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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나 유럽 축구단 처럼 전문 경영인 체제 아쉬워
수퍼스타 한명 만으로는 팀의 운명 바꿀 수 없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종목을 꼽으라면 축구다. 그러나 축구의 인기는 국가대표팀의 A 매치에서 최고다. 프로축구 K-리그의 인기도는 야구 수준에 훨씬 미달이다. 종목을 평면적으로 비교하면 프로야구가 으뜸이다. 한 시즌에 1천만 명 관중 동원에 성공한 KBO리그다. 축구의 관중 집계는 정확성과 다소 거리가 있다. 한국의 스포츠 단체장-예를 들어 대한축구협회장(정몽규)- 등 모든 종목 회장은 연봉이 없다. 판공비 정도만 받는다. 프로야구 KBO만이 고액 연봉과 판공비를 지급받는다. 수장의 연봉만으로도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2021년 1월 SK 와이번스(구단주 최태원)는 돌연 구단을 신세계 그룹에 매각한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 사이 한국시리즈를 4차례나 우승한 명문 구단이었다. 야구를 좋아한 신세계 정용진 회장은 1352억 원에 구단을 인수했다. 100% 인수다. 달러로 약 9954만 달러다.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10년 계약한 연봉 총액이 7억 달러(9506억 원)다. 팀은 SSG 랜더스로 출범했다. 당시 예상치 못한 SK 매각에 소문이 많았다. 짧은 기간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4차례나 오른 최태원 회장은 훗날 IOC 위원을 겨냥해 아마추어 종목에 신경쓰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었다. 보통 국내에서 스포츠 구단 매각은 모기업의 재정 취약이 주원인었다. SK는 달랐다.
한국은 재벌 그룹이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게 매우 일반적이다. 그룹 이미지, 홍보 차원에서 스포츠단을 운영한다. 대기업 입장에서 스포츠단 운영은 큰 비용이 아니다. 농구단은 총무부서 관할이다. 삼성, 현대 그룹이 대한민국의 스포츠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현대 정주영 회장이, 2018년 평창올림픽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유치한 대회다.
SK의 스포츠 구단 매각액은 역대 최고다. 국내에서는 스포츠 구단 매각과 인수가 자주 벌어지지 않는다. 모기업 재정이 취약할 때 매각하는 게 코스다. 서울에 근거지를 두고 인기좋은 두산 베어스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모기업의 재정 부실 때문이다. 현대 유니콘스(현 키움 히어로스), 해태 타이거스(KIA 타이거스)가 그랬다. 국내 스포츠단은 미국 스포츠나 유럽축구단처럼 전문 경영인 체제가 아니다. 투자 가치로서의 구단도 물론 아니다. 여전히 기업 홍보에 머물러있는 수준이다. 프로 스포츠가 산업화가 되고 발달하기에는 요원하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해마다 세계 명문 구단들의 가치를 평가한다. 늘 1위는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다. 포브스 조사에서 9년 연속 1위다. 2024년 12월에 조사 때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가치는 101억 달러였다. 지구상에서 100억 달러를 넘는 유일한 구단이다. 2위가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88억 달러, 3위 LA 램스 76억 달러다. LA 레이커스는 전체 8위 71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지난달 버스 패밀리는 메이저리그 다저스를 소유한 마크 월터에게 100억 달러에 경영권 지분을 넘겼다. 역대 스포츠 팀 사상 최고액이다. 포브스의 평가보다 훨싼 높은 금액이다. 지분 100% 매각도 아니다. 닥터 제리 버스의 딸 지니 버스가 15%를 갖고 있고 ‘거버더’라는 직책도 유지한다.
다저스는 구겐하임 베이스볼 매니지먼트 소유다. 마크 월터는 TWG 글로벌 대표로 레이커스를 인수했다. LA의 두 명문 구단 레이커스와 다저스를 소유한 스포츠 제국의 대표가 됐다. 한인 팬들은 사실 레이커스보다는 다저스에 더 익숙하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구단의 가치 측면에서 다저스가 레이커스보다 우위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레이커스가 절대 우위다. 매각액만 놓고 봐도 답이 나온다.
2012년 구겐하임 베이스볼 매니지먼트는 전임 프랭크 맥코트로부터 21억 5천 만달러에 구단을 매입했다. 13년이 지난 시점에서 레이커스는 100억 달러에 TWG 글로벌에 매각했다. 다저스는 다저스타디움도 보유하고 있다. 레이커스의 홈코트 크립토 닷컴 아레나는 앤슈츠 엔터테인먼트 그룹(AEG) 소유다. 부동산으로는 엘세군도에 레이커스 사무실과 연습장이다. ‘레이커스’라는 글로벌 이름값이 100억 달러인 셈이다.
버스 패밀리가 구단을 인수한 게 1979년이다. 당시 여러 팀을 갖고 있었던 스포츠 재벌 잭 켄트 쿡으로부터 사들였다. 레이커스, NHL킹스, 포륨과 시에라 네바다 랜치가 포함돼 있었다. 2024년 가치로 2억9000만 달러로 평가된다. 46년 만에 레이커스의 가치는 1480배가 뛰었다.
그렇다면 왜 레이커스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뛰었을까. 바로 우승이다. 버스 패밀리가 구단을 운영한 46년 동안 레이커스는 총 11차례 NBA 챔피언십에 등극했다. 이 기간 동안 역대 다른 종목과 견줬을 때 최다 우승이다. 우승과 함께 구단 가치는 상승했다. 버스 패밀리는 운이 따랐고 구단 경영도 탁월했다. 1979년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매직 존슨은 1980년 카림 압둘 자바, 제임스 워싱 등과 ‘쇼타임 시대’를 이끌며 5차례 우승했다. 미국내 최고 구단의 발판을 마련한 계기다. 보스턴 셀틱스에 이 때 처음으로 이겼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와 5회, 르브론 제임스 1회(2020년) 등 셀틱스를 제치고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매직 존슨,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의 슈퍼스타아 함께 정상에 올랐고 구단의 가치는 뛰었다.
구단 가치로 댈러스 카우보이스에 이어 2위인 골든스테이트를 봐도 알 수 있다. 2009년 데이비슨 대학의 스테펀 커리를 지명할 때 워리어스의 구단 가치는 3억 1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워리어스는 만년 하위팀이었다. 커리의 입단과 함께 플레이오프 경쟁력을 갖췄고 4차례 우승을 거두며 왕조를 이뤘다. 현재 워리어스의 가치는 88억 달러다. 구단이 슈퍼스타에게 천문학적인 연봉을 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르브론, 커리와 같은 슈퍼스타가 아니면 챔피언이 되기 어려운 게 미국 스포츠다. 슈퍼스타가 리그와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곳이 NBA와 NFL이다. 야구는 슈퍼스타 한 명이 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없다. 오타니 쇼헤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팀의 운명을 바꾸기는 힘들다. 이게 차이다.
문상열 전문기자 moonsytexa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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