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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시의‘콜로니 코브’시니어 모빌홈 타운 모습. 총 412 유닛 중 120여 유닛이 한인 소유다. 시니어 모빌 홈은 요즘 한인 은퇴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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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시의‘콜로니 코브’시니어 모빌홈 타운 거주 2년차 황근 씨(65)가 이곳의‘왕고참’이상학 씨(99)와 황 씨의 집 앞에서 모빌홈에서의 은퇴 생활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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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니 코트’ 단지 위락 시설에 자리한 수영장. 이곳에 커뮤니티센터와 당구실, 도서실, 자쿠지, 식당들의 편의 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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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씨 모빌홈 뒤쪽 화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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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홈 타운 거주 2년차 황근 씨

 

 

 

조용하고 전원적인 도심 속 은퇴자 주거 공간

카슨시에 위치한‘콜로니 코브’시니어 타운

429유닛 중 120여 유닛에 한인 입주

다운사이징 하는 은퇴자들만의‘천국’

 
 
황근 씨(65)는 지난해 카슨시의 한 모빌홈 타운으로 이사했다. LA 북쪽 밸리의 주택을 정리하고 2022년 4월 1,450 스퀘어 피트의 3 베드룸  2 배스의 모빌홈을 27만 달러에 구입했다.
양옆과 뒤편에 길고 넓은 공간으로 둘러 싸여 대지가 3,000 스퀘어 피트를 넘는다. 자동차 4대 주차가 가능한 차고, 옆과 뒤편은 텃밭으로 사용하고도 남을 만한 크고 넓은 마당이 펼쳐진다. 무성한 나무와 형형색색 다양한 꽃들이 에워싼 아늑한 공간이다.  
웬만한 타운하우스 부럽지 않다. 타운 가운데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에는 수영장, 자쿠지, 강당, 식당, 도서관, 당구실 등 다양한 위락 시설이 갖춰져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감당한다.   
모빌 홈 2년 차인 황 씨의 만족도는 100점을 훌쩍 뛰어넘는 “대만족”이라고 한다. 
 
이곳 모빌홈 타운은 LA 남쪽 카슨시에 위치한 ‘콜로니 코브’(Colony Cove). 55세 이상 시니어 거주 단지다.  이곳에는 황 씨에 앞서 들어온 120여 한인 가구가 살고 있다. 전체 429유닛 중에서 30%를 차지하니 3집 중 한집이 한인이라는 말이다. 
요즘 은퇴 한인들 사이에서 시니어 모빌홈 타운이 인기다. 
살고 있던 집을 정리하고 값싸고 조용한 시니어 타운으로 이사한다.
가격이 저렴해 은퇴자들의 다운사이징에 안성 맞춤이다. 시니어 타운보다 가격이 더 낮고 다른 집과 벽이 붙어 있지 않아 매우 독립적이다. 황 씨의 집은 전주인이 이중 방음벽을 설치해 가라오케를 해도 외부에서 들리지 않는다.  
모빌 홈 주변에 공간이 많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텃밭도 가꾸고 예쁜 꽃들도 심으며 조용하고 정서적인 은퇴 생활이 가능하다.  
안전하다. 젊은 사람이 없는 시니어들만의 공간이어서 시끄럽지 않고 매우 한적하다.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며 이사 올 때 다 버리고 키우던 길고양이, 침대와 식탁, 그리고 3,000여 권의 책만 챙겨 들어왔지만 이웃과 친척들이 가져다준 가구로 황 씨의 모빌 홈에는 훈훈한 인정이 넘친다.  
 
황근 씨는 카슨의 모빌홈 타운 ‘콜로니 코브’의 121번째 한인 입주자다. 먼저 들어와 살고 있는 한인들이 말해준 순서다. 한인들이 많다 보니 한인회도 있다. 
황 씨의 모빌 홈은 1,450스퀘어 피트에 방 3, 화장실 2로 이곳에서 가장 큰 집이다. 집을 넓히고 개조해 2,000피트 넘는 곳도 있지만 표준 사이즈로는 제일 크다. 
구입 가격은 27만 달러. 25만 달러에 나왔지만 경쟁이 붙어 2만 달러를 더 얹어 현금으로 구입했다. 
황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며 “30만 달러 정도의 주거지를 찾다가 이곳을 선택하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단지에는 현재 24만~26만 달러에 방 2, 방 2개 크기의 모빌 홈 7채가 매물로 나와 있다.  모빌 홈은 최근 5~6년 사이 가격이 크게 올랐다. 그만큼 인기 폭발이다.  
열심히 일하며 이민 가정을 꾸몄던 1세대 한인들이 은퇴 대열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  관리가 힘들고 자녀들 떠나 썰렁한 집보다는 아기자기한 시니어 모빌 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격이 올라갔다고는 해도 25만  달러 정도로 일반 주택과 다름없는 안락한 주거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다. LA와 주변 대도시 지역에서 이 가격으로 이런 사이즈의 집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멀리 라스베이거스나 중간 빅토빌로도 이주할 수 있겠지만 수십 년 살아온 생활 공간과 친구, 친척을 뒤로하고 훌훌 떠나기에는 너무나 외롭다.
 
