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유지해오던 미국 주택 매매 에이전트 커미션 제도가 요동치고 있다.
미주리 배심원단은 지난주 주택 셀러가 주택 바이어 에이전트 커미션까지 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평결을 내린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 결정은 미국내 부동산 업계의 전체 구조를 통째로 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국부동산협회(NAR)의 현재 규정은 주택 판매자는 주택 구매자가 내세운 에이전트의 커미션까지 함께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100만달러짜리 주택을 판매했다면 에이전트 커미션으로 셀러는 최대 6만달러까지 지불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이 상급법원에서도 그대로 유지 된다면 “셀러는 더 이상 바이어측 에이전트에게 커미션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미주리 배심원단은 NAR(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가 주택 판매에서 주택중개업자와 공모해 커미션을 부풀렸다고 평결했다. 이로써 피고측은 18억달러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이 결정은 물론 항소 될 것이지만 아마도 앞으로는 셀러의 비용 부담금이 급격히 떨어져 결과적으로 집값도 하락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은 부동산 업계에 “지진”이나 다름없다고 주택 시장 분석 연구사 ‘레지클럽’의 랜스 래버트는 지적했다. 향후 부동산 업계를 상대로한 소송이 늘어날 것이며 지금은 작은 파동에 지나지 않겠지만 앞으로 그 진동을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에서 주택을 판매할 때 보통 바이어와 셀러 모두 각자 에이전트를 내세우고 되는데 셀러가 양쪽 에이전트 모두에게 커미션을 지불한다. 만약 셀러가 바이어 에이전트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해당 주택은 질로(Zillow) 또는 레드핀과 같은 MLS 리스팅 사이트에 올라가지 못한다.
질로에 주택이 리스팅 되지 못하면 그 주택은 바이어들의 눈에도 띄지 못한다. 하지만 질로 사이트는 대부분 바이어들이 집을 찾기 위해 에이전트를 고용할 필요가 없도록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어 에이전트 커미션은 필요 없다.
월스트릿 저널은 이번 결정이 확정되면 바이어들은 스스로 고용한 에이전트에게 소개비를 지불해야 할 것이고 셀러측과 가격 협상을 벌여 일부 비용을 충당하는 등의 새로운 거래 방식이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평결이 발표되면서 질로 주식은 7% 급락했다. 질로는 직접 적인 커미션에 의존하지는 않지만 바이어 에이전트에게 마케팅 서비스를 판매하는 수익으로 운영된다.
미국인들은 매년 부동산 거래 커미션으로 1,000억달러를 지불하는데 이번 평결로 향후 30% 줄어 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NAR는 이번 결정에 즉시 항소할 것이며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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