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세계 축구의 최고봉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이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을 제치고 챔피언 수성에 성공했다.
헝거리 부다페스트 푸카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아스널은 전반 6분 카이 허버츠가 선취골을 뽑았지만 후반 20분 페널티킥을 허용해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연장전에서도 골이 터지지 않았고 승부차기에서 파리 생제르맹이 4-3으로 이겼다.
아스널은 골키퍼 데이비드 라야가 파리 생제르맹 누노 멘데스의 킥을 막아 냈음에도 두 명이 실축을 해 빅 이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실패했다. 아스널 팬들에게는 땅을 칠 만한 뼈아픈 실축이 연속으로 터진 결과다.
챔피언스리그 컵은 높이 73.5CM로 매우 크다. 오토 레이스의 끝판왕 인디애나폴리스 500의 우승 트로피(보그-워너)가 163CM로 가장 크다. NHL 우승 트로피 스탠리컵도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보다는 크다.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는 들어올리는 손잡이가 귀처럼 생겨 ‘빅 이어’로 불린다.
월드컵은 유럽 축구 시즌에 맞춰져
챔피언스리그가 끝나면 유럽 축구는 시즌 막을 내린다. 월드컵 일정은 유럽 축구에 맞춰져 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무대이면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갖는 국제대회가 없다. 선수들이 최고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게 결정적이다. MLB 선수노조가 정규 일정을 연기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 시즌 전 벌어지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도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참가한다. 하지만 기량은 최고가 아니다. 부상 염려로 투구수를 제한하는데 최고 기량이 나올 리 만무다. 3월에 흔히 야구에서 말하는 미드 시즌 폼이 나올 때가 아니다.
WBC 대회에서 일본이 우승했다고 야구가 가장 강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미국은 메이저리그를 운영하는 주최다. FIFA 월드컵의 우승국은 축구를 가장 잘하는 나라가 된다. 축구와 야구의 가장 큰 차이다.
올림픽은 스포츠에서 가장 권위있는 무대다. 그런데 기록은 세계 기록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유는 4년마다 벌어지기 때문이다. 4년의 기다림 끝에 최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기록은 최고가 아니다. 2년 또는 해마다 벌어지는 세계 선수권 대회나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밖에 없다. 4년을 기다린 심리적 압박감도 최고 기량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월드컵 우승팀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이 붙는다면 누가 이길 까
FIFA 월드컵은 지구상 최고의 경연장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 선수들이 모인데다가 애국심이라는 정신력과 투지가 어우러진다.
그렇다면 유럽축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월드컵 우승국이 단판 승부를 벌인다면 누가 이길까. 챔피언스리그가 이긴다. 당해연도 지구상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단체가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이다.
이유가 있다. 챔피언스리그는 세계 최고 클럽 대항전이다. 최고 클럽 가운데 우승팀이다. 한마디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파리 생제르맹 팀원은 여럿 시즌 한솥밥을 먹었다. 전술, 전략이 몸에 배어 있다. 선수들은 눈빛으로 안다. 팀은 우승을 위해 최고 선수와 고액 연봉자들을 끌어 모아
시즌을 꾸린다. 감독도 탁월하다. 구단 창단(1970년) 이래 사상 처음 파리 생제르맹을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2연패마저 일군 루이스 엔리케(56)는 검증된 최고 감독이다. 스페인 출신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 동안의 맨체스터시티 감독직에서 사임한 펩 과르디올라(55)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장 반열에 올라있다. 최고 선수와 최고 감독이 한 몸이 돼 이룬 우승이다.
아스널과의 결승전에 이강인은 출전하지 못했다. 프랑스 리그앙 정규시즌에서 18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정작 팬들이 바라는 꿈의 무대 챔프언스리그 결승전에는 제외됐다. 유럽축구는 로스터가 25명이다. 어는 종목, 어느 팀이든 베스트 멤버와 백업이 자연스럽게 구분된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선수가 베스트다.
예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한 박지성의 경우 챔피언스리그가 벌어질 때 엔트리 포함여부가 뉴스였다. 현재 이강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가 뉴스가 된 적이 없다. 자동 출전이기 때문이었다.
각국 스타들, 월드컵서 제기량 어려워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회가 있을 때 모인다. 손발을 맞추는 게 감독으로서는 가장 큰 일이다. 평가전을 통해서 토대를 마련한다. 박지성, 손흥민이 대표팀에 합류해 A매치나 월드컵 무대에서 프리미어 때의 기량이 잘 발휘되지 않는 장면을 가끔씩 봤을 것이다. 이유가 프리미어 소속팀과 대표팀의 기량 차이도 있다. 손발도 완벽하게 맞는 게 아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박사들과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우승 확률(+475)을 장 높이 전망하고 있다. 이어 프랑스-잉글랜드-브라질-아르헨티나-포르투갈-독일 순으로 꼽았다. 확률이 높은 팀 가운데 포르투갈은 결승전 진출조차 해본 적이 없다.
대회가 끝나고 우승이 확정되면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월드컵 우승팀의 가상대결을 해보시라.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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