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정파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민간인을 학살하고 수백여명의 인질을 납치한 이후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인 지상전을 통해 하마스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의 가장 큰 장애물은 하마스가 가자시티 지하에 파놓은 거미줄 같은 땅굴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땅굴은 인구밀도가 높은 거주지 땅밑에 연결돼 있다. 단지 적의 눈을 피해 조직원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뿐 아니라 무기, 물과 음식을 저장하고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터널도 있다. 또 지휘부 은신처로도 사용되고 있다.
아무도 의심을 사지 않을 일반 문과 뚜껑을 통해 하마스 조직원들이 지상 임무를 수행하고는 눈에 띄지 않게 터널로 사라진다.
이 터널의 지도도 없고 이스라엘인은 거의 보지도 못한다.
이 땅굴의 존재는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로 처들어 가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거미줄 지하 터널
이번 이스라엘군의 가자 침공의 성패는 이 땅굴 파괴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은 인구 밀집 지역인 자발리야 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고 있다. 명분은 이지역 지하에 있는 땅굴 파괴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공습한 특정지역내 땅굴 존재를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주장 역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스라엘이 터널을 파괴하려면 일반 건물 지하에 숨겨진 터널 입구를 찾아야 한다.
이 땅굴은 일반적으로 6.5피트 높이에 3피터 넓이다. 조직원들이 한줄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지난달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17일만에 풀려난 85 이스라엘 여성은 마치 거미줄 처럼 연결된, 축축하고 습기가 찬 땅굴을 지나 커다른 공간에 도착해 다른 20명의 인질과 땅굴 속에 감금 됐었다고 전했다.
땅굴에는 하마스에 납치된 200명 이상의 인질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당수는 이스라엘이 파괴하려는 주요 터널에 감금 된 것으로 보인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차 목표는 인질 구출이고 두번째는 땅굴을 파괴해 하마스를 전멸 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로 땅굴 이용해 물자 밀수
2007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정권을 잡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강화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자와 이집트 국경 아래 밀수용 터널을 더 많이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 터널은 봉쇄를 무력화시키는데 사용됐고 이를 통해 연료와 식품 등 다양한 생필품을 들여왔다. 또 무기와 콘크리트, 장비 등 다양한 건축 자재가 이를 통해 가자 지구를 유입됐다.
이집트 전부는 이들 땅굴을 이용한 밀수 루트 제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땅굴에 바닷물을 퍼부어 상당수의 땅굴을 파괴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밀수에 이용되고 많은 땅굴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군작전 부담
이스라엘 군의 화력이 하마스를 압도하지만 거미줄 같이 연결된 땅굴에서의 작전 수행에는 어려움이 크다.
미국 군사학교 현대전 연구소의 존 스펜셔 시가전 전문가는 “지상이나 건물에서 싸우는 것보다 바다속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상전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장비들이 필요하다”면서 “호흡 장비, 관측, 통신, 지도 등등의 장비가 필요하며 총격을 가할 수 있는 특수 총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하마스가 터널 곳곳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있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 군은 전체 터널을 파괴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너무 광범위한데다가 모두 도려내기도 힘들다. 대신 공습 또는 폭발물로 입구를 폭파해 봉쇄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지하에 들어가 전투를 벌여야 하겠지만 대부분 입구를 봉쇄하는 정도의 작전 수행을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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