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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무실로 선랜드의 한 교회에 다니는 집사님이 연락해왔다. 모임을 마치고 나오던 중, 교회 앞 도로에서 좌회전하다 직진하던 차에 부딪혔다고 했다. 자신의 차 오른쪽 뒷부분에 받혔고, 분명히 자신이 먼저 도로에 진입했기 때문에 도로 사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상대방의 잘못이라며 억울해했다. 

또 한번은 주말에 샌디에고 쪽에 사는 한 남자분이 좌회전하다 갓길에서 달려오는  사이클 자전거를 쳤다며 상담 전화를 걸어왔다. 이분 말로는 해 질 녁 잎사귀가 무성한 가로수 그늘에 가려진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고, 자전거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책임이 아니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사무실에 있으면 하루에 1~2건씩 교통사고 문의가 오는데, 이 중 절반은 ‘비보호 좌회전’ 중 발생한 것이다. 물론 이 중 절반은 좌회전하다 받힌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직진하다 받은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상당수가 비보호 좌회전 중에 벌어진다고 한다(나머지 대부분은 안전거리 미확보에 따른 후방 추돌이다). 그렇다면 비보호 좌회전 중 교통사고가 났다면 누구의 잘못일까? 

 

대개의 경우는 좌회전하던 차의 잘못인 경우다. 말 그대로 ‘비보호’ 좌회전이기 때문에 좌회전 차량은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직진하는 차에 도로 점유에 대한 ‘우선권(right of way)’이 있으며, 좌회전하는 차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좌회전을 시도하는 것이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가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직진하던 차량이 오던 방향에 ‘정지 표시’(Stop Sign)가 있을 때이다. 정지 신호가 있으면 아무리 직진하는 차량이라도 전방 도로에 대한 우선권이 없기 때문에 안전할 경우에만 도로에 진입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좌회전하다 사고가 났더라도 직진하던 차량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본다. 위에 예로 든 집사님의 경우 혹시나 해서 직진 차량에 정지 표시가 있었느냐고 물어봤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경우는 직진하던 차량이 빨간 불로 바뀐 다음에 도로에 진입한 경우이다. 노란불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아직 빨간불로 바뀌기 전이라면 좌회전 차량의 잘못이 대부분이다. 잘해야 과실의 비율이 줄어들 뿐이다. 하지만 빨간 불은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다는 표시이다. 따라서 빨간불에 도로에 진입한 직진 차량과 부딪혀 사고가 났을 때는 직진 차량의 잘못이 된다. 그렇지만 빨간 불에 차가 진입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목격자를 확보해야 하거나, 블랙박스 영상으로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 외의 경우는 대부분 좌회전하던 차량의 과실로 결론 난다. 사실 비보호 좌회전 체계는 지금처럼 도로의 교통량이 많지 않을 때 고안된 제도여서 지금은 거의 맞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다. 또 실제로 오렌지카운티나 일부 지자체는 비보호좌회전을 없애서 좌회전 신호를 따로 두는 방식으로 옮기고 있다. 필자가 아는 타운의 한 원로는 비보호 좌회전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좌회전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고롭지만 ‘P 턴(P-turn)’을 한다고 했다. 택배회사 UPS는 수십 년 전부터 좌회전이 없는 방식으로 배송체계를 개편하여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물론, 연간 수백만 갤런의 연료 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운전을 하기 원한다면 비보호 좌회전 대신 P턴을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213-700-3159

 


<필자 소개>

정대용 변호사는 고려대 사회학과와 Abraham Lincoln 로스쿨을 나왔으며, 한국의 매일경제와 미주한국일보(LA)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마케팅회사에서 현대자동차/제네시스 등을 홍보했으며,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교통사고/레몬법 변호사/유산상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Jungdy1821@gmail.com  

▶문의: 213-700-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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