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소매업체를 대상으로한 조직 절도단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두 손 놓고 보기만 하던 주 검찰이 드디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온 캘리포니아의 이번 조치가 실효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롭 본타 주 검찰총장은 20일 법무국과 12개 소매체인, 온라인 판매소와 공동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본타 총장은 타켓, 알버슨, 아마존을 포함한 대형 체인점들이 치안 당국, 절도 피해를 당한 소매점, 절도 물품을 내다파는 온라인 매체 등과 피해 정보를 교환한다는 약정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법무국은 또 조직 범죄 제보를 접수할 온라인까지 개설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조직범죄를 타겟으로 하며 일반 좀도둑이나 직원 절도 또는 사기 건은 제외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좀도둑이나 직원 절도 등이 실제 모든 소매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매점 조직 절도는 흑인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경찰력이 느슨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유행병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업소 유리창이나 진열대를 깨고 물건을 쓸어 가는 행위가 만연해 있고 조직 범죄단이 쓸어 담은 물건을 되파는 등 무법천지나 다름없지만 그동안 치안 당국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수수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해 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전국 소매연맹은 2021년 최소 350억달러의 절도 피해를 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좀도둑과 조직 범죄를 모두 섞은 것이어서 조직 범죄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를 추산하기는 불가능하다.
샌프란스시코 최악
캘리포니아에서 조직 절도가 가장 심한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이며 오클랜드와 LA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5월 분기 실적 발표에서 타겟 경영진은 2022년 절도로 인한 피해 금액이 7억~8억 달러에 달하며 2023년에는 5억달러가 늘어난 12억달러로 예상했다.
절도에 시달리던 노스트롬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유니온 스퀘어의 2개 매장을 닫았다. 이에 앞서 10여개의 고가 상점들이 잇달아 폐쇄했다.
이에 따라 얼마전 노스트롬이 들어 있던 웨스트필드 샌프란시스코센터 몰의 소유주는 은행에 건물을 넘긴다고 발표했다. 절도 피해로 인한 소매점 폐쇄가 결국 도미노 파산을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주 검찰 총장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솜방망이 처벌이 주를 이루는 캘리포니아주가 소매 절도에 대처할 의지가 있는지에 의구심을 품은 주민들이 적지 않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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