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호스피스 30.7%는 집에서
가족 고통, 재정 부담 더 큰 게 사실
병원 호스피스 입원 장벽 낮춰야
“집에서 돌봐야”책임감 높지만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양로원보다는 집에서 가족들이 둘러보는 가운데 삶을 마감하려고 한다. 하지만 집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지 않다.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고 또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학술지에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집과 병원 시설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호스피스 서비스의 현실을 보도했다.
2017년 의학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집에서 삶을 마감하는 비율은 30.7%로 병원의 29.8%를 앞섰다.
재향군인 보스턴 헬스케어 시스템의 심장전문의 겸 2019년 발표된 이 연구 보고서의 저자인 하이덜 워라치 박사는 “현대에 들어 미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홈 호스피스가 더 많다고 봐야 한다. 환자의 장기 거주지로 인정되는 양로원에서 죽는 사람의 비율도 20.8%가 되기 때문에 병원보다는 주거지에서 눈을 감는 미국인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워라치 박사는 의회가 40년전 메디케어에서 마지막 생을 돌봐 주는 호스피스 케어를 승인하면서 병원 보다 주거지 사망이 더 많아 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2029년까지 메디케어 수혜자의 절반 이상이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으며 숨졌다.
그는 “문화가 달려졌다. 사람들은 병원에서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호스피스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홈 호스피스 어려움
리 지온츠는 폐암으로 숨졌다. 그녀는 맨해튼 로워이스트사이드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에서 기르던 고양이와 이웃들의 방문 속에 눈을 감기 원했다. 그녀의 조카 린다 홀랜더는 호스피스 서비스 직원을 돕는 24시간 도우미를 고용했다.
하지만 지온츠의 통증은 더 심해졌고 그녀의 형제들은 집에서 모르핀 진통제 투여에 우려를 나타냈다. 뉴저지 웨스트 오렌지의 소셜 워커이기도 한 조카 홀랜드는 “형제들이 동생이 집에서 죽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형제들은 지온츠를 마운트 사이나이 이스라엘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시켰다. 그녀는 입원 하루 반나절 후 70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앨런 미로너는 유방암으로 죽어가는 그의 아내 린을 미네소타 에디나에 있는 집에서 돌보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아들 마크는 “아버지가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 린의 병이 심해지고 화장실로 걸어가지도 못하게 되자 81세인 앨런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미로너는 결국 8명이 사용하는 이디나의 작은 호스피스 시설에서 입원시킨지 1주일 만에 78세의 나이로 숨졌다.
뉴 잉글랜드 저널 지난달 호에 “정말 집보다 좋은 곳은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이런 경험담이 실렸다.
이번 논문의 수석 저자이자 하바드 의대 말기 환자 간병 전문의인 멜리사 워터치먼과 공동 저자들은 독립된 호스피스 시설과 병원내 호스피스 병동을 포함한 대안 장소가 어려운 증상을 가진 말기 환자를 더 잘 돌볼 수 있고 또 지쳐 있는 가족들에게도 휴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재정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들을 주장했다.
워치터만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집에서 돌봐야 한다는 문화적 압박을 받는다”면서 “가족들이 집에서 돌볼 수 없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홈 호스피스 서비스
메디케어 혜택을 받는 호스피스 환자의 98%는 ‘정기적 홈케어’를 받고 있고 호스피스 서비스 회사가 간호사와 보조원, 소셜 워커, 목사를 보내주고 병원 침대 같은 장비와 의약품을 환자의 집으로 보낸다. 하지만 24시간 돌보는 것은 아니므로 나머지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고용된 케어기버의 몫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죽음은 예측 불허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어떤 말기 상태는 다른 곳보다 집에서 맞이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일 수도 있다.
워치터만 박사는 암환자는 집에서 숨지는 확률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치매 환자는 주로 양로원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호흡기 질환자는 병원에서 죽는다.
그는 어떤 환자는 하루 24시간 지켜볼 필요가 없지만 어떤 이는 24시간 돌봐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약간명의 호스피스 환자는 ‘계속적인 재택 치료’(continuous home care)를 받는다. 간호사와 보조사가 8~24시간 돌봐준다. 의회에 메디케어 정책을 자문해주는 독립 기구인 ‘메디케어 지불 자문 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늘어난 시간 서비스는 호스피스 날짜의 0.2%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환자는 호스피스 시설이나 병원, 양로원에 입원한다.
병원 호스피스 저조
하지만 병원 입원은 장담할 수 없다. 2019년 모든 호스피스 받는 날짜의 1.2%만이 병원 입원이었다. 메디케어의 혜택을 받으려면 병원 이외 다른 시설에서 감당하기 힘든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아야 하며 진단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비록 메디케어에서 하루 평균 1,000달러의 입원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하루 200달러의 홈케어 비용과 비교해 이익 마진이 훨씬 더 높다. 호스피스의 70% 이상은 영리 업체다.
병원들은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환자들을 홈케어로 퇴원시키는 경향이 높다. 그래야 병원 순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전국 호스피스 및 말기 환자 돌봄협회의 에도 바나 회장은 논문의 재정적 이득 부분에 이견을 보였다. 그는 “이익 마진 때문에 병원보다 홈 케어가 더 높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시설보다는 환자가 머무는 일수가 이익의 차이와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 저자들은 홈케어를 더 확대하고 마지막 순간 병원 입원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간을 호스피스 시설(전국 호스피스의 30%가 시설을 가지고 있음) 또는 양로원이나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존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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