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은행 폐쇄 사태의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11개 대형 은행이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폐쇄 위기에 몰려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irst Republic Bank)에 16일 300억 달러를 긴급 예치했다.
이번 긴급 수혈은 지난 월요일 자넷 옐런 재무장관과 JP 모간 체이스의 제이미 디몬 회장이 전화 통화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각 대형 은행이 최소 10억달러 이상을 퍼스트 리퍼블린 뱅크에 예금해 예금주들의 대규모 인출 사태에 따른 은행 붕괴를 막자는데 동의한 것이다.
옐렌 장관은 공적 자금이 아닌 일반 금융권에서의 지원은 은행권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디몬 체이스 회장은 2008년 금융 위기때도 여러 경쟁 은행을 구제해 준 바 있다.
은행권은 48시간만에 의견을 모아 전격적으로 수혈에 나선 것이다. 실제 은행권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얼마나 큰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주 금요일 실리콘 밸리 뱅크와 일요일 시그니처 뱅크의 폐쇄에 따른 공포심이 확산되면서 은행권이 즉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개 대형 은행 50억씩 출원
JP 모간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시티그룹이 가장 많을 돈을 예치했다.
이들 4개 은행은 각각 50억달러를 출원했다. 또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는 각각 25억달러를 예치했고 PNC 파이넌스, 트루이스트(Truist), BNY 멜론, 스테이트 스트릿, US뱅크가 10억달러를 각각 수혈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최근 수일 동안 주식 가치를 무려 3/4이나 하락했다. 은행 주식들이 일제히 하락하기는 했지만 주로 소규모 은행 또는 지역 은행들의 주식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16일 이전까지만 해도 퍼스트 리퍼블릭은 은행을 살리기 위해 전문 자문원을 고용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았다. 이들이 내 놓은 방안중에는 대형 경쟁 은행에 넘기 거나 고객들의 인출 사태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현금을 긴급 수혈하는 방법이었다.
은행은 또 지난주말 연방 준비제도와 JP모간에 700억달러의 긴급 대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월요일만해도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제임스 허버트 2세 행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예금주들의 인출 러시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일 인출 러시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유층 고객, 모기지 집중돼 더 위험
1985년 설립된 퍼스트 리퍼블릭은 2007년 잠시 메릴린치 소유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때 또다른 회사가 메릴을 흡수하면서 분리됐다. 이후 은행은 모기지 대출과 부유층 고객들의 투자금 관리 등에 치중했다. 지난 1월 3년전보다 900억달러가 많은1,760억달러의 예금고를 기록하는 등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1주일전 SVB가 폐쇄되면서 FDIC가 보증해주지 않는 25만달러 이상의 거금을 예치한 부유층 고객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은행이 폐쇄될 경우 정부로부터 보증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부유층 예금주들이 대거 인출하는 사태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의 모기지 대출 비중이 높은 것 역시 우려됐다. 많은 경제분석가들은 퍼스트 리퍼블릭이 예금 인출을 쉽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자산이 없어 뱅크런에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기지 대출은 빨리 정리해 현금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이 은행의 크레딧을 낮춘 것도 또다른 우려 요인이었다.
긴급 수혈 전인 16일 아침까지 퍼스트 리퍼블릭 주식은 장 시작후부터 36%나 급락하자 각 은행들이 자금 300억달러를 긴급 수혈한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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