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enu

구독신청: 323-620-6717

조련사와 곰탱이

wellbeing 2023.08.15 15:07 Views : 17

 

 

 

이정아 수필.jpg

 

 

 

 

 우리 집 달력 귀퉁이엔 자전거 5, 뒷마당 10, 수영 20 이런 암호가 적혀있다. 이 난수표의 해석은 어렵지 않다. 운동용 자전거 타면 5불, 뒷마당 계단 오르내리면 10불, 수영 다녀오면 20불을 남편이 내게 지급한다는 약속이다.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 밖에 모르는 나를, 억지 운동이라도 시키고자 만든 남편의 고육지책이다.

  평소에도 머리를 쓰지 왜 몸을 쓰냐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머리 나쁜 이들이 사서 몸 고생을 한다는 주장을 하곤 했다. 그러다가 이식 수술 후 운동만이 살길이라는 의사 선생님의 지시로 ‘살기위한 운동’을 해야만 한다. 

 내가 오로지 할 수 있는 운동은 수영이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에 수영장이 있던 터라 체육시간에 수영을 배웠다. 요즘 같이 더운 날엔 더위도 식힐 수 있어서 스포츠센터에서 조금씩 수영을 하는 중이다. 남편은 30회 왕복을 하는 동안 나는 10회 왕복이 고작이지만 더 이상은 기진해서 하지 못한다.

 

  그것도 큰 생색을 내며 안 해도 될 운동을 남편위해 해주는 듯 유세를 떨고, 어떻게 하면 빼먹을까를 머리로는 늘 연구하고 있다. 감기기운이 있다거나, 손님이 오기로 했다거나, 전화 받을 일 등의 핑계는 이미 다 써먹은 방법이다. 보다 못한 남편이 상금을 건 것이다. 요 며칠 동안의 성과로 보아선 성공적이다. 나를 위해 꼭해야 되는 운동을 하면 공돈이 생기니 웬 떡인가 싶다. 그 돈으로 교회에서 예배후의 친교시간에 아이스커피 열 잔을 쏘기도 했다. 작심 3일이 아니라 작심 3시간 정도인 나의 인내심으로 비추어 보건대 대 성공이다.

 수영을 가지 못한 날엔 실내에서 자전거를 탄다. 10분 타면 5불을 벌 수 있으니 꿩 대신 닭으로 쓰고 있다. 과일을 따러 손님들이 자주 오는 요즘엔 뒷마당의 계단도 남들 따라 저절로 내려가게 된다. 그것도 한 차례 내려갔다오면 목적과 관계없이 10불을 준다니 쏠쏠한 벌이이다. 남편의 주머니에서 나오니 ‘주머니돈이 쌈지 돈’ 인 셈이고 ‘소경 제 닭 잡아먹기’이나 돈이 걸릴 때와 안 걸릴 때가 확실히 다르다. 동기부여에는 역시 상금이 최고이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땐 한 달에 두 번씩 받는 고정수입이 있어서 용돈을 마음 놓고 썼다. 일을 하지 않는 요즘엔 필요한 건 카드로 뭐든 사라고 하지만, 현금을 손에 쥐고 하는 나만의 오롯한 쇼핑재미는 물 건너갔다. 돈 쓰는 일이 곁방살이하듯 눈치도 보이고 자린고비 남편에게 일일이 영수증을 제출 하는 것도 성가시다. 그러던 터에 운동 상금에 약간 숨통이 트였다.

  “자전거타기 오전 오후 두 번 10불에 뒷마당 두 번 20불, 수영하기 20불 오늘의 수입 토탈 50불” 저녁때 남편에게 보고하고 결재 받으려는 데 온 몸이 쑤신다. 돈에 눈이 멀어 너무 무리를 한 탓이다. 에구구. 

 남편은 나를 훈련시키는 조련사가 되었다. 자전거를 타러 기어오르다 보면, 곡마단의 재주넘는 곰탱이가 생각이 난다. 재롱을 부려 주인님을 기쁘게 하여 별식을 하나라도 더 받아먹으려는 곰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이걸 ‘win win’ 이라 할 수 있을 까마는, 억지 춘향도 때론 필요한 것이 우리네 삶인가 싶다.

