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매와 헤어브러쉬
Oh, where is my hairbrush? Where, where, where…. is my hairbrush?
Why do you need a hairbrush when you don't have any hair?
-VeggieTales, Hairbrush song 중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주일학교에서 교사를 하다 보면 집안 사정을 고스란히 선생님에게 일러바치는 아이들이 꼭 있다. 한 아이의 고해가 시작되면 다른 아이들도 앞을 다투어 자기네 사정을 토해놓는데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가 부모님에게서 받은 체벌의 이야기다. 애초에 그 체벌이 왜 있었는가보다는 그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했고 강렬했는지가 주제인 걸 보면 누군가에게 맞는다는 것 자체가 큰 트라우마가 된다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랑의 매”로 사용되는 도구도 집집마다 차이가 많은데 엄마의 손바닥이 제일 많았고 약하게는 엄마가 신고 있던 슬리퍼에서 강하게는 골프채와 허리벨트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쯤 되니 과연 훈육과 폭력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고 법적으로 체벌이 금지된 것이 이해가 되었다.
어쨌든 우리 집에도 이 “사랑의 매”가 존재하긴 했다. 바로 달러 스토어에서 구입한 공작용 패들이었는데, 맨손으로 때려서는 안 되고 매로 사용하는 것을 따로 정해 놓아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에서 구한 것이었다. 나무로 만든 편편한 주걱 모양의 패들인데 손바닥이나 엉덩이를 한 대 때리면 실제 아픈 것보다 찰싹하는 음향 효과가 좋아서 혼내는 분위기 잡기에 딱 좋았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싸우고 말썽을 부릴 때마다 “맴매 어딨어? 맴매 가져와!”를 외쳐가며 맘에 쏘옥 드는 맴매가 손에 익어갈 무렵이었다. 다른 가정에서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아직 한참 어렸던 큰 아이가 어디선가 헤어브러쉬를 들고 와서 두렵고도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엄마, 이 집에도 “맴매”가 있다고 속삭이는 것이다. 그 패들 헤어브러쉬의 편편한 면이 우리 집 맴매와 똑같이 닮아있었던 이유였다. 그 말을 들은 분들이 목사님 댁에서는 헤어브러쉬로 애들을 때리냐고 마구 웃어대셨다. 졸지에 이상한 맴매로 훈육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 후로 우리 집에서 맴매를 찾을 때는 맴매 어딨어 대신 자연스럽게 위에 소개한 어린이 비디오VeggieTales Silly song 중의 하나인 Hairbrush song을 부르게 되었다.
이 때문에 엄숙해야 할 맴매 시간이 재밌고 웃긴 silly moments가 되어 버렸지만 훈육의 효과는 더 좋았다. 어쩌다 시작된 이 전통 아닌 전통 때문에 지금까지도 우리 아이들은 깔깔대며 어린 시절의 훈육 시간을 추억한다.
요즘 시대에 체벌이란 훈육을 빙자한 범죄로 찍혀버렸다. 우리 시대에 당연했던 사랑의 매는 옛 세대의 부끄러운 유산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오히려 체벌이 없어지면서 훈육도 함께 사라진 듯하다. 모두가 자신의 아이들을 왕처럼 키우며 을이 아닌 갑이 되라고 가르친다. 폭력적인 체벌이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폭력적인 어른이 된다.
체벌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훈육은 계속되어야 한다. 희미해진 훈육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이 내 부모님은 내가 이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라셨다고 깨닫기를 바란다. 그 부모의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이 이어질 때 함께 살아가기에 더 나은 세상도 같이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임희진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졸업.
음악치료 과정 수료.
현재 벨플라워 가나안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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