 
황근 씨 27만 달러에 1,450스퀘어 모빌 홈 구입
‘앵두나무집’만족도는 100점 넘어“대만족” 
땅 렌트, 수도세, 청소비 합쳐 월 693달러 HOA
99세 이상학 씨, 벌써 34년째 거주하는‘터줏대감’
 
 
모빌 홈이란
모빌 홈을 여행 다닐 때 쓰는 RV 정도로만 생각하는 한인들이 많다. 하지만 RV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정’ 주거지다. 
땅 주인이 터를 닦고 상·하수, 전기, 개스 등 기본 시설을 갖추면 입주자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조립 주택을 옮겨다 놓는다.  
모빌 홈은 1950년대 미국 남부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단 거주촌이 시초다. 바퀴가 달려 여기저기 끌고 다닐 수 있다고 해서 ‘트레일러 홈’이라고도 불렸다. 한때 가난하고 범죄자 백인들이 옮겨 다니며 사는 곳이라는 의미로 ‘트레일러 트래시’ ‘게토’등 경멸적 단어도 사용됐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동식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아예 고정해 버리는 모빌 홈으로 바뀌었다. 해변가나 휴양지 등 미국 곳곳에 모빌 홈 팍이 세워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멋진 해변과 울창한 산림 속 별장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또 은퇴 대열에 합류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저렴한 모빌홈 팍으로 몰려들면서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700여 만 채의 공장제작 주택(manufactured home), 즉 모빌 홈에 1,8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모빌 홈은 미국 내 거의 모든 도시에 하나 이상은 꼭 있다.
모빌 홈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8피트, 10피트, 또는 12피트 폭의 알루미늄 컨테이너 한 개 크기의 ‘싱글’형 모델과 이를 둘로 이어 붙인 ‘더블’형 모델이다. 또 요즘은 아예 2층, 3층짜리 모델도 나온다. 
 
땅 렌트비, 제반 비용 내야
황 씨는 땅 렌트비와 물값, 청소비를 합쳐 한 달 693달러를 HOA 명목으로 땅 주인에게 낸다. 지난해 입주할 때보다 33달러가 올랐다. 하지만 다른 모빌 홈 타운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황 씨는 “남가주 대도시 일대에는 한 달 1,200~2,000달러를 내는 모빌홈 타운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은 카슨시 렌트 콘트롤에 묶여 연 4.3%로 인상률이 제한돼 매우 저렴하다”고 말했다.  
미국 평균 땅 렌트비는 월 200~300달러이지만 해변이나 산속, 부대시설이 좋은 곳은 땅 대여비까지 합쳐 1,500달러를 넘는 곳도 많다. 
그래도 아파트 렌트비보다 훨씬 싸다. 
 
황 씨의 모빌홈 타운은 3가지 모형이다. 황 씨의 1,450스퀘어피트와 중간형 1,050스퀘어 피트, 그리고 제일 작은 800스퀘어 피트. 하지만 많은 한인들은 집을 개조하고 늘려 2,000스퀘어 피트가 넘는 곳도 있다. 
집 옆 공간에 탁구대, 당구대도 설치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집을 철거하고 새 모빌홈을 들이는 한인들도 있다. 
새집을 들이거나 개축하면 재산세가 달라진다. 
황 씨의 모빌 홈은 자동차로 분류돼 DMV에 매년 70여 달러의 등록비만 내면 된다. 하지만 개축하거나 새 모빌 홈을 구입하면 주택으로 분류돼 카운티에 재산세를 내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모빌 홈은 일반 자동차와 같이 등록세만 내면 됐지만 1979년 법이 바뀌어 1980년 7월 1일 이후 새로 제작 판매된 모빌 홈은 자동차 등록세가 아니라 재산세를 내야 한다. 이전의 모빌홈은 자발적으로 자동세 등록세에서 재산세로 변경할 수 있지만 바꾸는 사람은 거의 없다.  
 
99세 입주자 이상학 씨
황 씨의 모빌 홈 타운에는 한인 ‘터줏대감’이 있다. 1989년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곳에 입주한 이상학 씨다. 그의 나이는 만 99세. 아직도 운전을 하고 다닐 정도로 정정하다. 한인타운에서 부동산 업자로 또 한인회 임원으로 열심히 활동해 온 이 씨가 1989년 은퇴를 선언하고 모빌 홈 타운으로 이사했다. 주변에서는 “이상학이 망했구나”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모빌 홈은 “돈 없는 사람들만 사는 곳”으로 인식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이상학 씨는 “그때는 여기가 은퇴자들의 천국이었다”면서 “문을 잠그지 않고 1주일간 여행을 다녀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최고의 시니어 타운”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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