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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보이스 피싱>

“엄마 나 감옥이야. 어젯밤 음주 운전 교통사고로 잡혔어. 이 변호사 시키는 대로 해”(영어로). 

시애틀의 A 씨가 최근 당할 뻔한 보이스 피싱 범죄다. 일명 ‘그랜드 페어런츠 사기’(조부모 사기)로 불리는 전형적인 수법이지만 다행히 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돼 피해를 모면했다. 

요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유형의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녀 또는 손주를 사칭한 보이스 피싱 범죄가 팬더믹 이후 급격히 늘고 있다. 

 

시니어 대상 보이스 피싱 심각한 수준

연방정부“지난 5년 새 10만 건 피해 접수”

판단력 흐려져‘조부모 사기’무심코 당해

 

연방 통신위원회(FTC) 에밀리 우 검사는 이런 사기에 당하는 시니어들이 지난 5년간 10만 건이 넘는다면서 직접 집까지 찾아와 돈을 받아 가는 대담한 사건도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구글은 지난해 보이스 피싱 범죄가 1년 전에 비해 무려 600% 늘었다고 밝혔다. 

‘조부모 사기’는 자녀나 손주를 가장해 부모나 조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 또는 사고, 납치 등 급한 상황이 발생했으니 돈을 보내 달라는 전형적인 시니어 대상 보이스 피싱 수법이다. 특히 부모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도 한다. 조부모들이 확인을 못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경찰관, 의사, 변호사 등을 사칭해 손주가 위험하다며 돈을 뜯는 사례도 많다.               

이들은 주로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족의 정보를 알아낸다. 특히 손주들이 올려놓는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이나 나이 또는 습성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또 사기범들은 주로 늦은 밤 전화를 하는 성향이 높다. 전국 소비자 연맹은 나이 든 사람들은 밤 시간대 전화를 받으면 더 혼란스럽고 판단도 늦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추적이 어려운 기프트 카드,  선지불 카드, 또는 송금 업체 웨스턴 유니언을 통해 돈을 보내라고 요구한다. 이런 요구는 100% 사기로 보면 틀림없다. 최근에는 집까지 찾아와 돈을 받아 가는 대담성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 통해 가족 정보 찾아 범행 이용 

자녀, 손주 사칭하며 다급하게 돈 요구

선물 카드, 송금 업체 통해 돈 달라면 100% 사기

응급 상황이라고 다그쳐도 전화 끊고 사실 확인부터

 

US 메트로(6월).jpg

 

아들 사칭 A 씨의 사례

지난 5월 10일 아침 일찍 시애틀의 A 씨에게 LA 직장에 다니는 아들을 가장한 사기범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사기범은 케이스 번호까지 주며 음주 운전으로 체포돼 지금 감옥에 있는데 국선 변호사가 전화할 테니 시키는 대로 해야 빨리 나갈 수 있다고 다급히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곧바로 변호사를 사칭한 남성은 “아들이 알코올 성분이 든 감기약을 먹고 운전을 하다가 임신 6개월 여성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받아 현재 감옥에 있다. 9만5000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돼 그중 9,500달러만 내면 일단 풀려날 수 있다”며 송금을 요구했다. 그는 상대방이 임신 중인 여성이어서 보석금이 더 올라갈 수 있으니 빨리 빼내야 한다며 재촉했다.

 당황한 A 씨는 아들이 감옥에 있다는 말을 믿고 아들에게 전화 확인할 생각도 못 했다. LA 최고 음주 전문 변호사를 사겠다며 전화를 끊은 후 LA 지인 등을 통해 전문 변호사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A 씨의 의뢰를 받은 변호사는 아들이 A 씨에게 줬다는 케이스 번호나 이름, 생년월일로도 체포 기록을 확인하지 못했고 결국 직장에 있는 A 씨 아들과 통화해 보이스 피싱임을 알게 됐다. A 씨는 “아들이 전화를 걸어 ‘엄마 지금 무슨 일을 한 거야’ 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아들이 어떻게 LA에서 직장에 다닌다는 사실과 내 전화 번호를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무섭다”고 말했다.  

 

사위 사칭 B 씨 사례

LA 사는 B 씨는 한국에 있는 엄마로부터 “사위에게 보낸 사업 자금 500만 원을 잘 받았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무슨 영문인지 물었더니 엄마는 “사위가 전화로 자금이 부족하니 급히 돈을 보내 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못 받았느냐”는 것이다. 

