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 환율 1,430원 돌파
내년 인플레이션 잡힐 때까지 계속될 듯
세계 시장 혼란으로 달러투자 늘어
요즘 달러가 강세다. 특히 한국과의 달러대 원화 환율은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400선을 돌파해 10월말 현재 143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700달러를 1,000달러처럼 쓸 수 있다.
달러 강세는 한국과의 환율에서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니다. 유럽의 유로화 대비에서도 달러와 유로화가 1대 1로 맞짱을 뜨게 됐다. 올 초반만 해도 달러대 유로화의 비율은 1유로 대 1.3달러로 달러의 약세였다. 1달러를 유로화로 환산하면 0.7유로에 그쳐 유럽여행에서 커피 사먹기도 겁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로화뿐 아니라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 캐나다 등 전세계 통화에서 달러가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요즘 달러를 들고 나가면 해외에서 큰소리 치며 돈을 쓸 수 있다. 팬더믹 걱정만 뺀다면 한국과 일본 등 해외 여행의 적기가 아닐 수 없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투자 늘어
그렇다면 왜 달러가 이처럼 강세를 보일까.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단기 정책 금리를 대폭 올리고 있고 세계의 경제, 식량, 에너지 상황 등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단기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고용 지수는 오히려 3.5% 이하를 유지하며 불안한 침체 분위기의 버팀목을 해 주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국제 투자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투자 자본이 안전 지역인 미국 시장으로 몰리게 되고 전세계 투자세력들은 든든한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달러의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하지만 해외 경쟁국은 미국처럼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 경기 불황의 위험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겨울 에너지 대란 예상 등이 악재가 겹쳐 미국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경기에 돈줄까지 막아 버리면 경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유로화는 달러에 맥을 못추게 되면서 콧대 높았던 유로화도 이제는 달러에 머리를 숙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전쟁 선포 등 중국 목조르기에 들어가면서 가뜩이나 팬더믹을 타격을 받은 중국의 경제가 흔들거리고 있다. 중국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하며 시중의 자금 회전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과의 보이지 않는 무역 전쟁으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세계 경제 기진맥진
미국의 달러는 전세계 기축 통화다. IMF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관여를 하든 관계없이 세계 무역의 40%가 달러로 거래된다. 일본 엔화대비 달러 가치는 10년 만에 최고를 유지하고 있고 유럽 19개 국이 사용하는 유로화화는 2002년 이래 처음으로 지난 6월 1 대 1 매치가 됐다. 한국 원화 대비, 브라질 리알, 투니시아 디나르 등 모든 세계 통화에서 달러의 강세를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 공급체인 붕괴, 러시아 침공, 기후 재난, 세계 식량 및 에너지 공급 대란 등등 혼란스러운 국제 상황에서 안전 자산은 미국의 달러라는 인식으로 달러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달러의 강세는 언제까지 갈 것인가.
공격적인 이자율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잡힌다면 달러의 강세는 한껏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중순에 들어서야 널뛰는 인플레이션이 제자리를 잡기 시작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달러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존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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