한계를 개인 13만 달러, 부부 19만5,000 달러로 상향했고 2024년부터는 이 자산한계를 아예 없애 버리고 수입만으로 메디칼 자격을 결정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64세 이하는 자산과 관계없이 수입만 가지고 메디칼 자격을 결정했지만 65세가 되면서 자산이 있는 시니어들에게는 메디칼 혜택을 주지 않는다.
만약 의료비 부담이 가산되면 시니어들이 재산을 처분해 의료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도 수입만 가지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등록 절차
등록 희망자는 메디칼 카드, ID,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지참하고 방문해 센터 상담인과 인터뷰한다.
담당의사에게 병력, 복용약 등 기록을 요청하고 이 기록을 등록 희망자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보내 인터뷰를 요청한다. 보험회사 직원이 나와 센터 상담자, 그리고 신청자가 참석하는 3자 인터뷰가 진행된다. 보험회사는 신청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주 3일, 4일, 5일 등 출석 일수를 정해준다.
신청자는 이에 따라 센터에서 제공하는 출퇴근 버스를 이용해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K·타운 시니어 센터’의 신장호 목사는 “많은 시니어들이 양로보건센터에 등록하면 가정 방문 간병인 프로그램인 IHSS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둘은 별개의 프로그램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건강 평가
매달 6개월에 한번씩 각 회원들의 건강 상태와 목표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진행된다.
세워놓았던 목표치가 달성됐다면 각 회원들의 보험회사와 상의해 또다른 6개월 간의 목표치가 정해진다.
시니어 회원들이 귀가한 후에는 매일 담당 스탭들은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모든 회원 개개인의 상태를 평가하는 자료를 정리한다. 이를 토대로 변해가는 회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근육과 건강
“근육이 있어야 오래산다”는 말이 있다. 근육이 줄어들면 낙상이나 골절뿐 아니라 이로 인한 다양한 삶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 시니어들의 4명중 1명은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을 잃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차민영 내과의는 “나이 들면 매년 1~3%씩 근육이 없어져 젊어서보다 최대 50%까지 줄어든다”면서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하고 특히 단백질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단백질은 몸무게 1킬로 당 1그램씩 하루에 60그램 이상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시니어들이 운동과 건강식을 꼬박 챙기기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시니어들에게 영양식과 운동을 챙겨 건강을 회복, 유지하게 하는 곳이 양로보건센터다.
김정섭 기자
“내게 새로운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생명줄”
한인타운 커먼웰스에 거주하는 정사라(66·사진) ‘K·타운 시니어 센터’에 나오면서 건강을 찾았다.
2020년 센터 개원 때부터 등록했다는 그는 스스로를 ‘종합병원’이라고 소개했다.
나이는 젊지만 당료로 인해 발가락을 자르는 수술을 받았다. 또 목이 아파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했다. 설상 가상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팔이 자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자잘한 병은 말끔히 사라졌다. 센터에 나와 목운동으로 목이 부드러워졌다. 또 매일 운동으로 자유롭게 팔을 움직일 수도 있게 됐다. 특히 우울했던 기분도 말끔히 사라졌다.
이제는 이곳 센터가 그의 하루 일과 중 없어서는 안될, 즐겁고 값진 삶의 희망을 주는 곳이 됐다고 자랑했다.
언니들도 만나 젊다고 사랑도 많이 받고 또 10시에 일어났지만 요즘은 센터에 나오느라 7시에 일어나 부지런해지고 생활이 밝아졌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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