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이유
이정하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기다린다는 것.
그건 참으로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해가 지고, 내 삶의 노을이 졌다.
그 하늘 위로 수많은 별들이 떠오를 것이고,
어쩌면 오늘 밤 길 잃은 별 하나가 저 우주 너머로
자취를 감출지도 모를 일이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이 무언지 묻지마라.
때로 말로 되지 않는 것이 어떤 사람에겐
목숨보다 더 절실한 것이 될 때도 있으니,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그것이 내 살아 있는 이유다.
<감상>
기다림은 약속과 만남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지만 때론 그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이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기다린다. 이 시에서 기다림은 희망과 소망을 위해 정진하였던 시간들의 은유이다. 시인은 그 목적을 이루는 것 보다는 이 기다림이 더 중요한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추천작가
이해우(미국명: Jason Lee)
저서: 장미 다방, 혹등고래의 노래,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2020 모산 문학상 대상 수상.
2018 <나래시조> 신인상 등단.
2006 미주 중앙 신인문학상 수상 (단편소설)
Senior java Programmer at Disney Consumer Products
Senior java Programmer at Pratt & Whitney Rocketdyne
Senior Bio-statistician and DB Manager at Kaiser Permane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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