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억제제 승인 때문
내년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가 10~15달러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 승인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때문이다.
메디케어 기금을 관리하는 신탁위원회는 지난 3월 연례 보고서에서 파트 B 표준 보험료를 2024년 174.80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164.90달러에서 거의 10달러 인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예상 금액은 지난 7월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은 초기 알츠하이머 진행 억제제 ‘라케네맙’(Lecanemab)를 포함시키지 않은 예상치다. 이 억제제는 ‘레큄비’(Leqembi)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될 예정으로 보험이 없을 경우 연 2만 6,000달러의 비용이 예상되며 메디케어 환자들은 5,000달러 이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메디케어는 보통 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을 커버해 준다. 따라서 비영리 노인 단체 ‘시니어 시티즌스 리그’는 약품 커버와 부작용 관리 등의 비용이 가산돼 신탁위원회 예상 금액에 5달러 추가된 179.80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2023년보다 15달러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방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초기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는 레큄비(Leqembi)를 승인했다. 카이저가족재단(KFF)은 메디케어 파트 B에서 커버 해주는 3번째로 비싼 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케어 파트 B는 병원 이외의 의사 등 의료 서비스 비용을 커버한다. 가입자들은 보험료와 함께 연간 디덕터블과 코인슈런스를 지불해야 한다.
한편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는 지난 2022년 알츠하이머 초기 억제제 ‘아둘햄’로 인해 15% 인상됐다가 효능 등의 문제로 메디케어에서 제한적 혜택을 결정하면서 2023년 3% 하락한 164.80달러로 내려갔다.
연방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 환자를 위한 억제제 ‘레큄비’(Leqembi)를 승인했다. ‘레큄비’는 ‘라케네맙’(Lecanemab)의 상품명이다.
약품 가격은 연 2만 6,500달러로 메디케어는 이 비용의 80%를 커버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2만 1,200달러를 메디케어에서 지불해 주며 메디케어 환자는 20%에 해당하는 5,300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 나오면서 많은 초기 증상자들이 이 약을 복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가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아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 2만 6,500달러 중 메디케어 80% 커버
부속 비용까지 합치면 연 9만 달러 육박
뇌부종, 출혈 부작용도 보고돼 신중히 결정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인지 저하 늦춰
약품 효능
‘레큄비’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아니다. 이 약을 사용하다고 해서 환자의 기억이나 인지 능력이 개선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병의 악화 역시 막지는 못한다.
다만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인지 저하 속도를 다소나마 늦출 수는 있다.
임상 실험 결과를 보면 초기 환자들에게서 18개월 동안 대략 5개월간 인지 저하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이 환자의 일생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
어떤 환자에게는 ‘레큄비’가 요리나 은행 잔고 정리, 수표 발행 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다른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고 거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부작용
약으로 인해 뇌가 붓거나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보통은 경미하거나 매우 적어 뇌 스스로가 이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이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드물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FDA는 이 부분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FDA는 상품 포장의 경고문에 가장 강력한 경고 수준인 ‘블랙박스 경고’(black-box warning)를 지시했다. “심각하고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삽입하도록 한 것이다.
혈액 응고 완화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뇌에 4개 이상의 미세 출혈이 있는 경우, APOE4라고 부르는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는 위험성이 더 높다. 따라서 이 약을 사용해 다소나마 인지 저하를 늦추고 싶다면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안전성 위험을 철저히 고려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임상 실험 결과, ‘레큄비’를 투여한 환자들의 13%가 뇌부종을 경험했다. 하지만 대부분 매우 경미한 수준이었다. 반면 약품을 투여하지 않은 비교 환자군(플라시보)의 2% 미만 역시 이 같은 경미한 뇌 부종을 경험했다.
뇌가 부은 실험 대상자 대부분은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고 수개월 이내에 가라앉았다.
또 투약 환자 17%는 뇌 출혈이 있었고 투여하지 않은 플라시보 시험군에 속한 환자의 9%에서 이 같은 출혈이 보고됐다. 출혈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어지럼증이었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나
‘레큄비’는 알약이 아니다. 닥터 오피스 또는 클리닉에서 2주마다 혈관 정맥주사(IV)를 통해 투여된다.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 진단을 받은 사람과 알츠하이머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미한 인지 장애 환자들이 대상이다. 미국에서 약 150만 명이 해당된다. 진행이 많이 된 환자는 ‘레큄비’ 투여 자격이 안 된다. 약 500만 명에 달한다.
FDA는 약품 설명서에 의사들에게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단백질이 형성되고 있는지 확실하게 진단된 후에 투여하라는 내용을 넣도록 했다. 이 약은 ‘아밀로이드’단백질을 타켓으로 한다. 아밀로이드 정도는 PET 스캔, 척수 검사(요추 천자) 또는 새롭게 개발된 혈액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가격
대부분 환자는 메디케어를 가지고 있다. 메디케어는 연 약값 2만 6,500달러의 80%를 지불한다고 밝혔다.
환자는 대략 6,6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환자들이 부담을 갖는 금액이다. 만약 메디갭(메디케어 보충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일부 또는 전액 커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수만 달러가 추가로 지불될 수 있다. 수액을 맞기 위해 의료 시설을 방문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뇌 스캔도 받아야 한다.
일부 알츠하이머 전문의들은 ‘레큄비’ 총비용이 연간 9만 달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디케어에서 80%를 커버해 준다고 해도 환자 부담은 1만 8,000달러에 달한다.
사용한다면
의사와 상의한다. 담당의가 알츠하이머 전문이 아니라면 전문의를 찾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치료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의 찾는 것이다.
유전적 인자 APOE4 변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유적적 검사를 요청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15% 가량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 특히 뇌부종과 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인지 상태가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레큄비’는 경미한 증상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어떤 경우는 안전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저하 속도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초기 단계에 저하 속도를 늦춰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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