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12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긴 여름방학을 이용해 해야 할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지원하고 싶은 대학들을 리서치해 보는 것도 중요하고, 공통원서 에세이 작성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해 볼 것이 있는데 바로 “캠퍼스 투어”다.
대학을 직접 방문해 강의실과 기숙사 등을 살펴보고 대학 주변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캠퍼스 투어에 대해 일부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거꾸로 말한다면 기회와 시간이 된다면 지원할 대학을 방문해 보는 것은 입시준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 하겠다.
합격한 것도 아니고, 설령 합격한다고 해도 실제 입학할 것인지 알 수 있는 지금 캠퍼스를 투어하는 게 왜 중요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1. 캠퍼스 투어란?
말 그대로 대학을 방문해 분위기와 시설,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환경, 기후 등을 직접 눈으로 살펴보면서 지원자에게 잘 맞는 곳인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학 사이트나 유튜브, 그리고 온라인 입시 사이트 등을 통해 여러 가지 필요한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몸으로 느끼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캠퍼스가 대도시가 아닌 차로 한참 떨어진 한적한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고 가정해 보자. LA나 뉴욕 등에서 성장한 일부 학생들은 분명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또 동북부 지역에 대학이 위치해 있다면 남가주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매서운 추위를 감당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캠퍼스는 정말 마음에 드는데 교문 밖을 벗어나니 지역 치안이 불안해 보일 수도 있고, 만약 여기에다 교내 기숙사 시설이 부족해 학교 밖 아파트를 이용해야 한다면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들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예들 외에도 캠퍼스 투어를 통해 얻는 정보는 많은데, 재학생들이 보는 대학의 장단점 같은 것은 매우 중요한 내용이어서 나중에 지원 또는 합격 후 입학 여부를 결정할 때 유익한 판단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
2. 어떻게 진행되나?
캠퍼스 투어는 두 가지 일정으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는 앞서 설명한 캠퍼스 투어다. 그리고 이는 일반적으로 재학생들이 담당한다. 캠퍼스 내 방문자 센터나 입학사무처 앞에서 모여 팀을 나눠 재학생의 안내로 곳곳을 다녀보게 된다.
재학생들은 시설 소개와 함께 학생들의 활동, 그리고 대학에서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이벤트 등도 함께 소개하고 질문도 받는다. 대략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두 번째는 인포세션(info session)이다. 강의실 또는 회의실 등에 모여 대학 입학사무처 관계자 또는 입학사정관 등이 나와 대학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다.
대학의 입학사정에 관한 간단한 설명과 학비보조, 그리고 대학이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관해 소개하는 시간인데,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인포세션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가능하다. 즉 투어 때 재학생에게 대학의 입학사정에 관한 것을 질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재학생들도 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게 돼 있다.
하지만 인포세션에서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 즉 입학사정 기준이나 대학이 원하는 지원자 등 보다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세션이 끝난 뒤 개별적으로 질문하는 것도 괜찮으며, 가능하면 이 담당자의 명함을 받아 나중에 감사 이메일을 보내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자세라 하겠다.
3. 왜 캠퍼스 투어가 중요할까?
지원자가 지원 예정 대학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또다른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빅 데이터”(big data) 를 활용한다.
엄청난 컴퓨터 시스템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지원자에 대한 정보 취합 및 관리로 이해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선 미국의 입시 시스템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 대학 지원자의 지원 대학 수에 사실상 제한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대부분 복수의 대학들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는다. 그리고 난 뒤 자신이 실제 입학할 대학을 결정해 통보하면 된다.
이는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합격을 시켜 놓아도 입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들은 신입생 정원 보다 많은 인원을 선발하게 되고, 여기에 더해 대기자 제도를 통해 나중에 부족한 인원을 보충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들은 수년 전부터 우수한 신입생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합격하면 반드시 입학 의무가 주어지는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입학사정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가 입학시켰을 때 실제 입학할 학생을 선호하게 된다. 당연히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의 실력을 갖춘 후보자여야 한다.
바로 이를 판단하기 위해 “빅 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는데, 대학과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이용해 소통하고 직접 캠퍼스 투어에 참가한 기록 등을 살펴보면서 얼마나 강한 입학 의지가 있는 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합격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후보자들끼리 경쟁을 벌인다면 이런 기록들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4. 어떻게 참가하나?
방법은 간단하다. 대학 사이트에 들어가면 캠퍼스 투어 칸이 있는데,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먼저 결정한 뒤 개인 신상에 관한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통상 성명과 재학 중인 고등학교 명, 집 주소, 이메일 주소 등을 기재하면 된다.
투어에 들어가는 비용은 없다.
그리고 캠퍼스 투어는 학기 중에도 진행되기 때문에 꼭 여름방학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단지 방학 중에 하는 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권하는 것이다.
5. 간 김에 인터뷰도 가능하나?
가능하다. 하지만 미리 대학에 연락해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대학이 자신이 드림스쿨이고, 준비가 돼 있다면 캠퍼스 투어 후 바로 인터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동부 지역 등 현재 거주지와 거리 먼 곳에 위치한 곳이라면 간 김에 인터뷰까지 마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지원서 제출 후 거주지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뷰는 대학에 따라 하지 않는 곳도 있고, 대학에서 제시한 인터뷰를 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를 활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6. 주립대도 캠퍼스 투어를 해야 할까?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캠퍼스 투어는 명문 사립대 지원자들의 입시 과정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UC계열 캠퍼스들마다 많은 투어가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UC계열은 주 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환경을 갖추고 있어 그 중 몇 곳 정도는 직접 가보는 것도 나중에 도움이 된다.
대학은 4년이란 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곳이여서 자신이 입학하고 싶은 대학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은 사립대와 주립대를 구분할 필요가 없이 필요하면 가보는 게 좋다.
필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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