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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서 열린 호주전에서 극적 5점차 승리로 미국 본선 진출.

플로리다 마이애민 론 디포 파크에서 D조 1위와 한판 대결.

D조 1위 놓고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 11일 최종전.

전력상 메이저리그 올스타나 다름 없는 도미니카 공화국 버거운 상대.

 

 

한국 야구대표팀이 호주전에서 극적인 5점 차 승리로 17년 만에 WBC(World Baseball Classic) 8강에 진출했다. 8강 녹다운 진출로 미국 땅을 밟는 것도 2009년 준우승 이후 17년 만이다.

플로리다 마이애미 론 디포 파크에서 벌어질 8강 상대는 D조 1위 팀이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 승자다. 두 팀은 D조 토너먼트 최종전을 11일 벌인다. 나란히 3승을 거두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게는 두 팀 모두 어려운 상대다. 전력상으로는 메이저리그 올스타나 다름없는 도미니카 공화국이 훨씬 버겁다.

 

도미니카 공화국 한차례 우승 경험

도미니카 공화국은 WBC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 경험이 있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라이벌 푸에르토리코를 3-0으로 눌러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베네수엘라는 2009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준결승에서 한국에게 10-2로 대패한 바 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해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베네수엘라에게는 승리의 기억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한국 언론들, 호주전 승리를 '도쿄의 기적' 표현

대회가 벌어지기 전 한국 대표팀이 미국서 벌어지는 8강에 진출하려면 호주, 대만 3팀이 일본을 뺀 남은 티킷 1장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예상대로 3팀은 2승2패로 결국 득실점 차로 2위가 결정됐다. 한국은 토너먼트 최종 호주전에서 7-2로 이겨 티킷을 확보했다. 한국 언론은 9일 호주전을 ‘도쿄의 기적’이라고 이름붙였다.

 

한국 2실점 미만, 5점차 이상 어려운 승리

그럴 만했다. 한국은 호주에 이겨야 되지만 2실점 미만에 5점 차 이상의 점수 차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경우의 상황에 몰

렸다. 호주는 대만을 3-0으로 꺾고, 조 1위 일본에 3-4, 1점 차로 패한 데서 드러났듯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이길 수는 있으나 5점 차 이상을 벌려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 팀은 전날 이길 수 있는 대만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차기 끝에 5-4로 져 팬들의 비난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대만전을 이겼으면 마음을 크게 졸이지 않아도 됐다.

소심한 류지현 감독을 비롯해 메이저리그파 이정후(SF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등이 비난의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이정후는 대표팀 캡틴이다.

 

대만에 패해 8강 진출 물건나 간 분위기 뒤집어

류지현 감독(54)은 LG 맨이었다. 1994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해 첫해 우승을 맛봤고 코치와 감독(2021-2022년)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2022년 LG 역대 시즌 최다승(87승)를 거두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이 불발돼 2년 만에 해고됐다. 구단주 대행이 플레이오프에서 류 감독의 너무 소극적인 작전에 불만을 드러내 정규시즌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해고했다는 게 정설이다. 류 감독은 유격수 출신으로 현역 때 매우 안정된 플레이를 했다. 잠실 구장에서 홈런이 ‘류지현 존’으로 통할 정도로 늘 비슷한 지역에 떨어졌다. 펜스를 살짝 넘기는 좌월 홈런이었다.

LG에서 해고된 뒤 전 삼성맨 류중일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류 감독도 유격수 출신. 류 감독은 성장한 자식 문제가 불거져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다. 류중일 전 감독은 잠실 야구장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다.

류지현 감독에게 대표팀 사령탑은 현장 복귀의 전초전 무대나 다름없다. 첫 국제대회인 2026 WBC 대회가 매우 중요한 이벤트일 수 밖에 없다. 대만전 패배로 사실상 미국행 8강 진출은 물건너 간 분위기였다. 어느 누가 9일 도쿄돔의 기적을 예상했다면 거짓말이다. 확률 자체가 10%대였기 때문이다.

류 감독을 지옥의 수렁에서 천국행으로 구한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역 LG맨 1루수 문보경(25)이다. 신일고 출신인 그의 데뷔가 2021년 5월이다. 류 감독이 LG 사령탑을 맡고 있을 때다.

문보경은 벼랑에 몰린 호주전에서 홈런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을 작성해 대표팀을 마이애미로 견인했고, 류지현 감독을 구했다. 실제 한국 야구의 구세주나 다름없다. 문보경은 C조 토너먼트 타율 0.538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11타점은 토너먼트 최고다.

 

8강전 좌절됐다면 뭇매 각오 했어야

이번에 한국 야구 대표팀이 8강 진출행이 좌절됐다면 선수단은 물론이고, KBO 총재(허구연)를 포함해 야구인 전체로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는 내적으로 관중 1천만 명 시대를 돌파하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군림한지 오래다. 하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별 볼일 없는 수준 이하의 기량으로 경쟁력을 상실했다. 마치 중국 축구와 흡사하다. 중국 축구는 중국내에서 스타 플레이어들의 연봉도 높고 인기도 좋다. 하지만 중국인들과 시진핑 주석의 꿈인 월드컵 진출은 요원하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의 티킷을 48장으로 늘린 것도 FIFA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진실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북중미 티킷을 잡지 못했다.

2026 WBC 도쿄돔의 토너먼트는 한국 야구의 기로에 선 무대였던 것이다. 설령 마아이매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를 만나 4강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도쿄돔의 기적으로 미국을 밟게 돼 탈락 의미는 상쇄된다. 일본에게도 국제 대회 11연패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선전한 경기로 남았다. 질 때도 잘 져야 하는 게 스포츠다. 미국 대학 스포츠에서 라이벌전을 크게 패하면 감독이 잘린다. 학교뿐 아니라 동문들이 인내를 하지 못한다.

문보경은 2회 투런 홈런으로 한국팀 덕아웃 분위기를 띄웠고 3회 적시 2루타, 5회 적시타로 대거 4타점으로 5점 차를 벌리는 발판을 놓았다. 숨은 이야기이지만 한국이 선공을 하고 호주가 말 공격을 한 것도 8강 행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호주가 8회 말 메이저리그 유망주 트래비스 바자나(2024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드래프트 전체 1번)가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해 스코어가 2-6으로 좁혀졌다. 만약에 한국 팀이 말 공격으로 9회 초에 반자나의 득점이 나왔으면 6-2로 이기고 경기는 끝나는 상황이다. 이기고 마이애미 행은 좌절되는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상황이 될 뻔했다.

 

마운드 문제 해결해야 4강 진출 가능

한국 대표팀은 토너먼트 4경기에서 팀 타율 0.243-OPS 0.796-7홈런-33득점-4도루를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4.50이다. 조별 1,2위로 8강에 진출하는 팀 가운데 가장 나쁘다. 마운드의 문제가 토너먼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8강 상대는 메이저리그 출신들로 대부분 채워진 팀들이다. 과연 마운드가 버텨줄 수 있을지가 4강 진출의 관건이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일자: 2026.03.10 / 조회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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