한 번도 돈 달라고 해본 적 없는 사위가 왜 전화를 걸어 돈을 달라고 하느냐며 화를 냈지만 한국에 있는 엄마는 이미 피해를 당한 후였다. 

B 씨는 엄마가 자주 통화할 기회가 없는 사위 목소리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어떻게 엄마 전화 번호를 알았고 또 남편이 사업하는 줄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한국 금융 범죄 수사 검사 사기 사례

LA에서 자영업 하는 C 씨는 지난 연말 한국 검찰 금융 범죄 수사국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아침 일찍 다운타운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C 씨에게 “LA 은행 구좌가 국제 돈세탁에 이용돼 은행 구좌를 확인해야 하니 구좌 번호를 달라. 아니면 한국에 나와서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당황한 C 씨는 범인의 지시대로 차를 타고 은행으로 달려가는 도중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전화를 끊어버려 화를 면했다. C 씨는 “평생 나쁜 짓 하지 않고 살았는데 갑자기 그것도 한국 검사라고 전화를 해 매우 당황했다”면서 “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름과 은행 구좌를 대라고 해서  

자칫 줄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IRS 사칭 피해 D 씨 사례

오렌지카운티 브레아의 D 씨는 IRS 수사관 사칭하는 범인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체포될 수도 있으니 당장 전화 끊지 말고 가까운 세븐 일레븐 스토어로 가라. 구글 게임 카드 500달러 4장을 사서 번호를 불러 세금을 내라”는 지시에 500달러를 사기당한 케이스. 

두 번째 게임 카드 번호를 불러주던 D 씨는 뭔가 수상해 전화를 끊고 세븐 일레븐으로 달려가 카드를 취소하려 했지만 이미 불러준 카드는 회수가 불가능했다. 그나마 업소와 구글의 협조로 나머지 3장의 카드는 환불받았지만 D 씨는 아직도 약이 올라 밤잠을 설치곤 한다.

D 씨는 “한 친구가 세금 문제로 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어 겁이나 전화를 들고 끌려다니며 당했다”면서 “당황해 아무 판단도 못 했다”고 고개를 내 저었다. 

 

방지 대책

FTC는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신분이 노출돼 범행에 이용될 수 있다면서 가족 관계, 개인 정보 등의 공유를 극히 제한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사기는 범죄이므로 어떤 종류의 사기전화라도 ReportFraud.ftc.gov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FTC는 2020년 한해만도 210만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송금 업체 웨스턴 유니온을 통해 사기범에게 돈을 보냈다면 빨리 이 회사 핫라인(800-448-1492)에 신고해야 한다. 또 머니 그램으로 보냈다면 핫라인(800-926-9400)에 신고한다. 아직 돈이 지불되지 않았다면 다시 회수할 수 있다. 

 

◇해야 할 일

소셜 미디어에 가입했다면 알고 지내는 사람들만 사진이나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있도록 보안 세팅(프라이버스 세팅) 해둔다. 사기범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 가족의 정보를 찾는다.

전화를 받았다면 손주의 첫 애완견 이름이나 종류같이 가족들만 알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진짜 손주인지 신분을 확인한다. 아무리 다급하게 재촉해도 일단 전화를 끊고 손주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사기범들은 급박한 상황 연출이나 비밀을 유지해 달라는 등의 방법으로 전화 확인을 못 하게 한다. 

경찰, 변호사, 의사라고 말한다면 우선 관계 부서나 병원 등에 전화를 걸어 신분을 확인한다. 무엇보다 본능에 충실한다. 뭔가 이상하면 분명 이상한 것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 

걸려온 전화가 낯익다고 해도 절대 방심하지 말라고 FTC는 조언했다. 사기꾼들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신뢰 가는 전화번호를 사용해 속일 수 있다. 

절대 정보를 미리 주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야 할머니”라고 전화를 한다면 절대 손주의 이름을 먼저 부르면 안 된다. “아무개니?”라고 말하는 순간 손주의 이름이 노출된다. 상대편에서 이름을 말하기 전까지 절대 이름을 부르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다급하게 말해도 같이 다급해 하면 안된다. 한 박자 쉬어 대답해라.

절대 현금이나 송금 또는 기프트 카드, 현금카드의 번호를 불러주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결재는 추적이 매우 어렵다. 

<김정섭 기자>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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