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샌타클라라의 ‘실리콘 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이 10일 폐쇄됐다. 캘리포니아 연방준비제도가 SVB의 모든 자산을 연방예금보험공사(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FDIC)로 넘기면서 은행 매각 대신 아예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대형 은행이 문을 닫은 것이고 2008년 금융위기의 워싱턴 뮤추얼 폐쇄 이후 처음이다.
SVB는 첨단 기술분야 신생 회사를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스타트업 지원 은행이다.
월스트릿 저널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의 감독 소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슷한 사례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VB는 언제라도 돈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예금주들의 단기 예금을 받아 쉽게 팔 수도 없는 장기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빠르게 성장한 은행이다.
이자율이 오르기 전까지는 이런 투자로 많은 은행들이 큰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자율이 올라가면서 문제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했고 연방 정부의 급속한 이자율 상승으로 자선 처분 과정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자율 상승
이번 사태의 구체적인 원인은 매우 복잡해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대략적인 요인은 이자율 상승과 국채 투자 손실이다.
연방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최근 빠른 속도로 이자율을 올리고 있다. 이자율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자율도 높아진다. SVB의 주 거래 고개들인 하이텍 스타트업들은 대출 이자가 높아지자 돈을 빌리려 하지 않고 은행에 예금된 돈을 찾아 회사를 운영하거나 정리하려고 한다.
예금주들이 찾아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SVB는 8일 대부분 미국 국채에 투자한 210억달러를 채권을 내놓았다. 현재 10년 만기 국채 수익율은 3.9%이지만 구입할 당시의 수익율은 고작 1.79%였다. 이로인해 SVB는 18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SVB는 9일 225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는 60%나 떨어졌다. 이에 놀란 투자 및 예금주들이 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을 더 매각해야 상황에 몰린 것이다. 결국 FDIC는 SVB 폐쇄를 발표한 것이다.
불과 이틀만에 벌어진 사태다.
감시 소홀
SVB만의 일은 아니다. SVB 주가가 60.41% 폭락하기 수일전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큰 ‘실버게이트 캐피털’도 11.27% 폭락하면서 폐쇄 됐다.
금융업계 규제 조언 회사인 ‘페더럴 파이넌셜 어낼리틱스’의 카렌 피트로 대표는 “이 2개 케이스가 심각한 감독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우리가 수많은 은행 조사관들을 두고 있는 이유이며 이들이 해야 할 일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두 금융 기업의 주요 감독 기관은 연방준비제도다.
이들 두 회사는 뻔히 보이는 곳이 있었다.
재무제표에 자산과 예금이 급속히 증가했고 또 보유 채권 손실 증거가 재무보고서에 적혀 있었다.
SVB는 맹렬한 속도로 성장했다. 1년에 예금고가 거의 2배아 증가했다. 모기업 SVB 재정그룹은 2021년 2,110억달러로 전년도 1,160억달러보도 크게 늘었다. 2022년 말까지 SVB는 미국내 16번째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이런 빠른 성장에도 감독 기관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SVB 예금의 90%는 보험 커버 금액을 넘어서고 있다. 보상 개런티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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