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첫 경기 11일 멕시코서 체코와 A조 첫 경기.
역대 최강 멤버 가지고도 32강 목표 홍명보에 축구팬들 분노.
2026 FIA 북중미 월드컵이 11일 멕시코시티 아즈테카 스타디움(83,000명 수용)에서 홈팀 멕시코와 남아공화국의 경기로 막이 오른다. 한국은 저녁에 과달라하라 애크론 스타디움(48,00명 수용)에서 체코와 A조 첫 경기를 벌인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 국내 기자회견에서 32강이 목표라고 해 축구팬들의 분노를 샀다. 2026년 북중미 대회는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늘어 조별 경기를 벌이고 사상 처음 32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조별 3위 팀도 32강 진출이 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역대 최강의 멤버라는 평가를 듣는 현 대표팀의 목표가 32강이라고 했으니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32강은 기본값이고 16강 또는 더 이상의 목표를 제시하는 게 당연했다.
축구는 전 세계인의 공통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국은 206개국이다. FIFA에 속한 나라는 211개국이다. 올림픽은 도시 개최다. 서울, 평창 올림픽이지 한국 올림픽이 아니다. 월드컵은 국가 개최다. 2002 한일월드컵이다. FIFA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FIFA의 룰은 곧 법이다. 절대권력이라 종종 썩어 세계적인 문제가 된다. 흔히 FIFA 회장을 축구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대통령보다는 더 막강한 축구 황제다.
FIFA가 출범한 게 1904년이다. 현 지아니 인판티노(56) 회장은 9대다. 2016년 2월에 취임했다. 회장에 오르면 장수를 하는 게 특징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발표한 정몽규 회장은 13년을 역임했다. FIFA 회장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회장들의 장기 집권
부패의 상징처럼 돼 추락한 전임 셉 블래터 회장은 18년 동안 세계 축구를 주물럭거렸다. 브라질 출신으로 블래터의 전임 주앙 아벨란제는 24년 FIFA를 장악했다. 블래터는 아벨란제 밑에서 FIFA 사무총장을 지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FIFA의 산증인이다. 아벨란제의 후계자다. 아벨란제는 블래터보다 더 부패했다. ‘물은 고이면 썩는 법’이다. 9명의 FIFA 회장 대부분이 장기간 수장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니다. 대륙별 축구회장의 로비에 취약하면 단기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장기 체제의 발판이 마련된 것은 프랑스 출신 3대 회장 쥘 리메 때문이다. 그는 1920년부터 1954년까지 무려 34년 동안 FIFA의 수장이었다. 쥘 리메는 오늘날 지구촌이 들썩거리게 한 월드컵을 창설한 주역이다. 요즘은 이 문구를 사용하지 않지만 월드컵 트로피를 회장 이름에서 딴 ‘쥘 리메 컵’이라고 했다. 쥘 리메(Jules Rimet)는 추앙받는 인물이다.
스포츠 종목 가운데 축구를 비롯해 골프, 테니스 등 영국에서 시작된 게 많다. 프랑스는 스포츠 행정으로 국가의 위상을 높였다. 올림픽은 프랑스의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창설했다. 올림픽 공용어가 프랑스어인 이유다. 현대 축구의 기틀을 마련한 이 역시 쥘리메다.
1930년 출범때는 13개국
FIFA 월드컵은 1930년에 출범했다. 원년 우루과이 대회 출전국은 13개국이다. 당시는 이동 수단이 불편했다. 대한민국이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16개국으로 늘었다. 16개국 체제는 한동안 이어지다가 1982년 스페인 대회에 24개국 체제로 확장된다.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고 스포츠 마켓이 서서히 커지고 있음이 드러난다. 24개국 체제는 4차례 대회로 만족하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32개국으로 확 늘어난다.
각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열망도 컸지만 상업성을 빼놓을 수 없다. 월드컵 중계권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본선 32개국 체제도 중국 시장을 겨냥하면서 2026 북중미 대회를 기점으로 역대 최다 48개국으로 확장됐다. FIFA가 지구상 최고의 빅마켓을 겨냥했지만 중국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이번에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을 모방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중국이 축구 월드컵 본선 진출만은 번번이 불발된다. 중국의 아이러니다.
48개국 확장으로 경쟁력 저하 우려도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확장되는 것은 축구의 열망과 저변을 고려하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터라 골수 축구팬들로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축구는 유럽과 남미가 양분하고 있다. 22차례 대회 동안 유럽과 남미가 아닌 국가에서 월드컵을 우승한 경우는 없다. 월드컵 우승국에서 잘 드러난다. 앞으로도 그렇지만 월드컵 우승 후보는 전통의 축구 강국이다. 우승에 이변은 없다. 아시아(AFC)에 배분되는 9장의 티켓이 많다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대륙별 본선 티켓은 AFC 9, 아프리카(CAF) 10, 북중미(CONCACAF) 6, 남미(CONMEBOL) 6, 오세아니아(OFC) 1, 유럽(UEFA) 16장이다. UEFA 가맹국은 54개국이다. 16장의 티켓이 많다고 할 수 있으나 기량에서 너무 큰 차이가 드러난다. 객관적 사실이다. 4차례 월드컵을 우승한 이탈리아가 이번에도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유럽 축구의 본질이다.
앞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48개국이다. 이번 북중미 대회는 시금석이다. 과연 아시아국가들이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결과도 매우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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