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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다리, 건강의 비결

75세 마라토너 최동근 씨

“자신감과 성취감, 젊은이 따라잡는 재미 솔솔”

열정과 부지런함이 그의 건강 비법

 

“움직여야 안 굳는다”끊임없는 자기개발

 

 

다리가 튼튼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한다. 그러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걷고 근육 키우고 뛰고 타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한동안 열심히 뛰어다니던 나도 요즘은 무릎이 자주 아픈 데다가 게으름까지 겹쳐 예전같이 내달리지는 못한다.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강철 체력의 소유자가 있다. 벨플라워 가나안교회 최동근 장로.

올해 75세의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얼마 전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해 나이 또래에 33위를 했다. 등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는 지난 3월 남가주 앤텔롭밸리에서 열린 55km 울트라 마라톤에 출전해 75세 이상 부분에서 1위를 했다. 

‘비단길’ 같은 도로가 아니라 능선을 오르내리며 험준한 고지대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대회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만 그의 나이에 일반 마라톤도 아닌 이 대회에 출전해 완주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주변의 놀라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평소 뛰기를 좋아했던 그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60세가 지나서다. 롱비치 마라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1번의 마라톤을 완주했다. 뉴욕, 시카고, 춘천, 샌프란시스코, 터키 등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달리는 그는 베를린과 런던, 도쿄 마라톤을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그에게 뛰는 이유를 물으면 “잡념 없애고 성취감 충분하고 젊은 사람과도 경쟁하고…”라고 답한다.  

75세의 최동근 씨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프로가 울고 갈 정도다. 

나이 들어 건강을 유지하려면 한가지 취미는 찾아야 한다고들 한다. 어떤 이는 음악으로 정신 건강을 지키고 또 어떤 이는 바둑으로, 등산으로, 축구로, 테니스로 몸과 마음을 다잡는다. 몸을 움직여야 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최 씨는 마라톤으로 건강을 지킨다. 건강뿐 아니라 게을러지기 쉬운 나이에 스스로를 독려하고 격려한다. 

  

열정의 마라토너

벨플라워 가나안 교회(담임 임동훈) 은퇴 장로이기도 한 그는 쉼 없는 인생의 황금기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애리조나 페이지에서 열린 앤텔롭밸리 55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했다. 기록은 10시간 3분 30.6초. 75세 이상에서 1위. 그 나이에 울트라마라톤 도전 자체가 무리다. 그런데도 그는 도전장을 내밀어 나이에 관계없이 총참가자 421명 중에서도 197위를 차지하며 노년의 ‘건각’을 자랑했다. 그는 한국전력공사 전직 직원들의 모임인 전우회 LA 지회장이다. 1등 소식을 전해 들은 한국 전우회장이 “한전을 빚낸 사람”으로 감사패도 보내왔다. 전우회 회보에도 실렸고. 

높낮이가 심한 등산로에서의 장시간 달리기다. 비가 내리는 앤텔롭 밸리의 질퍽대는 진창길을 뚫고 내달렸다.

젊은 선수들을 제치 때마다 성취감과 자신감이 넘친다. 수없이 뿜어져 나오는 ‘엔도르핀’은 그의 나이를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던 40대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결승점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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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을 달리다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최 씨는 4월 17일 마라토너들이 선망하는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했다. 2017년 첫 출전 이후 두 번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은 ‘마라톤의 꽃’으로 불린다. 달리기에 빠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꿈을 꾸는 ‘환상의 무대’다. 하지만 아무나 뛸 수는 없다. 일정 속도 이상이어야만 ‘민폐’ 안 끼치고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출전 자격이 엄격히 적용된다.

18~34세는 3시간(여성은 3시간 30분)부터 5년 단위로 자격 기준이 늦춰지다 75~79세는 4시간 35분(여성은 5시간 5분)이 커트라인이다.  

보스턴 마라톤은 마라톤의 ‘끝판왕’이다. 

최 씨의 올 대회 기록은 5시간 11분 47초. 1마일을 11분 54초에 주파하는 속도다. 75세 이상 그룹에서 33등의 성적이다. 

 

즐거운 인생 황금기 

한전에서 근무하다 도미했다. 전공을 살려 벨플라워에서 조그만 가전제품 판매 및 수리점을 오랫동안 운영해 왔다. 지금은 비즈니스를 접고 인생의 황금기를 즐겁고 화려하게 맞고 있다. 

그는 뛰는 것을 좋아한다. 40세부터 뛰었지만 본격적인 마라톤 출전은 60세가 넘어서부터다. 지금까지 총 41차례를 뛰었다.  

잡념도 없애 주고 성취감을 올려 준다. 또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며 ‘이겨 먹는’재미도 톡톡하다고 한다. 

그는 “뛸 때만큼은 다른 생각이 없어진다”면서 “주변 지인들은 나이를 생각하라며 걱정들도 해주지만 밖으로 나가 땀을 내고 뛸 때면 젊은이 못지 않는 자신감이 복받쳐 오른다”고 말했다. 

최 씨는 “터키에서 열린 마라톤 연습 중에 따라오는 동네 개와 함께 끝까지 뛰어본 경험도 있다”며 웃었다.  

 

‘부지런’이 건강 비법

그는 마른 체격이다. 그 나이에 군살 하나 없고 처진 곳 없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남들 다 갖고 있는 뱃살도 없다. 하루 15~17마일 달리기는 일상으로 굳어져 있다. 

그가 언제까지 뛸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그는 뚜렷한 목포를 설정해 놓고 있다. 

세계 3대 마라톤을 모두 섭렵하는 것이다. 보스턴을 뛰었으니 런던과 베를린 마라톤이 다음 목표다.

그는 ‘강철 체력’이다. 원래 체력에 자신은 있었지만 끊임없는 자기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스쿼트 100개 정도는 기본으로 거뜬히 해치운다. 같이 달리는 젊은 동료들보다 턱걸이도 더 잘한다. 등산에 자전거 타기에 운동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열심이다. 

48년생인 그의 이 정도 체력과 열정을 따라올 또래가 있을까 싶다. 

새벽 운동을 마치면 어덜트 스쿨에서 영어 등 다양한 수업도 듣는다. 나이 들수록 머리던 몸이던 부지런히 움직여야 굳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감과 성취감이 높아져 젊은이들과 어떤 일이든 경쟁해도 자신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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