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술? 항암치료? 소생술? 평소 지침 마련
존엄사 결정권, 사전연명 의향서, 건강 대리권
결정 능력 없어질 때 대신해 줄 대리인 필요
나이가 들수록 상속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는 상속계획을 재산에 대한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리빙트러스트와 리빙트러스트 유언장, 건강 및 재산 위임장, 건강정보연람(HIPPA) 권한, 존엄사 결정권(living will)/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advance healthcare directive, AHD), 보험 은퇴플랜 등의 수혜자 지정 등등 모두 포함된다.
대부분 한인들은 재산과 관련된 상속 계획은 잘 이해하고 있지만 건강 관리에 계획은 세워놓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져 스스로 진료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순간이 온다면 누가 대신 치료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인가. 재수술을 받을 것인가, 항암치료를 계속할 것인가. 심폐소생을 허용할 것인가, 항생제를 투여할 것인가 등등. 자동차 사고로 병원에서 의식 불명 상태가 됐다면 누가 나를 대신해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인가.
나이가 들수록 정신이 약해진다. 판단력이 흐려져 제대로된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지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누군가가 대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아무런 지침이나 대리인을 설정해 놓지 않으면 가족들이 큰 혼란과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건강관리 대리서류’(Healthcare Proxy)와 ‘위임장’(Power of Attorney)이다.
건강관리 대리서류(Healthcare proxy)
건강관리에 대한 결정을 내릴 능력이 되지 않을 때 누군가가 대신해서 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권을 선정해 서류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건강정보연람(HIPPA) 권한, 존엄사결정권(living will)/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advance healthcare directive, AHD)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주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부를 수 있다. 대리권한을 배우자에게 위임할 수도 있고 자녀, 친척 또는 지인을 지정할 수 있다. 이를 ‘에이전트’(agent)라고 통상 부른다. 어떤 주에서는 ‘건강관리 대리인’(Healthcare agent 캘리포니아) 또는 ‘건강 관리 위임장’(health care power of attorney)라고도 표현한다.
이런 서류에는 대리인 지정뿐 아니라 의료 지침도 함께 적을 수 있다. 판단 불능 상태가 된다면 어떻게 치료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 달라는 의료 지침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상태가 됐다면 병원은 먼저 건강관리 위임장을 확인할 것이다. 만약 위임장에 대리인이 지정돼 있다면 대리인은 의식 불명인 사고 피해자가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 모든 의료 결정권을 갖는다.
정신적 판단 불능상태의 여부는 의사 또는 법원의 몫이다.
이 건강관리 위임 서류는 건강에 대한 결정권만 행사한다. 의학적으로 판단불능 상태(주법에 따라 다름)야만 가능하다. 드물게는 연방법으로 제한될 수도 있다.
대리권(Power of Attorney)
대리권은 건강관리뿐 아니라 법적 또는 재정적 결정권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 대리권은 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서류의 공증 절차가 필요하다.
거의 모든 법적, 재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주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계약서 서명에서부터 비즈니스 관리, 돈 이체, 세금보고, 고용, 법적 재정적 채임 등등. 예를 들어 대리권을 가지고 계약에 서명하면 대리권을 부여한 사람이 서류에 서명한 것과 동일한 법적 효과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리로 위임받은 사람의 권한 행사를 제한할 수도 있다. 특정 상황에서만 또는 특정 업무에 관해서만 대신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부동산 거래의 서류 서명에만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또는 2023년 세금 보고만 할 수 있도록 위임할 수 있다.
만약 부동산 서류 서명만 권한을 준 대리권을 가지고 위임한 사람의 주식을 판다면 이 거래는 불법이 될 것이다.
이처럼 특별한 경우를 기술하지 않았다면 이 위임장은 주는 사람의 불능 상태와 관계 없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리권의 종류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이 4가지 형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기간(durable): 장기 대리권(durable power of attorney)은 대리인에게 무한정 권한을 주는 것이다. 이 대리권은 준 사람이 번복할 수 있으며 번복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지속 될 수 있다. 하지만 무한 권한을 주는 장기 대리권은 드물다.
▶제한적(limited): 제한적 대리권(limited power of attorney)은 특정 부분 또는 기간동안 만 권한을 위임한다. 예를 들어 세금 보고를 위임하거나 멀리 출타 중이어서 거래를 직접 하지 못할 경우에 한정해 위임권을 주는 것이다.
▶돌출(springing) 상황: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대리권(springing power of attorney)은 특정 상황에만 적용된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정신적으로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만 효력을 발생한다.
▶조건부(Conditional): 조건부 대리권(conditional power of attorney)는 특별 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 만 지속되는 권한이다. 예를 들어 돌출 상황처럼 판단 불능상태가 될 때만 가능하며 다시 깨어나면 자동적으로 소멸된다.
위에 설명한 기본 종류를 혼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돌출상황, 장기 대리권을 동시에 존엄사 유언장(living will,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존엄하게 죽을 권한을 달라는 의향서)에 적시한다. 이럴 경우 대리권은 판단 불능상태가 되면 무한정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차이점
건강관리 대리서(healthcare poxy)와 대리권(power of attorney)은 상속계획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한다.
▶적용 범위: 건강관리 대리서는 건강관리에 관한 것만 결정할 수 있다. 반면 대리권은 거의 모든 법적 재정적 문제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
▶조건: 건강관리 대리서는 정신적 불능상태에서만 적용되며 불능상태가 되면 자동 효력을 발생한다. 위임장은 적혀 있는 환경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번복 가능: 건강관리 대리권은 정신적으로 정상이 되면 자동 소멸되지만 위임장은 적혀 있는 내용에 의해 번복 여부가 결정된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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