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enu

구독신청: 323-620-6717

이정아 수필.jpg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와 동물들과 벌레들이 놀라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나고, 미국에서는 First day of spring 이라는 춘분도 지났다. 아직 쌀쌀하다.

뒷마당의 매화는 피었다 지고 어제 내려가 보니 자두꽃과 복숭아꽃 살구꽃이 활짝 피었다. 봄이 오기는 오나 보다. 그러나 요 며칠 봄바람이 매섭고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눈비가 오면서 어린싹들은 헷갈리는지 씨를 뿌린 텃밭엔 소식이 없다. 130년 만의 기상이변이었다고 한다. 봄이되 봄이 아니어서 조상들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했나 보다. 하지만 이미 출발한 봄이 오고는 있으니 조금 더 참으면 당도하리라.

 

봄바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접인춘풍 임기추상(接人春風 臨己秋霜)’ 이 생각난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대하고, 자기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릿발처럼 대하라"는 말로 학창 시절에 배운 사자성어인데 접인춘풍을 배우면서 임기 추상을 함께 배웠다. 홀로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나를 살피며 남도 돌아보라는 듯 댓 구를 단 의미가 소중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가을 서릿발같이 냉정하고 단호하게 판단하고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서는 봄바람같이 너그러운 관용의 미덕을 보이라는 말이지만 우리는 종종 거꾸로 대입하며 살고 있다.

소인들은 일이 잘 풀리면 내 탓이지만 안되면 조상 탓으로 돌리며, 성공은 자기 덕이고 실패는 남 탓이라 한다. 공자님도 군자는 자신을 탓하고 소인은 남 탓을 한다고 논어에서 말씀하셨다. 모든 일을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아무리 고관대작이라도 소인일 수밖에 없는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못된 비바람이 불어 새롭게 자라는 채소와 싹들을 모질게 괴롭히지만 사시(四時)를 어길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이 땅 자연의 섭리이며 우리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진리가 아닐까.

한편 바다 건너 고국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도 시원치 않을 판에 파당으로 분열된 작금의 사태. 전쟁 속 우크라이나는 또 어떤가. 국제 정치판에 끼어 선량한 국민들만 우왕좌왕 피해가 크지 않은가?

큰 지진의 튀르키예는 4만 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다.

 

“주여 살피소서. 주여 침묵하지 마소서” 기도가 절로 나왔다. 살기 급급해 주위에 무심하던 나 같은 이도 이런데, 서로 맺힌 마음들은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할까. 하늘의 위로가 필요한 시기이다.

“내 말이 네게로 흐르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 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 공중에서 얼어붙는다 / 허공에 닿자 굳어버리는 거미줄처럼 / 침묵의 소문만이 무성할 뿐 / 말의 얼음 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 이따금 봄이 찾아와/새로 햇빛을 받은 말들이 / 따뜻한 물속에 녹기 시작한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 아지랑이처럼 물오른 말이 다른 말을 부르고 있다 / 부디. / 이 소란스러움을 용서하시라”(나희덕 시인의 ‘이따금 봄이 찾아와’ 전문)

속히 봄이 왔으면 좋겠다. 따스한 봄바람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녹여주길 기원한다.

일자: 2023.05.21 / 조회수: 36

5월 추천 詩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이상국(1946~)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

일자: 2023.05.12 / 조회수: 134

물려줄 게 집뿐인데, 리빙 트러스트 꼭 필요할까? (2)

지난 호에서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의 대부분이 집이라면 굳이 리빙 트러스트를 설립할 필요 없이 ‘Transfer On Death (TDO)’ Deed를 작성하기만 하면 된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칼럼이 나간 뒤 많은 분들로부터 문의를 받았는데, 유산상속에 대한 시니어들의 관심이 그...

일자: 2023.05.12 / 조회수: 86

사람 이름이 들어간 영어 표현

아킬레스건(Achilles’heel), 머피의 법칙(Murphy’s law), 판도라의 상자(Pandora’s box).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 이름이 들어간 표현이다. 아킬레스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고 아킬레스건의 뜻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머피의 법칙은 미국 공군 대위 에드워드 머피...

일자: 2023.05.07 / 조회수: 42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료 영단어(26)

Endodontist: 근관치료 전문의 (앤도돈티스트) 치아 내부에 있는 신경이 충치 등에 의해 손상되었을 때 통증을 없애고 치아를 보전하기 위해 받는 신경치료(근관치료)를 진행하는 데 이를 전문의로 하는 치과의사로 전문 수련을 받아야 한다. Orthodontist: 교정 전문의 (오소돈티...

일자: 2023.05.06 / 조회수: 121

신분·크레딧 없어도 은행 구좌처럼‘척척’

‘블루원 프리페이드 마스터 카드’로 걱정‘끝’ “체류 신분 때문에 은행 구좌가 없다고요? 웰페어 돈을 한꺼번에 찾아 장롱 속에 넣어 두고 불안해하신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블루원 카드’가 해결해 드립니다” 신분이 불확실하...

일자: 2023.05.04 / 조회수: 34

제 2회 시니어 미술 공모전

제1회 시니어 미술 공모전 대상 유미선 씨 작품. 리앤리 갤러리가 주최하는 시니어 미술 공모전이 작년 많은 분들의 성원에 이어 올해로 제2회를 맞이합니다. 이번 공모전은 55세 이상으로 미술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미술에 대한 꿈은 있어...

