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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가정의 25%가 50세 이상 부부 차지

은퇴, 건강, 자녀 출가, 남녀 역할 변화 등 요인

평온한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 어느새 금가 있어

대화 부족, 재정적 문제, 가치관 공유 실패 등등

솔직한 대화, 사소한 말다툼 피하고 서로를 위해야

 

 

 

“황혼 이혼” 50세 이상 된 부부가 이혼할 경우를 말한다. 요즘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30년 이상 함께 살다가 순식간에 갈라서는 노 부부들이 많아 진 것이다.  

1990년부터 2017년 사이, 젊은 부부의 이혼율은 하락하거나 별다른 변동이 없는 반면 황혼이혼은 두배로 늘어났다. 현재 미국에서 이혼하는 4가정당 1가정이 50세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이다. 

임상 심리학자 엘렌 크라우스너 박사는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고 사회적으로도 이혼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줄어들면서 많은 부부들이 행복하지 않은 결혼을 지속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정적 스트레스와 배우자 부정이 결혼 생활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하지만 50대 이상 부부는 주변 생활이나 환경의 변화로 인해 관계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은퇴를 하거나 건강 문제, 부부의 역할 변화, 재정적 독립, 또는 장성한 자녀들이 집을 나가는 등의 문제들이 부부간의 긴장을 고조시킨다. 또 외롭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까지 다가오면서 부부 사이에 점점 거리감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뉴욕이 캐서린 노바일 임상 심리학자는 “수십년 동안 함께 살아 오면서 부부의 관계는 평온해 보이지만 자신들이 눈치 채지도 모르는 사이에 배우자 우선 순위를 까마득히 잊어 버리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관심사, 가치관, 인생의 목표가 변화되는데 이런 일들을 부부가 지속적으로 대화하지 않으면 함께 살지만 혼자 있는 것 같은 고독감에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모두 다 이혼의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의 노력이 없다면 결혼생활이 파탄 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경고 사인’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사이가 멀어진다

 

이혼으로 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잠재적 경고 사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부부의 관심사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다. 또 가치가 다르거나 더 이상 시간을 함께 지내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서로의 우선순위조차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고 키스나 허그 등의 육체적 관계도 소홀해진다. 이런 문제들이 쌓이면 결국 분노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이혼의 아픔을 겪게 된다. 

노바일 박사는 “부부가 함께 즐겁게 무언가를 더 이상 하지 않거나 더 이상 각자의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 다면 그들의 관계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면서 “양쪽 모두 이런 멀어지는 관계를 피하려면 서로의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 떠나는 자녀 문제

우리는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장성한 자녀들이 집을 떠나는 것이 부부 사이가 벌어지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학을 가거나 결혼으로 자녀들이 독립한다면 부부는 더 이상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결코 쉽지는 않다. 때로는 부부간에 싸움으로 이어질 때도 있고 또 대화가 줄어들고 외롭고 슬퍼지는 경우도 생긴다. 

클라우스너 박사는 “자녀, 손주, 사위, 며느리 등과의 관계를 이어나간다고 하더라도 많은 부부들은 이런 관계가 예전처럼 결혼을 탄탄히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결혼 생활을 이어 가는 것이 자녀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녀들이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나면 부부는 홀가분 한 마음으로 더 쉽게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말다툼

모든 결혼마다 크고 작은 일로 오해를 하거나 말다툼을 벌인다. 그러나 이런 다툼, 특히 사소한 다툼이 잦아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노바일 박사는 “다툴 때 상대방을 심각하게 비판하거나 모욕, 말을 끊는다거나 매우 방어적인 행동들을 반복한다면 이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노년 부부의 가장 큰 다툼중의 하나가 재정이다. 특히 은퇴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에 미치면 다툼이 시작되곤 한다. 또 낭비벽이나 지출 목표가 다를 경우 감정의 골이 더 깊어 질 수 있다.  

 

황혼이혼 피하기 

결혼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또 부부간의 화합을 위한다면 우선 솔직해야 한다. 특히 거친 말을 삼가해야 한다. 결혼 생활에 불만을 갖는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말을 하면 안된다. 

부부가 필요한 것이 무언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대화한다. 또 부부가 앞으로 공동으로 대처해야할 미래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 

항상 초심이 중요하다. 처음 결혼 생활을 시작할 때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 됐는지 파악하고 이를 고쳐 나간다. 

이런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황혼 이혼 

때로는 부부 또는 한쪽 배우자가 결혼 생활이 정말 끝났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이런 경우 노바일 박사는 황혼 이혼에 따른 정서적 또는 생활에 미치는 심대한 부작용을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독감, 상실감 

함께 살던 가장 가까운 파트너를 잃을 때 이를 극복하는 것이 힘들다. 현재의 관계뿐 아니라 함께 하고자 했던 모든 생활을 잃는다. 

▶정체성 위기 

많은 사람들이 이혼 후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결혼 생활 동안 자신들에게 우선권을 두었던 부부는 더욱 그렇다. 

▶재정적 불안정성

결혼 생활의 끝은 수입과 재정의 급격한 감소를 의미한다. 특히 한쪽 배우자에 재정적으로 의지하는 부부는 더욱 그렇다. 50세 이상 여성은 더 어렵다. 2020년 한 연구 보고서는 황혼 이혼 여성의 생활 정도는 이혼 전 보다 45%가 줄어들지만 남성은 21%에 그친다고 밝혔다. 

 ▶독립 생활의 어려움

새 거주지를 마련하는 것도 비싸고 어렵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황혼 이혼이 불행하다거나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혼을 함으로써 결혼 생활에서 억매였던 것들이 자유롭게 풀릴 수 있고 또 진정한 자아를 찾아 자부심을 되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클라우스너 박사는 “결혼 생활 속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노년에 새로운 자유를 찾고 새로운 정체성과 만족감을 얻는 기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떤 느낌을 갖는 것과 관계 없이 주변에 자신을 지지해 주는 그룹과 함께 하며 이혼후 찾아 올 수 있는 고독감을 줄여야 한다. 취미가 비슷 한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자원봉사 또는 어덜트 스쿨, 친구나 가족들을 만나면서 이혼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다. 

존 김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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