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수 줄면서 교회 매물 많아져
젊은 세대“교인들의 위선”싫어
젊은이 10명당 7명 정기 출석 안 해
변화는 인구, 환경 적응 못 해 문 닫아
미국 교회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신자들이 줄어들고 기독교를 떠나는 젊은 세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숫자는 팬더믹 이후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에 성전이었던 교회가 지금을 다른 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더 가디언’이 ‘라이프웨이 리서치’ 조사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4,500개의 개신교 교회가 문을 닫은 반면 3,000개만 새로 시작했다. 미국 복음주의 단체인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 단체의 스캇 맥코넬 대표는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해도 많은 교인에 영향을 준다. 교회에 나가는 습관이 무너져 교회마다 다시 교인을 불러 모으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3년간 모든 징후들이 2019년과 비슷한 속도로 교회가 문을 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종교가 없다고 밝히는 미국인들이 정말 빠르게 늘어나면서 문을 닫는 속도는 더 높아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신교 목사들 역시 출석 교인 수가 팬더믹 이전의 85%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카고 대학과 ‘미국 생활 서베이 센터’의 설문에 따르면 2022년 봄 미국인 67%만이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교회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팬더믹 이전에는 75%였다.
코비드 19로 인해 감소세가 가속화된다고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인들이 종교를 등지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젊은 세대 교회 등져
2017년 ‘라이프웨이’는 고등학교 때 최소 1년 이상 교회를 정기적으로 출석했던 18~22세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정기적인 교회 출석을 중단했다.
맥코넬 대표는 이유 중 하나로 ‘교통문제’를 꼽고 있다. 대학에 진학해 멀리 가거나 직장을 가지면서 교회에 나가기가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맥코넬 대표는 “하지만 교통 문제만큼은 아니지만 큰 이유 중 하나는 교인들이 위선적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회 출석을 중단한 젊은 세대의 4분의 1은 교회가 추구하는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미국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구인 ‘퓨 리서치’는 기독교라고 밝히는 미국인은 2020년 미국 인구의 64%였고 30%는 ‘종교적으로 소속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또 6%는 유대, 이슬람, 힌두, 불교 신도다.
퓨는 “1990년대 이후 많은 미국인들이 기독교를 떠나 무신론, 불가지론 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자신을 표현하는 성인들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종교 지형의 변화
1972년 미국인 92%는 크리스천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70년까지 이 인구는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며 아무 종교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미국인들이 기독교인들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메리대학에서 종교 사회학과 신학을 가르치는 스테픈 벌리반트 교수는 기독교계의 세대별 변화에서 기인된다고 밝혔다.
조부모 세대에는 정기적으로 교회를 갔고 그들의 자녀들은 신을 믿는다고 말을 하지만 정기적으로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등장하면 교회 출석 또는 친교가 점차 줄어들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특히 사제 성추행 스캔들이 미진한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을 교회에서 떠나게 했을 것이다.
팬더믹 영향
팬더믹으로 신앙심이 약한 많은 신도들이 수개월 동안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정말 교회에 갈 필요가 없어” 또는 “뭔가 다른 일을 하자” 또는 ‘아이들을 강제로 끌고 가기도 어려워 그래도 정말 교회에 다시 나가야지 다음주에..” 등등.
벌리반트 교수는 다른 나라 대부분은 미국보다 훨씬 먼저 종교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나마 미국은 낫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의 무신론자들은 훨씬 일찍 늘어나기 시작했다. 1960년대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통 기독교 도덕과 분리되는 숫자가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교인이 줄어들면서 어느 순간 교회 유지가 어려워 문을 닫게 된다. 결국 한때 성전이었던 교회를 판다는 세일 광고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회가 주택 단지로
교회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회사 ‘AD 어드바이전’의 브라이언 돌하이드는 지난 10년 새 매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 교회가 주택 단지로 또는 케어홈으로 바뀌기도 하고 또 일부 교회는 다른 교회를 구입해 교세를 더 확대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 판매는 주택이나 비즈니스 판매와는 다르다. 많은 경우 교회를 내놓는 측은 교회를 좋은 목적으로 사용할 사람을 원한다.
돌하이드 에이전트는 엘파소 교회는 지금 최근 불법으로 입국한 이민자들을 위한 주거지로 사용되고 있고 피츠버그의 한 교회는 저소득층 주택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인 현상은 아냐
텍사스의 존 뮤지카는 매물로 나오는 교회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 주지사가 2020년 5월 교회를 다른주보다 일찍 문을 열게 한 것 때문으로 생각된다면서 팬더믹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1년 이상 문을 닫는다면 교인들이 다시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다. 3개월 문을 닫는다면 회복은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적응을 못 하는 것도 교회가 문을 닫는 원인이다.
교회는 라이프 사이클과 같다. 어떤 순간 교인들이 나이 들어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못 한다면 또는 변화하는 인구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결국 문을 닫게 된다.
사회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지 못하거나 다음 세대 교인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교회는 재정 압박으로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결론지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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