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수입 배우자 양로원 비용으로 다 써야 하나
연방 정부 집에 있는 배우자 빈곤 방지법 운영
14만 8,620달러까지 배우자 유동자산 인정
메디칼 받기 어려운 소득이라도 메디칼로 양로원 입원
캘리포니아 거주자로 메디칼에 대해 알고 싶다. 열심히 일을 해서 세금 보고도 했다. 많은 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 성실히 납세 의무도 이행했다. 은퇴 후 소셜시큐리티 베니핏(소셜연금)도 받는다. 그런데 연금 액수가 부부 합쳐서 3,500달러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메디칼이 있어야 돈 내지 않고 양로원에 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수입으로는 메디칼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요즘 들어 괜히 세금 보고 열심히 했나 싶은 후회도 든다.
차라리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소셜 연금 액수도 낮아 메디케어 보험료도 내지 않고 공짜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특히 양로원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데 메디칼이 없으면 전액 내가 돈을 내야 한다는데 옳은 말인가. 부부 중 한 명이 양로원을 가게 되면 받는 소셜 연금을 몽땅 내도 모자란다. 그러면 와이프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다.
최근 은퇴를 준비하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질문하신 분의 수입으로도 메디칼을 받아 양로원에 갈 수 있으므로 미리부터 후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정부는 부부 중 한 명이 양로원에 입원한다고 해도 집에 있는 배우자의 수입을 보장해 준다. 이를 배우자 최소 생활비 할당(MMMNA)라고 부른다. 따라서 3,500달러의 수입이라면 배우자에게 모두 주고 정부 메디칼 지원으로 양로원에 입원 할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메디칼은 연방정부 메디케이드의 캘리포니아 버전이다. 메디케이드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비용을 반반씩 부담해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주 정부는 연방정부가 제시하는 기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각자 주민들의 실정에 맞는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명칭도 다르고 자격 기준이나 수입 등이 조금씩 다르다는 말이다.
따라서 거주하는 주 정부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질문자가 캘리포니아 거주민이므로 캘리포니아 메디케이드(메디칼)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메디칼 배우자 생활 보장 제도
양로원에 입원하는 불행한 사태가 온다고 해도 부부의 모든 재산이나 수입을 양로원 비용으로 모조리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연방정부는 ‘배우자 빈곤화 방지법’(Spousal Impoverishment Laws)을 제정해 남편 또는 부인이 양로원에 입원한다고 해도 나머지 남편 또는 부인이 빈곤층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막아주고 있다.
다시 말해 부부 중 한 명이 양로원에 들어간다고 해도 집에 머무는 배우자가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기본 생활비를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요즘 양로원 입원 2인실 비용은 5,000달러가 넘는다. 독방을 쓰려면 월 1만 달러는 내야 가능하다. 이 정도 비용이라면 부부가 평생 모아둔 재산을 순식간에 갉아먹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연방의회는 1988년 양로원에 들어가지 않고 집에서 사는 배우자들이 더 이상 수입도 없고 재산도 없이 빈털터리로 살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주 정부가 각자의 사정에 맞게 배우자의 수입을 보장해 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배우자 재원 할당’(Community Spouse Resource Allowance)법
캘리포니아는 양로원 메디칼 신청 때 계산하는 재산의 일부를 양로원 메디칼을 신청하지 않는 배우자에게 할당해 주는 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커뮤니티 배우자 재원 할당’이라고 부르며 이를 약자로 CSRA로 표현한다.
메디칼은 부부 중 한 명의 유동 재산 14만 8,620달러까지 보장해 준다. 또 집에 있는 배우자 이름으로 된 은퇴 구좌 IRA, 가재도구, 동산, 자동차, 집, 보석 등등은 CSRA 14만 8,620달러와 함께 예외 재산으로 분류된다.
배우자가 양로원에 들어간 후에 취득한 재산과 메디칼을 신청하기 전에 취득한 재산은 보호를 받지 못하므로 메디칼 신청할 때 재산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일단 메디칼을 받고 난 후에 집에 있는 배우자가 취득한 재산은 예외 재산으로 보호를 받으며 양로원에 입원한 배우자의 메디칼 자격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금 복잡한 내용이므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만약 배우자가 메디칼을 받고 양로원 입원한 후에 집에서 사는 배우자가 10만 달러를 유산으로 받았다면 유산을 받은 배우자는 양로원 입원 배우자의 메디칼 자격에 영향을 주지 않고 10만 달러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배우자 월 최대 보장금(maximum monthly maintenance needs allowance, MMMNA)
집에 있는 배우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수입은 그대로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집에 있는 배우자의 월수입이 5,000달러라고 한다면 이 돈을 양로원에 입원한 배우자의 양로비용으로 지불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에 있는 배우자가 저소득이라면 정부는 월 최대 보장금법을 적용해 일정 수입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이를 MMMMA라고 부른다.
2023년 MMMNA는 3,716달러이며 매년 금액은 증가한다. 이 금액은 모든 주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만약 집에 있는 배우자의 수입이 3,716달러라면 양로원에 입원한 배우자의 수입까지 합해 3,716달러까지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철수 씨와 영희 씨는 부부다. 철수 씨는 배우자 빈곤 방지가 포함된 ‘장기 간병 메디칼’(Long Term Care Med-Cal)을 받았다.
철수 씨의 월수입은 월 3,000달러다. 반면 영희 씨의 수입은 월 1,435달러다. 이 금액은 MMMNA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영희 씨는 양로원에 입원한 남편 철수 씨의 월수입에서 2,281달러를 받는다.
그러면 영희 씨의 월수입은 MMMNA의 3,716달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철수 씨는 부인 영희 씨에게 준 수입 2,281달러를 제외한 719달러만 월수입으로 받게 되며 이 돈을 양로원에 주면 나머지는 카운티 정부에서 메디칼로 양로비용을 제공한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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