 

 

 

 

 
이정아(본명:임정아)
- 경기여중고,이화여자대학교 졸업
- 1991 교민백일장 장원
-1997년 한국수필 등단
-재미수필문학가협회회장, 이사장 역임
-피오 피코 코리아타운 도서관 후원 회장 역임.
- 선집『아버지의 귤나무』외 수필집 다수
- 조경희 문학상외 다수
- 한국일보 (미주) 문예공모전 심사위원
한국일보 칼럼 집필(1998년-2012년)
현재 중앙일보 미주판 칼럼(이 아침에) 집필

일자: 2023.09.07 / 조회수: 18

남가주주님의 교회 창립 40주년 음악회

동문회 합창단 등 다양한 공연팀 참여 롤랜하이츠에 위치한 남가주주님의 교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감사 음악회를 개최한다. 시간은 9월 16일 오후 6시 30분부터. 교회 연합성가대와 경기동문가족합창단, 배재코럴, 숭의 코러스를 비롯해 크라이스트 우크렐레, 크라이스트 빅 밴...

일자: 2023.09.07 / 조회수: 20

‘한미동맹 70주년 특별 사진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가조인하는 한미대표. 9월 15일까지 한국문화원 1층 전시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구만섭)과 공동으로 9월 15일까지 문화원 1층 특별전시실에서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사진전 ‘70년의 동행, 같이 갑시다’(We Go ...

일자: 2023.09.07 / 조회수: 27

한국 전통, 현대 음악과 춤 어우러진 한류마당

9월 23일 윌셔 이벨극장 한인 공연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줄기마다 꽃이어라’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9월23일 오후 6시 한인타운 윌셔 이벨극장(4401 W. 8th St, LA CA 90005)에서 열린다. 전통 무용...

일자: 2023.09.07 / 조회수: 27

한국문화원‘한국어 시낭송 대회 개최’작품 모집

LA 한국문화원은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2023년 미주 한국어 시낭송 대회’를 개최한다. 공모 방법은 30초 이내 한국어 자기 소개와 함께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시 100편 중에서 문화원에서 선정한 추천시 20편중 참가자의 한국어 학습 수준에 맞...

일자: 2023.08.22 / 조회수: 15

11살 다솔이의 그림 일기

공해 (Pollution) 싱그러운 녹색 잎사귀, 수평선 너머로 쏟아지는 태양, 바람이 지나갈 때 춤을 추는 나무. 이것이 바로 자연입니다. 당신은 아마도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지구에 쓰레기를 마구 버려도 이 모든 자연이 영원히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저도 예전...

일자: 2023.08.20 / 조회수: 14

8월 추천 詩

이별가 박목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

일자: 2023.08.15 / 조회수: 17

조련사와 곰탱이

우리 집 달력 귀퉁이엔 자전거 5, 뒷마당 10, 수영 20 이런 암호가 적혀있다. 이 난수표의 해석은 어렵지 않다. 운동용 자전거 타면 5불, 뒷마당 계단 오르내리면 10불, 수영 다녀오면 20불을 남편이 내게 지급한다는 약속이다.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 밖에 모르는 나를, 억지 운...

일자: 2023.08.14 / 조회수: 33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레몬법 왜 많을까?

레몬법의 최신 트렌드라고 한다면 단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관련 문의가 많다는 점이다. 개솔린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고,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구매가 늘고 있지만, 품질이 기대만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우선 전기차 레몬법 케이스에 대해 ...

일자: 2023.08.11 / 조회수: 15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료 영단어(29)

Remission: 관해 (리미션) 질병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거나 소멸된 상태로 악성종양(암)은 치유라는 단어보다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 N.E.D (No Evidence of Disease)라고도 한다. Recurrence: 재발 (리커런스) 종양이 수술적 적출 또는 방사선조사 등에 의해서 일단 소실...

일자: 2023.08.09 / 조회수: 30

영화 대사와 렉시콘

여름은 영화의 계절이다. 1975년 죠스(JAWS)가 처음 블록버스터로 등장한 후에 많은 대형 영화들이 여름에 대거 개봉한다. 영화는 우리 삶의 비어있는 공간을 간편하게 채워주고 무료함도 쉽게 해결해 주는 친숙한 문화 분야다. 영화는 사회적 파급이 큰 매체인 만큼 언어에 미치...

