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을 빌미삼아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현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막기 위한 새로운 법을 21일 제안했다.
제안에 따르면 미국 국경 출입국 사무실에 예약 없이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 또는 특정 국가 국민에게 주어지는 인도주의적 프로그램 해당자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망명이 금지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을 향하기 위해 통과하는 국가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한 후 거절돼야 미국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
이 제안은 30일간의 여론 수렴을 거친 후 최종 공지될 예정이다.
2021년 백악관에 입성한 민주당 출신의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재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초 공화당 출신의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축소시킨 망명 정책을 복원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밀려드는 기록적인 숫자의 불법 월경자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스타일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직면하고 있다.
이에대해 미국인권자유연맹(ACLU)은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을 막기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안보부(DHS)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이번 제안에 따르면 성인과 가족들은 이번 규정에 해당되지만 혼자 넘어오는 미성년자는 제외된다. 이 규정은 2년동안 유효하지만 연장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비드 팬더믹에 따른 비상 국경 보호조치 ‘타이틀 42’가 끝난 경우를 대비해 트럼프 스타일의 제재를 논의해 오고 있었다. ‘타이틀 42’는 국가 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밀입국자를 즉시 멕시코로 추방한다는 한시적 조치였다. 이 조치는 5월11일 코비드 비상 사태 종료와 함께 소멸된다.
만약 비상 조치가 해제되면 하루 1만3,000명의 망명 신청자가 국경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하루 평균 5,000명이 몰려 들었다.
바이든은 지난 1월 타이틀 42를 연장했다. 다만 미국에서 누군가가 후원한다면 비행기를 타고 오는 망명 신청자의 일부는 입국을 허용했다.
한편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는 ‘CBP One’이라는 앱을 통해 미국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 예약을 하면 된다. 하지만 지난 1월 시작된 이 앱은 많은 이민자들이 몰려 들어 순식간에 예약 일자가 소진되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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