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간 자녀들 정신건강 문제 심각 수준
압박 가하지 말고 휴식, 안정, 치료 병행
자녀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대학입시는 시작된다. 4년 동안 학업과 과외활동을 위해 부모들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시도 때도 없는 마찰을 겪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대학 문을 넘어서는 순간 부모들은 자녀가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제 끝났다”란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그런데 정말 끝났을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는 경우들이 적지 않은데, 그 중에는 대학생 자녀의 정신건강 문제도 포함된다.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살펴보자.
1. 왜 대학생활이 힘들까?
대학에 들어가는 신입생들은 부모의 품을 벗어나 난생 처음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잔소리를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부모의 시야에서 벗어났으니 모든 게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시간은 얼마 가지 못한다.
대학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교 수업이 그리 만만치 않다. 특히 리버럴 아츠 칼리지 같은 소단위 클래스의 경우 교수와 함께 토론식 수업이 많다. 자신의 의견을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발표하는 능력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어서 내성적이거나 그런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가 된다.
게다가 각 교수들이 내주는 과제 양도 많아 며칠 또는 일주일 이상 매달려야 한다.
여기에다 학생들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학교 문화 역시 대학생 자녀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주로 주말에 벌어지는 많은 파티들이 낯설 게 느끼는 경우도 있고,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고립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각기 다른 성격의 친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질감으로 인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이성과의 만남이 늘어나고, 술과 마약의 유혹 등 여러 위험 요소들이 때론 일부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만들기도 한다.
이와 함께 막상 대학에 입학해 자신이 원했던 전공을 공부하면서 잘못된 선택이었을 알게 됐을 때 진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 있으며, 대학 졸업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환경이나 장래, 전공 등으로 인한 고민을 부모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 하거나 숨긴다는 사실이다. 즉 자녀가 마음을 열고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를 부모에게 일찍 털어놓는다면 그만큼 쉽고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시간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2. 대학생 정신건강 문제 얼마나 심각할까?
얼마 전 갤럽과 루미나(Lumina)재단이 아직 대학생 신분인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5명 중 2명이 자주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답했다
또 현재 대학 학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 중 40% 이상이 설문조사 전 지난 6개월 동안 학교를 그만두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팬데믹 시작 첫 해에 34%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대학 중퇴를 고민했던 학생들은 재정문제나 학업이 아닌 감정적인 스트레스와 개인적인 정신건강을 주요 이유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때의 시기가 일반적으로 정신 건강에 취약할 때라며, 대학 입학 후 마주하는 많은 변화들은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 정신 건강 연구 기관인 헬시 마인드 네트웍 조사관인 사라 립슨 보스턴 대학 조교수는 “일생에서 대략 75%의 정신 건강 문제가 20대 중반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대학 시절은 역학적으로 매우 정신 건강이 취약한 시기”라고 말했다. 립슨 조교수는 또 “대학 진학을 통해 얻게 된 자율성과 의사 결정에 대한 독립성을 겪으면서 정신 건강 문제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 분석에 따르면 2023년 18~24세 젊은 층의 절반이 불안과 우울증을 증상을 보고했다. 이는 전체 성인의 3분의 1이 유사 증상을 보고한 것과 비교된다.
이밖에 헬시 마인즈 네트웍(Heal-thy Minds Network)이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대학생 7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수치심의 소용돌이(Shame spiral)
대학생활에 자신이 압도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위험 신호가 커졌음을 인지해야 하지만 이런 상황에 놓인 많은 대학생들이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자신을 돌봐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리고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는 것을 생각하면 불안과 공포,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이런 혼란과 혼동의 시간 속에서 다른 동급생이나 후배들이 먼저 졸업하고 첫 직장을 얻는 것을 목격하면서 대학 입학 전 기대했던 삶의 모습이 깨지고, 계획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남들 보다 뒤쳐지는 모습에서 수치심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데 이를 ‘수치심의 소용돌이’라고 한다.
4.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자녀의 이런 정신 건강 문제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남들과 비교하는 대신 현실적인 대안에 적극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여전히 졸업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학교 생활을 힘들어 한다면 이에 대한 반박이나 설득 대신 휴식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에 소극적일 필요가 없다. 즉 한 학기 또는 일년의 휴학을 통해 정신적인 안정과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다.