일자: 2023.08.03 / 조회수: 12

한인타운 암 예방 세미나

8월 27일 성바실 한인회관 시더스-사이나이 암센터 아웃리치(COE)팀이 성바실 한인성당과 협력하여 암 예방 세미나를 개최한다. 8월 27일 오후 1시 40분부터 6가와 마리포사에 있는 성바실 한인회관(3535 W 6th St, Los Angeles, CA 90020)에서 진행되는 이날 세미나에선 암을 예방...

일자: 2023.08.03 / 조회수: 29

“메디칼 갱신 늦었다고 포기 마세요”

제출날짜 놓쳐도 90일까지 기회 있어 서류 보내고 주소 등 정보 변경 신고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PHE) 종료로 지난 4월부터 메디칼 갱신 심사(redetermination)가 강화되면서 혜택 중단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웃케어클리닉(Kheir Clinic, 소장 애린 박)...

일자: 2023.08.03 / 조회수: 35

조수미와 함께하는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음악회

8월 11일 오후 8시 월트디즈니홀 LA한국문화원은 LA뮤직센터와 공동으로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올해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Harmony for the Future’ 음악회를 개최한다. 음악회는 8월 11일 오후 8시 월트디즈니 홀(111 S. Grand Ave., LA)에서 열린다. 출연진...

일자: 2023.08.03 / 조회수: 21

이웃케어클리닛 재외동포 한국 정부 포상받아

이웃케어클리닉 애린 박 소장(앞줄 오른쪽 세번째)이 지난달 26일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세계 한인의 날 유공 정부포상 전수식’에서 김영완 LA총영사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고 있다. 이웃케어클리닉 이재희 홍보 제공 세계한인의 날 유공 대통령 표창 이웃케어클리닉...

일자: 2023.07.19 / 조회수: 41

“여름철‘마른 익사’사고 주의하세요”

본격적인 여름 물놀이 시즌이 찾아오면서 ‘마른 익사(Dry Drowning)’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마른 익사란 물 속에서 삼킨 물로 인해 물 밖에서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전체 익사 사고의 20% 정도를 차지하며 수영을 잘 못하는 어린이나 처음 수영을 ...

일자: 2023.07.19 / 조회수: 156

7월 추천 詩

동강에서 울다 문인수 동강은 대뜸 말문을 막는다 어이없다, 참 여러 굽이 말문을 막는다 가슴 한복판을 뻐개며 비스듬히 빠져나가는 저기 내려 꽃피고 싶은 기슭이 너무 많다 몸이 먼 곳 인생이 저렇듯 아름다울 수 있었겠으나 어떤 죄가 모르고 자꾸 버렸으리라 늙은 사내는 엎드...

일자: 2023.07.19 / 조회수: 41

멍멍 개소리

개무시, 개망신, 개수작 등등의 단어는 개를 하위에 두고 만들어낸 조어이다. ‘개’라는 접두어 때문에 더 상태가 악화되어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매우’ 대신 ‘개’를 쓰면 훨씬 의미가 강조되어 그 뜻이 더 개떡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사람...

일자: 2023.07.15 / 조회수: 268

렌터카 할 때 보험 사야 할까?

여름휴가 시즌이 한창이다. 멀리 항공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가까운 곳을 자동차로 여행할 계획을 세우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장거리 여행은 물론이고, 가까운 곳을 여행할 때도 차를 렌트할 일이 생기곤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렌터카를 이용할 때 생길 수 있는 ...

일자: 2023.07.14 / 조회수: 65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료 영단어(28)

Arteries: 동맥 (알더리스) 허파를 거쳐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온몸의 조직으로 공금하는 혈관. 반대로 정맥(Veins, 베인스)은 탈산소화된 피를 심장으로 운반한다. 혈관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 동맥경화(Arteriosclerosis, 알테리오스클러로시스)...

일자: 2023.07.14 / 조회수: 68

11살 다솔이의 그림일기

우리들의 두 얼굴 (Two Faces of Us) 아빠와 나는 무비 나잇(Movie night)을 하며 금요일 밤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마블(Marvel) 시리즈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여러명의 주인 공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었어요. 완다(Wanda)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