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enu

구독신청: 323-620-6717

사람과 사람 사이

wellbeing 2023.02.17 18:19 Views : 16

이정아 수필.jpg

 

아침 출근길 101번 할리우드(Hollywood) 프리웨이에서 110번 하버(Harbor) 프리웨이로 갈아타야 하는 길은 늘 어렵다. 모이고 갈라지는 8차선의 큰 도로여서 맨 오른쪽으로 진입한 나는 차선을 대여섯 번 빠르게 바꾸어야 왼쪽 편 110번의 가장자리라도 걸칠 수 있다. 나처럼 겁이 많은 사람은 차선을 쉬이 바꾸지 못하므로 내가 초조한 것은 둘째 치고 다른 차의 진행도 방해하는 셈이어서 좋은 운전자는 아니다. 겨우겨우 제대로 된 차선에 들어서야 한숨이 쉬어지고, 그제야 비로소 앞차와의 간격이니 안전거리니 하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된다.

달리는 자동차가 안전 운행을 하려면 차 간에 간격이 필요하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나 사람 사이에도 간격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학교에선 수업과 수업 사이에 쉬는 시간이 있으며 계절도 예외는 아니어서 새봄이 오기까지 세 계절의 간격이 있으니 해마다 오는 봄이 새로운 것이다.

 

사람 사이도 너무 가까우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며 예의에 어긋나기도 쉽다. 전기 줄에 앉아있는 새들도 자기 날개를 펼칠 만큼의 간격을 두고 앉는다지 않은가? 그러니 상대와의 간격 유지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한다.

젊은 날 읽은 칼릴 지브란의 시들은 한편 한편이 내게 보석처럼 다가왔다. 특히 예언자의 ‘결혼’부분에 나오는 “부부 사이에 산들바람이 불게 하라”는 구절은 은연중에 내 마음에 파고들어 결혼을 하면 그대로 하리라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한 결혼에서 아무래도 나는 나긋나긋한 신부 감은 아니었던 듯하다.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 나는 결혼 후에 받게 될 남편의 간섭이 제일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간섭받기 싫으면 간섭하지 말자 대략 이런 작전을 세워두었다. 바가지 하나는 긁지 않겠다 뭐 그런 맹세 아닌 맹세를 한 셈이다. 이후 그 맹세가 완전히 지켜졌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 본래의 취지는 잊지 않고 살았다.

 

그리 살아와서 그런지 남편이 여행 중 이라거나 출장 중이어도 아쉽지도 보고 싶지도 않다. 이번에 시아버님의 병환으로 일주일간 남편이 한국을 가야 했는데, 늘 그렇듯이 내겐 심호흡의 기회였다. 남편이 없으니 내 주변엔 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평소에 둘 사이에 불던 산들바람과는 다른 속 시원한 바람이었다. 공기가 맑아진 것 같기도 하고, 코끝까지 시원해지는 것이 살 것 같았다.

나는 겨울에도 난방을 할망정 창문으로 신선한 공기가 들어와야 살맛이 나고, 강의나 강연을 들을 때도 옆자리가 비어있어야 숨통이 트인다. 그러니 타고난 간격론자인 셈이다. 교회에 가서도 자리가 부족하지 않으면 부부가 꼭 붙어 앉질 않고 한 칸을 떼어 앉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면 남들은 두 분이 다투었냐 어쩌냐 하고 묻기도 하지만 그냥 웃고 만다. 요즘엔 남편이 성가대의 팀파니 연주자로 봉사하므로 혼자서 편하게 설교를 듣고 자유로이 예배를 즐길 수 있어 좋다.

 

나는 이 간격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적용을 하며 산다. 수시로 살갑지 않다 뻣뻣하다는 평을 듣지만, 오래 아는 이들은 그랬기에 오래갈 수 있었다는 걸 알고 이해한다. 조금 안다고 엎으러지고 안기고 감기고 하다 보면 금방 징그러운 사이가 되고 마는 걸 많이 봐왔다. 겉으론 덤덤해도 안으론 살가운 사이, 아닌 듯 보여도 진짜 친한 사이로 사는 것이 요즘 말하는 cool 한 사이가 아닌가 싶다.