일자: 2023.05.04 / 조회수: 30

재미한인 1세대 전낙청 선생 기념행사 성황

전낙청 한국어 선집 발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주제 발표에 나섰던 관계자들. 문화원 제공 “120년전 이민 선조 소중한 문화 유산” LA한국문화원은 4월 14일 문화원 아리홀에서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USC 동아시아 도서관과 공동으로 재미교포 1세대 작가인 전...

일자: 2023.05.04 / 조회수: 28

페창가, 골퍼 가브리엘라 덴 공식 후원

페창가 리조트 관계자들과 공식 후원 계약을 맺은 가브리엘라 덴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페창가 제공 페창가 리조트 카지노가 여성 프로 골퍼인 가브리엘라 덴 (Gabriella Then)과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다. 덴은 앞으로 LPGA 내에서 페창가의 홍보 대사 역할을 하게 된다. 페창가...

일자: 2023.05.04 / 조회수: 23

한국문화원 한국어 스토리 타임 행사 LA 동물원서 개최

LA 동물원에서 열린 지구의 날 한국어 스토리 타임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화원 제공 지구의 날 맞아‘초록별’ 한국 동화 구연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4.22(토) LA동물원에서 지구의 날을 기념한 한국어 스토리 타임 행사를 성...

일자: 2023.04.16 / 조회수: 490

물려줄 게 집뿐인데, 리빙 트러스트 꼭 필요할까? (1)

얼마 전 늦은 밤 한 대학 선배로부터 급한 연락이 왔다. 유산상속도 하냐고? 내용인즉 이랬다. 아는 언니가 며칠 뒤 한국으로 출국하는데 그 전에 ‘리빙 트러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목적은 2가지인데, 하나는 죽고 나서 ‘프로베이트(probate, 법원 공증...

일자: 2023.04.16 / 조회수: 23

11살 다솔이의 그림일기

내 마음의 한 부분(A Piece of My Heart) 요즘엔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분노와 슬픔, 이 감정들이 저에게 어떤 느낌인지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때때로 슬프고 화가 나지만, 괜찮습니다. 이 감정들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대신에 이 감정이 어떤 것인...

일자: 2023.04.11 / 조회수: 111

4월 추천 詩

그 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1941~)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

일자: 2023.04.10 / 조회수: 147

공짜 영어 선생 Chat GPT

정관사 the는 이미 알고 있는 특정한 사물이나 개념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the book은 불특정한 책이 아니라 화자가 말하고 싶은 이미 아는 특정한 책을 가리키는 것이다. I saw a cat. The cat was black. 두 번째 문장의 the cat은 첫 문장에 언급된 고양이 a cat을 가리킨다. ...

일자: 2023.04.09 / 조회수: 409

접인춘풍(接人春風) 임기추상(臨己秋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와 동물들과 벌레들이 놀라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나고, 미국에서는 First day of spring 이라는 춘분도 지났다. 아직 쌀쌀하다. 뒷마당의 매화는 피었다 지고 어제 내려가 보니 자두꽃과 복숭아꽃 살구꽃이 활짝 피었다. 봄이 오기는 오나 보다. 그러나 요 ...

일자: 2023.04.08 / 조회수: 24

한인타운 시니어센터 대장암 세미나

4월 17일 2층 강당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이사장 정문섭, 이하 시니어 센터)가 오는 4월 17일(월) 오후 12시10분부터 1시까지 2층 강당에서 ‘대장암 검사와 조기발견’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커뮤니티 파트너인 고려보건소와 시더스-사이나이 아웃...

일자: 2023.04.08 / 조회수: 32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료 영단어(25)

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 계절성우울증 계절적인 흐름을 타는 우울증. 가장 많은 형태는 겨울철 우울증으로 특히 가을, 겨울에 우울증상과 무기력증이 악화되다가 봄과 여름이 되면 증상이 나아진다. Bipolar disorder: 조울증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기이 ...

일자: 2023.04.05 / 조회수: 18

현대, 기아 일부 모델에 운전대 잠금장치 무료 제공

USB로 간단히 시동, 비디오도 증가 지난해 소셜미디어 틱톡에 기아와 현대 자동차 모델을 쉽게 절도할 수 있는 방법이 공개되면서 최근 수개월 동안 이들 자동차의 절도 사건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자동차보험 회사들이 이들 모델에 대한 보험 판매를 철회하는 사태...

일자: 2023.04.05 / 조회수: 50

경기고 남가주 총동창회 2023년 정기총회

경기고 남가주 총 동창회(회장 임관혁)의 정기 총회가 지난 3월7일 한인타운 전통 한식당‘용수산’에서 각 기별 대표와 이사회, 산하 단체 관계 임원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부부 동반으로 모인 이번 총회에서 임관혁 회장은 올 한해 사업 계획 등을 밝혔다. ...

일자: 2023.03.17 / 조회수: 236

레몬법 변호사비, 정말 공짜일까?

캘리포니아 레몬법을 주제로 고객과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이 변호사비가 정말 공짜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확히 말해 변호사비가 공짜는 아니다. 고객이 내지 않을 뿐, 고객이 아닌 자동차 제조회사가 부담한다는 것이 더 적절하다. 미국에 여러 가...

일자: 2023.03.14 / 조회수: 23

3월 추천 詩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1949~)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