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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캘리포니아 홈리스 인구 12만 5,000명

“연 81억 달러 12년간 투입해야 해결 가능”

마약중독, 정신질환, 장애 등이 주요 원인

 

LA의 최초 여성 시장 캐런 배스가 시장 취임 첫 과업으로 홈리스 해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홈리스들에게 호텔과 모텔을 숙소로 제공하는 새 프로그램 ‘인사이드 세이프’를 발표했다. 

배스 시장은 모텔 대여 비용으로 1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하고 홈리스 집단 거주지 인근 모텔 업주들과 절충을 벌이고 있다. 

배스 시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홈리스들에게 안전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거리 홈리스 노숙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텔과 모텔 입주는 일시적인 해결 방안으로 가격이 매우 싼 주거지 건설 등 영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홈리스들 모텔에 입주

LA시는 우선 할리우드 101 프리웨이 아래 코헹가 블러버드와 세리토스 플래에스 인근의 대형 홈리스 집단 거주지에 있는 홈리스들을 모델로 입주시키고 있다. 이곳에는 25명의 홈리스가 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해오고 있다. 온갖 오물과 쓰레기가 난무해 주변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시에서 정기적으로 이곳을 철거하고 소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면 다음날 다시 홈리스가 모여들어 LA에서 가장 골치 아픈 홈리스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LA시는 이미 12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세워 홈리스 주거지 건설을 준비 중이다. 

배스 시장은 “홈리스 주거지를 세운다면 시는 행정명령으로 60일 이내에 건축 승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고 유틸리티 연결과 입주 승인까지 5일 이내에 완료할 것”이라면서 이번 홈리스 주택 건설 계획에 건물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또 1년 이내에 1만 7,000명 이상의 홈리스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구 400만 명의 LA시에는 4만 명의 홈리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도 지난달 말 LA시 비상사태를 지지하면서 카운티 보건국 등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협조를 공언했다.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 역시 지난 2020년 팬더믹 직후 홈리스의 모델 및 호텔 입주를 추진하면서 카운티와 도시의 동참을 호소했지만 소요 예산을 각 지방정부가 조달하기 힘들어 그다지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홈리스 대책 마련 단체들은 호텔과 모텔은 임시 거주지로 홈리스들이 가지고 다니는 개인 소지품을 버려야 한다면서 이들을 수용할 저렴한 거주지 건설 등 근본적은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장기적으로 거액 투입

캘리포니아 ‘홈리스 주택 대책’은 최근 포괄적인 홈리스 대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매년 81억 달러의 예산을 12년간 투입해야 홈리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후 매년 47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엄청난 금액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지방정부와 주 정부가 모두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LA 비영리 주택 대책 촉구 단체 ‘코포레이션 포 서포티브 하우징’의 데비 틸 지역 국장은 “캘리포니아는 최근 들어 이미 홈리스를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해 셸터를 확대해 홈리스 인구를 줄여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인 주택 개발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홈리스가 많은 지역이다. 홈리스 인구는 12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LA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와 기타 도시들의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로인해 홈리스 주택 마련의 근본 해결책은 더 악화만 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약 24만 명이 앞으로 1년 이내에 홈리스로 추락하게 된다. 

 

홈리스의 원인 다양 

약물 남용, 정신 이상, 신체장애가 홈리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들을 치료하고 수용할 병원이나 감옥, 포스터 케어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의 주택 보조 프로그램인 주택 보조금은 대부분 렌트비를 지원해주는 바우처로 지불된다. 하지만 건물주가 바우처를 내는 가정의 입주를 거부하면 이 보조금 바우처도 무용지물이 된다. 물론 캘리포니아에서 바우처 거부는 불법이다. 

각 지방도시들이 계속 홈리스를 위한 주택 건설을 거부한다면 홈리스 구제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더 올라만 가게 된다는 것이 옹호 단체들의 주장이다.  

연간 새 아파트 11만 2,500유닛을 건설하면 향후 12년간 57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임시방편의 호텔이나 모텔 입주 계획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렌트 보조 역시 홈리스 대책이 되고는 있다. 

바우처 또는 기타 주거비 보조로 앞으로 12년간 22만 5,000가정이 홈리스 신세를 면할 수 있을 것이며 비용은 연간 18억 달러가 소요된다. 12년 동안 200억 달러를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신 만성적 홈리스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한다면 연간 4억 8,8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며 장애인 6만 3,000명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LA처럼 영구 주거지를 기다리는 동안 셸터와 모델 바우처를 제공하는 비용은 6억 3,0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고 이로 인해 3만 2,200명의 홈리스가 혜택을 받게 된다. 

 

문제는 캘리포니아의 재원이다  

캘리포니아는 독일을 추월해 세계 4위 경제국 대열에 올라서고 있다. 주택 충원 계획 81억 달러는 주 예산의 3%에 그친다. 하지만 주 경제 활동의 4분의 1을 차지해 충분한 경제 부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핀란드는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주택 우선’ 정책으로 홈리스 숫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도 이 모델을 비슷한 방법을 쫓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주거비 인상 비율을 2.5%로 잡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또 지방 정부가 직접 자금 마련을 할 수 있는 방안도 원활하지 않다. 특히 감옥에서 출소하거나 응급실에 실려 갔던 홈리스들이 다시 거리에서 잠을 자야 하는 만성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또 있다고 해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다. 

LA 카운티 남부 인접 오렌지카운티는 홈리스를 위한 공공서비스에 연간 3억 달러를 소비하고 있지만 이들 중 절반만 주거지 마련에 사용된다. 

연방 정부는 거리에서 잠을 자는 홈리스 한 명을 위해 연간 지원비용은 수만 달러에 달하며 이들 비용은 모두 납세자 주머니에서 조달된다고 밝혔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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