베란다 문 너머로 낮의 여운인 붉은 노을이 황홀하다. 아침을 시작하는 새벽 미명도 서늘하도록 곱다.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자연의 간격인 것이다. 역시 적당한 사이 안에는 여유로운 아름다움이 들어 있다.

 

일자: 2023.03.14 / 조회수: 26

11살 다솔이의 그림일기

빗속에서 춤을 추는 법 (Dancing in the rain) 올해는 비가 많이 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비오는 날의 아름다움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비오는 날이 얼마나 멋진 날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인생은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일자: 2023.03.12 / 조회수: 230

YB 윤도현 밴드 페창가 공연

4월15일 오후6시 대한민국 대표 록 밴드 YB가 오는 4월15일(토) 오후 6시 페창가리조트 카지노의 최신 대형 공연장인 ‘페창가 서밋’에서 단독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97년 윤도현 밴드라는 이름으로 결성했다 2005년 이름을 변경한 YB는 무려 26년간 꾸준히 전 국민의...

일자: 2023.03.12 / 조회수: 27

떠나야 보이는 것들

아침저녁으로 혈압약,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에 각종 비타민 등 한 움큼씩 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식성이 좋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장기 이식 환자는 평생 먹어야 하는 약들이므로 내 식욕에 감사한다. 뭐든 잘 먹으니 약 먹는 건 일도 아니지 뭔가. 한 달에 적...

일자: 2023.03.10 / 조회수: 78

봄을 알리는 3월의 특이한 기념일들

어느 시인은 겨울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어차피 3월은 오고야 만다고 말했다. 고대 로마에서 원래 한 해의 시작은 3월 March부터 였고 나중에 달력이 생기며 1월과 2월이 추가됐다. 전쟁의 신 마르스(Mars)가 March의 어원이다. 겨울에 쉬던 전쟁을 봄이 되면 다시 시작했...

일자: 2023.03.06 / 조회수: 62

한국 문화를 상자 박물관서 한눈에 감상

한국문화원, 3월 24일까지 움직이는 박물관 공개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2월 23일(목)부터 3월 24일(금)까지 LA한국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에서 제작한 움직이는 박물관 ‘한국문화상자’ 전시를 일반에 공개한다. 한국문화상자는 전...

일자: 2023.03.06 / 조회수: 212

“메디칼 반드시 갱신해야 혜택 유지”

재가입하지 않으면 끊겨 주의해야 우편물 확인하고 서류 제때 접수 팬더믹 비상사태(COVID Emergency Declarations)가 종료되면서 공중보건 비상(Public Health Emergency, PHE) 지원이 빠르면 3월부터 중단돼 저소득층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되고 있다. 이웃케어클리닉(Kheir...

일자: 2023.03.01 / 조회수: 40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료 영단어(24)

Lynch syndrome: 린치증후군 대장암 또는 다른 특정 암 발생 위험이 높은 유전질환. Crohn’s disease: 크론병 소화관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대장암 발병위험을 높임. Tenesmus : 테네스무스 배설후에 남는 불쾌한 통증으로 후중기라고도 함. Anemia: 빈혈(아네미...

일자: 2023.03.01 / 조회수: 24

한국 벚꽃 구경 및 안보 투어 모집

재미 한국노인회(회장 박건우)는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서부 지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고국 벚꽃 구경 및 안보 투어’ 참가자를 모집한다. 4월 11일(화)~4월 16일(일) 5박 6일 일정이며 비용은 1,625.00(팁은 별도)와 항공료다. 판문점 견학, 백령도 ...

일자: 2023.02.23 / 조회수: 31

교통사고 보상금, 어떻게 정해질까?

뺑소니 교통사고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LA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766건)의 절반가량이 뺑소니였고, 특히 웨스턴 애버뉴(28건)나 버몬트 애버뉴(27건)에서 뺑소니 사고가 가장 많았다고 하니 이곳을 지날 때는 각별히 조심하시는 것이 좋겠다.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

일자: 2023.02.17 / 조회수: 16

사람과 사람 사이

아침 출근길 101번 할리우드(Hollywood) 프리웨이에서 110번 하버(Harbor) 프리웨이로 갈아타야 하는 길은 늘 어렵다. 모이고 갈라지는 8차선의 큰 도로여서 맨 오른쪽으로 진입한 나는 차선을 대여섯 번 빠르게 바꾸어야 왼쪽 편 110번의 가장자리라도 걸칠 수 있다. 나처럼 겁이...

