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법의 최신 트렌드라고 한다면 단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관련 문의가 많다는 점이다. 개솔린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고,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구매가 늘고 있지만, 품질이 기대만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우선 전기차 레몬법 케이스에 대해 살펴보자.
전기차를 구입하면 처음에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당장 개스비 절약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옆집 가정은 미니밴 한 대에 개스비로만 월 500달러가 나갔는데, 전기차 구입 뒤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진짜 그럴까 싶었지만, 집에 태양열 발전 시설이 있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았다.
아무튼 절약의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기차를 구입한 뒤 개스비가 크게 줄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문제는 전기차의 품질이 오래 계속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필자에게 레몬법을 문의하는 전기차 고객의 상당수는 구입한 지 1~2년 사이 분들이다. 마일리지는 1만 ~ 1만 5,000마일이다.
이분들 역시 처음에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지만, 마일리지가 늘어나면서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는다든가, 심지어 운행 중 차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명의 위험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표적인 차량으로 벤츠 EQS 시리즈나 현대차 아이오닉 등이 있다.
이들 차량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는 계기판에 ‘전기 시스템 에러 메시지’가 뜬다는 것이다. 배터리 충전이 60% 정도만 된다든가, 100% 충전해도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드는 등 배터리 문제를 호소하기도 한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관련 레몬법 케이스는 테슬라(Tesla)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전기차 양산에 들어가 판매를 시작하면서 전기차 관련 이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전기 시스템 이상으로 딜러에 수리를 들어가면 1 ~2달 이상 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딜러나 제조사에서도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 방법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그나마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시행착오의 역사가 길고 데이터가 축적돼 전기 시스템 에러 문제는 많이 해결한 편이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급하게 생산하느라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객의 불만이 많은 편이다. 심지어 트렁크에 물이 새 몇 번이나 수리했지만, 여전히 물이 샌다는 이유로 보상받은 손님도 있다.
한국분들이 선호하는 벤츠, 특히 전기차의 경우 구입한 지 몇 개월 만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사실 벤츠는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모델의 레몬 케이스도 많은데, 그래서인지 자체적으로 감사를 진행하느라 시간도 무척 오래 걸리는 편이다.
주변에서 전기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필자 역시 집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전기차 구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전기차 레몬법 케이스를 진행하다 보면 아직은 시기상조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만약 전기차를 갖고 있다가 문제가 생겨 딜러에서 2번 이상 수리를 받거나, 딜러에 차를 맡긴 지 30일이 넘는다면, 레몬법을 통한 환불이나 현금 보상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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