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미국 100개 호텔중 82%가 ‘지난해’ 빈대 경험
납작하고 날개 없으며 유충은 1밀리, 성체는 5-7밀리
호텔 매트리스 바느질 이음새, 헤드보드 뒤 검사를
비행기, 호텔, 극장, 지하철에 득실 댈 수도
집에 돌아오면 빈대 검사, 의심 나면 드라이어로 돌리고
여행이 계절이자 빈대가 판치는 여름이다. 여름은 방학을 맞은 자녀들, 손주들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며 힐링의 시간을 갖기에 좋은 시간이다.
하지만 불청객이 있다. ‘빈대’(베드버그)다. ‘빈대’는 후진국성 해충으로 이름을 날렸다. 위생이 좋지 않은 후진국에서만 있는 해충으로 생각했었다. 미국이나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멀찌감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 해충이 최근 십여년 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기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예술의 도시 파리는 ‘빈대’ 소동으로 난리가 났었다. 또 한국에서도 난리였다. 아직도 완전 퇴치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주의해야 한다.
호텔, 지하철, 극장에서 옷에 묻어 집으로 침투해 갈리진 틈, 옷장, 책상, 침대 바느질 자리 등등 후미지고 어두운 곳에 잠복한다. 밤이면 사람을 공격한다. 퇴치도 어렵다. 예전에는 흰색의 DDT로 죽였지만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발암 성분 살충제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쫓아 내기가 더 어렵다.
그러면 미국에서 이미 사라졌다고 보는 이 빈대가 왜 또다시 등장해 사람들을 괴롭힐 까.
대중교통이 발달해 사람들이 안가는 곳 없이 여행을 다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고 파리를 갔다가 호텔에서 빈대를 싣고 영국으로 건너가면 영국에도 빈대가 끓기 시작한다. 지난해 빈대 파동도 이때문이다. 이 빈대가 미국까지 건너와 자동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여행객들의 짐 속에 묻어 세상을 누빈다.
여행길 빈대 번식의 온상은 호텔로 지목된다.
월스티릿 저널은 수년전 한 여행객이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모델에서 겪은 일을 소개하면서 여름철 빈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빈대(베드버그, bedbug)
버클리의 한 모텔을 찾은 부부는 어린 자녀 둘을 태운 유모차를 문밖에 세워 두고 침대의 매트리스를 점검했다. 매트리스의 베개 부분의 바느질 자리 틈을 찔러 봤더니 우려했던 것이 나왔다. 여러 개의 검은 갈색 반점이다.
모텔 매니저는 다른 방으로 옮겨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모텔을 나와 친척집에서 하룻밤을 묶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자칫 하면 아기들이 밤새 빈대에 시달릴 수 있었다. 이 경험으로 이 부부는 숙소에 들어가면 짐을 풀기 전 2분간 매트리스를 살펴본다.
2016년 해충방제 업체 ‘오킨’이 미국내 100개 호텔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82%가 전년에 빈대를 퇴치한 적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빈대는 비행기, 크루즈 선박, 최근에는 대중 교통수단에서도 만날 수 있다.
위생곤충학 학회지에 발표된 최근 논문에 따르면 빈대는 여름에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 여름 방학 시즌과 맞물린다. 하지만 빈대는 연중 출몰한다.
그렇다고 빈대 때문에 여행을 망칠 수는 없다. 통계에도 불구하고 호텔방에서 빈대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월스트릿 기자가 2019년 인터뷰할 때 마이클 포터 켄터키 대학 곤충학 교수는 밝혔다. 그러면 빈대 공포 없이 어떻게 즐거운 여행을 보낼 수 있을 까.
빈대를 알자
2015년 켄터키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와 2명의 다른 곤충학자가 호텔 방문객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이중 3명당 1명 미만으로 빈대를 정확히 구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밝힌 가이드에 따르면 빈대의 크기는 단계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납작하고 날개가 없으며 약간 눈물 방울 모양으로 짙은 갈색 또는 붉은 갈색을 띈다. 크기는 유충 1밀리에서 성체 5-7밀리로 큰 편이며 알은 아주 작고 쌀알 처럼 단단하다.
버지니아 텍의 곤충학 교수 디니 밀러에 따르면 빈대는 피를 먹고 소화시킨 배설물을 배출한다. 아주 작은 검은 점 같이 생겼다. 버클리에 놀러 갔던 부부가 발견한 것이 이 배설물이다.
구석구석 살핀다
고급 리조트, 평범한 모텔이나 에어비앤브 아파트를 구별하지 말고 짐을 풀기 전에 빈대의 ‘흔적’을 찾는다.
침대보를 들추고 침대 바닥과 옆, 헤드보드 근처 매트리스 바느질 이음새 부분을 자세히 살핀다. 포터 교수는 “빈대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부위”라고 말했다.
밀러 교수는 이들 부분을 끈끈한 둥근 롤러로 문질러 빈대의 흔적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가능하면 작고 강한 불빛의 플래시 라이트를 이용해 침대 헤드보드 뒤와 갈라진 팀을 들여다본다. 밀러 교수는 “호텔에서 빈대는 헤드보드 뒤를 좋아한다. 방해를 받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빈대와 배설물을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하므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면 평안하게 쉬어도 된다.
물리거나 피부 발진만으로는 빈대의 증거로 보기 힘들다. 때로는 벌레에 물린 곳이 수시간 후에나 나타날 수 있다. 모기나 샌드플라이에 물린 자국이 다음날 아침에야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각자의 면역 반응이 다르므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가방 보호
포터 교수는 가방을 딱딱한 곳에 놓는 것을 추천한다.
옷장이나 가방 두는 랙은 딱딱해서 빈대가 좋아하지 않는다. 하루 또는 이틀 머문다면 옷을 다 풀지 말고 또 옷이나 물건을 방에 늘어 놓지 않는다. 가방에서 모든 물건을 꺼내지 않도록 잘 구분해서 정리해 짐을 쌓는다.
밀러 교수는 가방을 끈적한 둥근 롤러를 사용해 검사하는 것도 추천했다. 특히 비행기 여행 후에는 꼭 검사한다. 옆에 있는 가방에 숨어든 빈대가 자리를 옮겨 ‘내’ 가방으로 침투할 수 있다.
빈대를 봐도 놀라지 말라
호텔에서 빈대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해도 놀라지 말고 호텔측에 즉시 알리고 새 객실을 요구한다. 다른 층 또는 멀찌감치 떨어진 방을 요구한다.
에어비앤비나 휴가용 주거지를 빌렸다면 별로 많은 옵션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직원이 24시간 고객 서비스 라인을 가동한다고 했다. 빈대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환불과 재 예약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빈대의 증거를 사진으로 남겨둔다.
만약 빈대에 노출됐다면 짐에 붙어 집까지 숨어 들어올 수 있다.
해충 방제 회사 대표 제프 화이트는 큰 쓰레기 봉지를 차에 뒀다가 가방을 그 안에 넣으라고 조언했다. 집에 도착하면 가방의 안과 밖을 잘 살펴보고 끈끈이 롤러를 이용해 관찰한다.
옷과 열에 강한 기타 물건들을 세탁기 드라이어에 놓고 돌린다. 빈대와 알은 열에 약하므로 곧 죽는다. 빨래까지 할 필요는 없다.
빈대는 건강에 위험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징그러울 뿐이다.
밥 위에 파리가 앉는 것이 빈대가 침대에 기어다는 것 보다 공공 위생에 더 위험하다. <자넷 김 기자> janet@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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