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enu

구독신청: 323-620-6717

일자: 2023.11.14 / 조회수: 20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단골 옷가게의 사장인 S 씨가 결혼을 한다. 그녀의 신랑감과 밥을 함께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대화가 궁했다. 잘 모르는 사이에 공통화제도 없으니 어색했다. 한국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향과 족보에 대해 몇 마디 말을 하다가, 뜻밖의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신랑의 누이가 내가 ...

일자: 2023.10.23 / 조회수: 25

부러운 이모작

운동을 마치고 친구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안면이 있는 J 여사가 식당으로 들어온다. 식사 약속이 있어 오는 줄 알고 인사했더니 일하러 왔단다. 자연스럽게 앞치마를 두르고 콩나물을 다듬기 시작한다. 식탁 정리하고 식재료 손질하는 일을 하루에 4시간씩 하고 있단다. 신선했다...

일자: 2023.09.12 / 조회수: 26

밥의 향기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대청마루 한 복판에 연탄난로가 있었다. 겨울의 기억일 것이다. 신문사에 다니시는 아버지는 글쓰는 것이 직업인지, 술 마시기가 직업인지 모르게 늘 술이 취해 늦게 오셨다. 이른 저녁을 먹고 우리가 잠이 들 무렵이면 어머니는 아버지를 위해 따로 밥을 ...

일자: 2023.07.19 / 조회수: 41

멍멍 개소리

개무시, 개망신, 개수작 등등의 단어는 개를 하위에 두고 만들어낸 조어이다. ‘개’라는 접두어 때문에 더 상태가 악화되어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매우’ 대신 ‘개’를 쓰면 훨씬 의미가 강조되어 그 뜻이 더 개떡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사람...

일자: 2023.04.09 / 조회수: 410

접인춘풍(接人春風) 임기추상(臨己秋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와 동물들과 벌레들이 놀라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나고, 미국에서는 First day of spring 이라는 춘분도 지났다. 아직 쌀쌀하다. 뒷마당의 매화는 피었다 지고 어제 내려가 보니 자두꽃과 복숭아꽃 살구꽃이 활짝 피었다. 봄이 오기는 오나 보다. 그러나 요 ...

일자: 2023.03.12 / 조회수: 27

떠나야 보이는 것들

아침저녁으로 혈압약,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에 각종 비타민 등 한 움큼씩 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식성이 좋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장기 이식 환자는 평생 먹어야 하는 약들이므로 내 식욕에 감사한다. 뭐든 잘 먹으니 약 먹는 건 일도 아니지 뭔가. 한 달에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