그리고 이런 휴학은 미국 대학에서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에 부모나 자녀에게 결코 창피한 일도 아니다.
여기에 더해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는 적절한 치료나 전문의가 처방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런 능동적인 자세는 오히려 자녀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비록 기대했던 시간이 늦어졌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녀가 대학생활을 힘들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상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순간부터 기분이 침체돼 있거나 우울한 모습을 보일 때,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 경우(대학은 성적표를 부모에게 보내지 않는다), 불안 증세, 학교생활이나 대외관계가 전과 다르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 부모와의 소통을 피할 때, 자살에 대한 언급을 할 때 등 전에 볼 수 없었던 말과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자녀가 하는 말들을 항상 귀담아 들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 안에 뭔가 자녀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수 있고, 때론 자신이 지금 힘들다는 메시지를 담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항상 위로와 격려,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자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립 기자
Comment 0
일자: 2024.10.14 / 조회수: 14 서류는 공문서 이므로 허위 기재는 금물 쓸게 없다면 자신의 학업 능력 보여줘야 대학 지원서 작성이 한창이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 3년이 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름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것들을 정리하고 압축하는 지원서 작성은 자신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야 ... |
일자: 2024.06.30 / 조회수: 78 고교별 프로파일, 학업 성취도, 표준 학력평가 시험 등등 추천서를 통해 지원서나 에세이에 없는 새로운 면 발견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고등학교의 수준 비교라고 할 수 있다. 각 고등학교의 수준은 저마다 다르다. 인정하고 ... |
일자: 2024.04.14 / 조회수: 167 듀크 대학 에세이와 표준학력평가 시험에 평점 않기로 다른 대학들도 감시와 분석 더 강화될 것으로 보여 지난 2월 사립 명문 듀크 대학이 중요한 결정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에세이와 표준학력평가시험에 평점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프 구텐탁 학부 입학처... |
일자: 2024.03.13 / 조회수: 62 주요 명문 사립대학들 다시 SAT, ACT 제출 의무화 표준 학력평가 정책, 저소득층 첫 대학 진학 학생에 불리 명문 사립대 지원하려면 그동안 해왔던 입시 준비해야 많은 한인 학생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주요 명문 사립대학들이 잇달아 SAT 또는 ACT와 같은 표준 학력 평가 시험 점수 제출을 다시 의무화하고 있다. 코비드 19 팬데... |
일자: 2024.01.13 / 조회수: 73 좋아하는 분야에 깊이 있는 도전과 열정 보여주고 대학 진학에 대한 충분한 목적과 목표 있어야 최근 수년간의 입시제도를 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팬데믹으로 인해 표준 학력평가 시험 점수 제출을 지원자 판단에 맡기는 ‘테스트 옵셔널’ 제도가 도입돼 현재 ... |
일자: 2023.11.14 / 조회수: 71 12월 중순부터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 시작 결과에 매달리지 말고 정시 준비에 집중 2024년 가을학기 진학을 위한 입시 준비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 한 달여 뒤 면은 모든 지원절차가 마무리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원자들은 최근 조기 전형 지원을 마쳤다. 이들이 앞으... |
일자: 2023.10.11 / 조회수: 76 바이든 행정부, 학자금 대출자 5그룹으로 나누어 탕감 대책 논의 시작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연방 학자금 탕감 계획이 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연방 교육부를 대출자를 5개 그룹으로 나누어 학자금을 탕감해 주는 프로그램 초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일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기준이 애매하다. 교육부는 최근 ‘학자금 대출 탕... |
일자: 2023.10.01 / 조회수: 188 개정 FAFSA 알아둬야 할 것들 주 정부마다 마감일 다르므로 서둘러 준비 재정 질문 문항 108개에서 36개로 줄어 다자녀 가정 더 이상 반영 안 돼 자격 잃을 수도 펠그랜트 자격 기준 늘려 무상 보조 자격 확대 2024~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보조 신청’(FAFSA)이 예년... |
