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심장에 좋다 또는 나쁘다를 놓고 세계 과학자들이 제각각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격론도 벌어진다. 일단 심혈관에 좋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하루에 몇잔을 마셔야 좋을지가 궁금하다.
오랜 숙제였는데 이 문제를 영국인 50만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생체 데이터 기록 ‘바이오뱅크’가 답했다.
영국 퀸메리 대학과 부다페스트 세밀바이스 대학의 과학자들이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분석해 유럽 학술지 ‘예방 심장학’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갈아서 마시는 원두커피를 하루 3잔까지 마시면 심장 관련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커피도 마찬가지 효과를 보였지만 즉석 커피는 효과가 없었다.
연구진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과 하루 3잔까지 마시는 사람들, 4잔 이상 마시는 사람등 3그룹으로 나누어 관찰했다.
관찰 결과 하루 최대 3잔까지 커피를 마시는 중간 급 커피 소비자는 11년동안 사망 가능성이 12% 낮았다. 또 이들은 심장병 사망 또는 뇌졸중 가능성도 각각 17%, 21% 낮았다.
연구 기간인 11년동안 중간급 커피 드링커의 3.4%가 사망했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은 3.7%, 4잔 이상 마시는 그룹은 4%가 숨졌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 중에 1/5는 카페인 없는 디카페인 커피를 선호했고 1/4는 원두를 간 커피를 마셨다. 또 절반 이상은 인스턴트 커피를 즐겼다.
연구에 참여한 팔 마로비치-호뱃 셈멜바이스 대학의 의료촬영센터 국장은 “MRI를 통해 일반 커피 드링커들의 심장 구조와 기능 효과를 분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커피를 조금 또는 보통양을 마시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나이와 관련된 심장 변화가 늦춰졌다”고 말했다.
■인스턴트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의 효과는 없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간 커피는 심혈관 사망 및 모든 심장 관련 사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스턴트 커피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것과 건강 효과에서는 통계적으로 중대한 변화는 없었다”고 기술했다.
또 카페인 없는 디카페인 간 커피도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 밝혀 졌다.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낮았다.
연구팀은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과 항 산화제 및 기타 화학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 내렸다.
공동 저자 런던 퀸메리 대학의 자흐라 레이지-에스타브라 박사는 “참가자 대부분이 간 커피 또는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다. 간 커피를 다소 마시는 사람들은 사망위험이 낮춰지는 것과 관계가 있지만 정기적으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서는 혜택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간 원두커피의 제조 과정과 다른 첨가 물질을 첨부하는 인스턴트 커피의 제작 과정의 차이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들의 차이를 앞으로의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커피 섭취는?
보통 양의 커피 소비는 건강에 좋지만 3잔보다 더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면 나쁜 건강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해 심혈관 사망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커피가 몸에 좋은지, 또는 나쁜지를 놓고 벌어지는 논쟁에 명확한 답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퀸 메리 대학의 심혈관 의학과의 스테픈 피터슨 교수는 “커피는 세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료중 하나이지만 이의 심혈관 효과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몇몇 이전 연구 보고서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이번 연구는 커피의 심혈관 건강 효과에 중점을 둔 가장 대규모 실험”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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