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포츠의 이정표 세운 위대한 인물- 흑인의 벽 허물다,
2004년 메이저리그서 4월15일 공식 기념일로 지정,
42번 영구 결번 - 스포츠 사상 처음,
오타니, 이정후, 김혜성등 차별없이 경기 가능해져,
메이저리그의 4월15일은 브루클린 다저스 출신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데이다. 이날 경기에 출전하는 코칭스태프와 선수, 심판들은 등번호 42번을 달고 로빈슨의 업적을 기린다. 특히 로빈슨을 배출한 다저스는 브루클린 다저스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했다. 4월15일 로빈슨 데이의 산대가 뉴욕 메츠인 이유도 뉴욕 특별구 소재 브루클린 다저스였기 때문이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미국 스포츠의 이정표를 세운 위대한 인물이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흑백의 벽(color barrier)을 허물면서 다른 종목에도 강한 영향을 줬다.
1945년 4월15일 메이저리그 브루클린 다저스 42번의 유니폼을 입고 홈 에버츠 필드에서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1루수로 출장했다. 로빈슨의 원 포지션은 2루수다. 데뷔전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역사적인 날이었다.
영구결번 42번
2004년 메이저리그 버드 실릭 커미셔너는 4월15일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했다. 실제 실릭 커미셔너는 1997년에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결정하면서 수순을 밟았다. 미국 스포츠 사상 특정 선수의 전 구단 영구 결번은 처음이다.
그는 온갖 살해 협박에도 불구하고 194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흑인들에 대한 차별은 상상을 초월한다. 197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행크 애런이 백인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 714개를 경신할 때도 살해 협박이 난무했다. 로빈슨의 데뷔와 애런의 홈런 기록 시공의 차는 27년이다.
로빈슨은 데뷔 해 도루 29개(리그 1위)를 작성하며 MLB가 처음 신설한 신인왕을 수상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루키 오브 더 이어’를 재키 로빈슨 어워드라고 명칭을 붙였다. 1949년에는 NL MVP도 거머쥐며 단순히 색깔의 벽을 허문데서 그치지 않고 기량으로 우뚝서는 실력파임을 과시했다.
UCLA 출신 만능 스포츠맨
UCLA 출신의 로빈슨은 원래 만능 스포츠맨이다. 고교 시절(패서데나 존 뮤어)부터 야구를 비롯해, 농구, 풋볼, 육상 등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흑인으로 NCAA 디비전 I 스쿨인 UCLA에 진학한 것만으로도 실력을 짐작케 한다. 이 때는 인종 차별이 노골적이었던 때다. UCLA는 그나마 진보적 색채가 강한 서부였기에 가능했다. 흑인 최초로 그랜드슬램 챔피언에 오른 테니스 스타 아서 애쉬, NBA 정규시즌 MVP를 6차례 수상한 스카이 훅 슛의 카림 압둘 자바 등을 배출한 대학이 UCLA다. 서부의 진보적인 성향과 무관치않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 10년을 채우고 1956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오프시즌 구단이 그를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현 SF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했었다. 그러나 선수가 트레이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인 은퇴를 선언하고 현역을 마무리했다. 야구팬들도 로빈슨이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뒤 은퇴한 사실은 잘 모른다.
은퇴후 흑인 권리 찾는 민권운동
은퇴 후 그의 생활은 흑인의 권리를 되찾는 민권운동으로 모아졌다. 로빈슨은 육군 장교로도 복무했다. 단순한 야구 선수로 평가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하마드 알리 역시 마찬가지다. 알리는 월남전쟁 때 징집을 거부하며 체제와 싸우면서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로빈슨은 마르틴 루터 킹 목사를 따랐다. 1960년대 중반 민권운동이 한창 일때 스포츠의 슈퍼스타들이 대거 동참한다. NFL의 슈퍼 러닝백 짐 브라운(클리블랜드 브라운스), NBA 최다 챔피언(11회) 빌 러셀(보스턴 셀틱스), 카림 압둘 자바(밀워키 벅스), 무하마드 알리 등이 민권운동에 동참하며 앞장선 슈퍼스타들이다.
한 경기 100득점을 작성한 NBA 역사상 최고의 공격형 센터 윌트 챔벌레인(1952~1973년)이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챔벌레인은 “나는 스포츠 선수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며 흑인 민권 회복 운동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골프의 타이거 우즈도 흑인들의 핍박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킹’ 르브론 제임스, 스테펀 커리는 흑인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 대조를 보인다.
MLB에는 특정 인물을 기리는 특별 기념일이 셋 있다. 4월15일 재키 로빈슨 데이는 인종 장벽 철폐에 의미를 둔다. 오타니 쇼헤이, 김혜성(이상 LA 다저스), 이정후(SF 자이언츠),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샌디에고 파드리스) 등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차별없이 운동을 할 수 있는 배경이다.
6월2일은 루 게릭 데이
6월2일은 뉴욕 양키스 철인 루 게릭(Lou Gehrig) 데이다. 게릭은 훗날 칼 립켄 주니어가 게릭을 뛰어 넘었으나 2130 연속경기 출장 기록 보유자였다. 연속경기 출장 기록이 멈춘 것은 당시 원인도 병명도 몰랐던 희귀질환이었다. 근육이 수축하는 ALS(근위축성 측생 경화증) 병이다. 게릭으로 병이 알려져 ‘루 게릭 병’이라고도 부른다. 게릭은 1939년에 은퇴하고 1941년 37세로 세상을 떠났다. 루 게릭 데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과 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날이다. 2021년 제정했다.
9월15일은 로베르토 클레멘테 데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 외야수 클레멘테는 1972년 12월31일 니카라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구호 활동을 하려는 비행기에 탑승하고 추락으로 사망했다. MLB는 해마다 봉사활동을 한 선수들에게 팀별로 ‘로베르토 클레멘테 어워드’를 선정하고 이 가운데 한 명을 뽑는다. 로베르테 클레멘터 어워드를 수상했다는 것 자체로 선수의 품성을 읽을 수 있다. 1971년에 MLB가 제정한 봉사상의 이름을 로베르토 클레멘테 어워드로 고쳐 시상하고 있다. 매우 뛰어난 외야수로 15차례 올스타 선정, 두 차례 월드시리즈 챔피언, 12차례 골드글러브 수상, 1966년 NL MVP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딱 3000안타를 쳤다. 푸에르 토리코 출신으로 중남미 선수들에게는 영웅이다.
이들 3명은 모두 특별한 선수다. 나란히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헌액됐다. 로빈슨은 규정에 따른 은퇴 후 5년이 경과돼 가입했다. 게릭과 클레멘테는 명전측이 특별 대우로 헌액시켰다. 게릭은 은퇴한 1939년에 명전 멤버가 됐고, 클레멘테는 12월31일 세상을 떠나 1973년에 가입했다.
메이저리그가 다른 종목에 비해 역사와 전통을 더 자랑하고 National Pastime(국민 여가선용)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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