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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찬치 풍요 속에 빈곤해지는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15%는 비상금조차 없어

인플레이션에 높은 카드 이자율 부담 커져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가정 많아져

 

 

역대 최고의 흥행을 올리는 증권시장의 돈잔치와는 달리 많은 미국인들, 특히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장수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은퇴를 앞둔, 또는 은퇴 시니어들의 재정 관리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영리 연구조사 기구인 ‘컨퍼런스 보드’는 미국 소비자들의 만족도 지수가 2020년 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프루던셜 보험사의 계열사인 ‘어슈어런스 IQ’의 2024년 ‘파이넌셜 웰빙’ 설문조사에 따르면 7만 5,000달러 미만으로 돈을 버는 많은 미국 가정들이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는 미국 성인 5,000명이 참가했다. 

 

7만 5,000달러

7만 5,000달러는 미국 가정의 수입 중간값이다. 미국 가정들의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수입대라는 말이다. 

7만 5,000달러 미만 수입을 올리는 50대 이상 미국인의 거의 절반(45%)은 자신(가장)이 죽으면 가족들이 평균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설문 보고서는 “이들 가정의 재정적 어려움이 결국 예기치 못한 지출 비용으로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중간값 수입 미만의 수입을 버는 50세 이상 시니어 응답자의 57%는 청구서 갚기도 벅차다고 대답했다. 

▶38%는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디덕터블 조차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36%는 청구서를 받아도 돈을 제때 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돈 때문에 병원에도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장차 예기치 못한 의료비가 발생한다면 28%의 응답자는 매달 나가는 청구서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 저소득층 재정 악화

NYU 와그너 대학 ‘파이넌셜 엑세스 이니시에이티브’의 팀 옥덴 매니저는 코비드 19로 인한 정부 지원금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외출이 줄어 지출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더 이상 정부 지원도 없다고 말했다. 

옥덴 매니저는 중, 저소득 층 가정의 재정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크레딧 카드 이자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재정 사이트 ‘월넛 허브’에 따르면 최고 36%까지 올라 개인 대출이 늘어났다. 

그는 이자율이 올라가면 많은 가정의 재정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얼마 안되는 남은 돈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매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먹고살기 바쁘다

‘어슈어런스 IQ’보고서는 또 7만5,000달러 미만 수입의 50대 이상 미국인 3분의 1이상은 자신들 또는 가족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46%만 유언을 작성했고 생명보험을 구입한 사람들은 고작36%에 그쳤다. 생명보험을 구입한 사람들 대부분은 사망보험금이 5만달러 미만이다. 

‘어슈어런스 IQ’의 제니퍼 길버트 고객 마케팅 국장은 “매일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에게 생명보험이나 유서 작성은 벅찰 수 있다”면서 “머리속에는 매일의 생활에 집중되게 된다”고 실상을 전했다. 

NYU의 옥덴 매니저는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7만 5,000달러 미만의 수입을 얻는 많은 수의 50대 이상 미국인들은 시간당 페이를 받거나 고정 직장이 아닌 경우가 많아 고정 수입을 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계획을 세우려면 일정 수입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얼마를 벌 것인가 예상하기 힘들다면 예산 세우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출 예산 세워야 

전문가들은 저소득 또는 중간 소득자라도 가능하면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예산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년에 들었다면 더욱 중요해진다. 

나이가 들면 수입이 타이트해진다. 특히 은퇴를 했다면 소셜연금이나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사용하게 되는데 재정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돈이 모자라 상당히 어려운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수입을 정리한다. 그리고 지출 명세서를 작성해 한달에 얼마의 지출이 나가는지 점검해 본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외식이나 여가를 줄여 건전한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한다. 

2024년 온라인 사이트 ‘뱅크레잇’이 실시한 설문에서 베이비 부머(60~78세)의 15%, X세대(44~59세)의 22%는 비상금을 하나도 모아두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베이비 부머의 5분의 1과 X세대의 3분의 1은 그나마 모아둔 비상금도 3개월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소액이라고 답했다. 

 

계속 일을 한다면

아직 은퇴를 미루고 직장 생활을 한다면 가능한 많은 돈을 401(k)나 개인 은퇴플랜IRA에 적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직장 생활을 계속한다면 수입이 발생할 것이다. 이를 흥청망청 써버리기 보다는 완전 은퇴를 대비한 저축에 신경 쓰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401(k)에 종업원이 저축하는 돈에 매칭을 해서 추가로 적립해 준다. 이정도 회사라면 회사에 충성을 다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자가 30년동안 몸담았던 회사에서는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더 이상 매칭을 중단해 버린지 오래됐다. 그로인해 많은 직원들이 더 이상 401(k)에 돈을 적립하지 않았다. 

이렇게 퇴직한 직원들은 지금도 후회한다. 회사가 매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적립을 포기하는 바람에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의 매칭 중단 결정이 결국 종업원들의 은퇴 플랜을 망쳐 버린 셈이 됐다. 

2022년 연방 의회의 은퇴안정법 2.0 버전에 따라 올해부터 회사는 15만달러 미만 수입의 종업원들에게 401(k)에 비상금 저축 어카운트를 별도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를 ‘사이드카 구좌’ 또는 ‘비상저축구좌 펜션’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500명 이상 직장의 4분의 3이 이 비상구좌를 개설했거나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종업원베니핏연구센터’가 밝혔다. 

이 구좌를 개설하면 2024년부터 401(k) 구좌에서 종업원이 1,000달러까지 마음대로 벌금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존 김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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