일자: 2023.07.31 / 조회수: 227 바이든 표 수입 따른 '학자금 상환금 재조정'(SAVE) 본격 런칭 https://studentaid.gov/idr/ 통해 신청가능 수입 낮으면 월 페이먼트 ‘0’ 달러 수입 있어도 최소 연 1,000달러 절약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학자금 대출 탕감정책이 연방 대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차선책으로 새롭게 준비한 수... |
일자: 2023.07.08 / 조회수: 88 에세이는 점수 보다 지원자 내면 살피는 방법 첫 문장에서 읽는 사람의 시선을 잡을 수 있도록 올 가을 대학 지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예비 12학년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에세이를 준비하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표준학력평가시험 점수 제출 여부를 지... |
일자: 2023.06.30 / 조회수: 65 연방 대법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부채 탕감 제안은 교육부의 권한을 넘은 것이라며 30일 폐지를 판결했다. 이날 6대3으로 폐기 결정을 내린 직후 존 로버트 대법원장을 다수 판결 의견서에서 바이든이 내세운 대규모 부채 탕감 프로그램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중... |
일자: 2023.06.29 / 조회수: 74 연방 대법원이 29일 수십여년 논란이 돼 왔던 인종배분정책 일명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6 대3으로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인종을 고려한 학생 입학 프로그램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존 ... |
일자: 2023.06.25 / 조회수: 147 대학간 자녀들 정신건강 문제 심각 수준 압박 가하지 말고 휴식, 안정, 치료 병행 자녀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대학입시는 시작된다. 4년 동안 학업과 과외활동을 위해 부모들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시도 때도 없는 마찰을 겪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 |
일자: 2023.05.31 / 조회수: 177 대학 학자금 상환유예 8월30일로 종료 - 9월부터 상환 재개 될 듯 팬더믹으로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 상환이 9월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맥카시 하원의장의 미국 부채 상향 협상안에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를 올 여름으로 끝낸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협상안에 따르면 8월30일 이후 유예를 종료한다는 것이다. ... |
일자: 2023.05.29 / 조회수: 131 12세 한인 어린이 플러튼 칼리지서 최연소 5개 학위 취득 화제 캘리포니아의 12세 한인 어린이가 무려 5개 학위를 따고 대학을 졸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클로비스 헝. 2년제 대학인 풀러튼 칼리지 108년 역사상 최연소인 9세에 입학해 3년만에 5개의 준학사 자격을 획득했다. 준학사는 2년제 대학 졸업생에게 주는 학위다. 그의... |
일자: 2023.05.08 / 조회수: 109 지원자가 SAT, ACT 점수 제출 여부 결정하는‘테스트 옵셔널’정책 지원자 제출 에세이‘책 GPT’사용 삼가 해야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이 종료됐다. 이번 입시도 예년과 다름없이 명문대들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과연 올 입시는 어떤 모습을 보였을... |
일자: 2023.05.03 / 조회수: 101 미국 학생들의 역사와 윤리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3일 발표된 전국 학력 평사 성적에서 드러났다. 이는 팬더믹의 영향으로 분석되며 거의 모든 학업 분야 성적이 하락해 미국 교육계에 경종이 울리고 있다. 사실 미국 역사 점수는 거의 10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 |
일자: 2023.04.18 / 조회수: 336 GPA 4.2, SAT 1,560, 책 2권 저술 학생 - 하버드 등 IVY 대학 탈락? <리미 라는 계정의 우수 아시안 학생이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책을 두권이나 출판했고 학업 성적(GPA) 4.2, SAT 점수 1,560(만점1,600)점 등 우수한 재능의 아시안계 남학생이 하버드, MIT, 예일, 프린스톤 대학을 탈락해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 ‘넷샥... |
일자: 2023.04.10 / 조회수: 58 5월 1일까지 입학할 대학 결정해 디파짓 보내야 전공, 적성, 학비 보조, 지역과 환경 등 고려해 결정 지난 4월 1일로 2023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 절차가 마무리 됐다. 12학년 학생들은 남은 학기 동안 최선을 다하면서 5월 1일까지 자신이 입학할 대학을 골라 디파짓을 보내야 한... |
일자: 2023.03.15 / 조회수: 74 텍사스 주, 업자 부정-학교 성적 부진 등 이유로 휴스턴 교육구 '접수' 발표 텍사스 주가 ‘휴스턴 독립 공립 교육구’(Houston independent public school district)를 관리 소홀 등의 이유로 전격 '인수'한다고 15일 밝혔다. 휴스턴 교육구는 20만명의 학생수를 자랑하는 미국내 8번째로 큰 교육구다. 그렉 애버트 주지사가 임명한 교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