일자: 2023.02.12 / 조회수: 74

로맨스 감성 되찾아 줄 매혹의 맛 초콜릿

다양한 맛의 봉봉 쇼콜라가 고급스러운 상자에 담겨있는 어쏘티드 초콜릿 박스.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구찌와 디올 등 명품 브랜드 들도 앞다퉈 고급스러운 패키지의 초콜릿을 선보이고 있다. 달콤 쌉싸름한 맛의 초콜릿은 상큼한 맛의 과일과 함께 잘 어울린다. 생크림과 섞은...

일자: 2023.02.12 / 조회수: 18

2월 추천 詩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1929~)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

일자: 2023.02.11 / 조회수: 20

11살 다솔이의 그림 일기

호랑이처럼 용감하게 올해 1월에 새해가 두 번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 속에는 음력 설이 한 번 더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 문화를 배우고 옛날 이야기를 듣다 보면 호랑이가 많이 나옵니다. 한국을 생각하면 호랑이가 생각납니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이야기들 속에는 모두 호랑이가...

일자: 2023.02.08 / 조회수: 215

발음이나 불규칙한 영어 표현 많아

영어의 발음이나 문법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는 부분은 원어민들도 동의한다. 한국어는 비교적 어법이 규칙적이지만 마냥 배우기 쉬운 언어는 아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연패’를 생각해 보자. 으뜸 패자를 쓰면 경기를 계속 이기는 연속 우승 연패(連霸)다. 패할 ...

일자: 2023.02.03 / 조회수: 60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료 영단어(23)

Defibrillator: 제세동기 (디파이브럴레이러) 응급 의료기기의 하나로 심장이 멈췄을 때 전기 충격을 주어서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게 만드는 장치로 심장 충격기라고도 한다. Ventilator: 인공호흡기 (벤틀레이터) 환자가 자력으로 호흡을 할 수 없을 때 인공적으로 호흡을 조절하...

일자: 2023.02.03 / 조회수: 161

모다모다 샴푸 특별가 세일

‘리스버그사’는 매일 샴프하며 염색하는 제품으로 알려진 ‘모다모다’를 특별가 세일한다. 세일 가격은 20달러(택스 포함). 아마존에서 현재 30달러 + 택스에 판매된다. ‘모다모다’는 ‘자연의 항산화’ 샴프로 과일, 식물의 갈변현...

일자: 2023.01.23 / 조회수: 273

리스차, 중고차도 레몬법 가능할까? (2)

지난 칼럼에서 “리스차나 중고차도 레몬법이 가능할까?”라는 주제를 다뤘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 이번 호에서는 캘리포니아 레몬법에 대해 한국분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들에 대해 Q&A 형식으로 정리해본다. Q. 리스차도 레몬법 가능한가? 물론...

일자: 2023.01.22 / 조회수: 20

11살 다솔이의 그림 일기

새로운 한해, 새로운 기회 새해는 새로운 출발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 할 수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새해를 맞아 우주 비행사가 새로움과 놀라움이 가득한 우주를 탐험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그림처럼 2023년은 새롭고 놀라운 일들로 가득찼으면 좋...

일자: 2023.01.13 / 조회수: 18

1월 추천 詩

새사람 나태주(1945~) 새해 새날입니다 어제 뜬 해 다시 뜨지만 새해 새날입니다 어찌 새해 새날입니까? 새 마음 새로운 생각이니 새해 새날입니다 삼백 예순 다섯 개 우리 앞에 펼쳐질 디딤돌이거나 징검다리 그 많은 날들을 우리는 하나하나 정성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

일자: 2023.01.11 / 조회수: 60

오늘의 운세

가끔 신문에 나오는 오늘의 운세를 본다.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오늘의 운세를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오늘의 운세만큼 장수하는 연재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읽는 이가 많다는 소리일 터. 크리스천인 나는 오늘의 운세를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 읽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