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26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2026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헌액 세리머니가 있었다. 쿠퍼스타운은 인구 1,794명이 거주하는 아주 작은 도시다.
MLB 명전 2026클래스는 3명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외야수 카를로스 벨트란(49), 카리브해 연안국 쿠라사오의 앤드류 존스(49), 내야수 제프 켄트(58) 등이다.
야구 명예의전당
야구 명전 선정의 통로는 미국야구기자단(BBWAA)과 이른바 원로위원회(Contemporary Baseball Era Committee)로 구분된다. 야구기자단은 10년 이상 홈과, 원정 취재한 기자들에게 투표권을 준다. Contemporary Baseball Era Committee는 선수의 시대를 반영해 명칭이 바뀐다. 이미 명전 회원이 된 레전드 7명, 구단 프런트 전직 직원 6명, 미디어 및 야구 연구가 3명 등 16명이 투표인단으로 구성된다. 야구기자단, 원로위원회 공통적으로 75%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명전 후보 자격은 MLB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선수로 은퇴 후 5년이 경과돼야 한다. 5년이 경과되면 우선적으로 400명 안팎의 기자들이 투표를 하게 된다. 뛰어난 기록을 남기면 자격 첫해 명전 회원이 된다. 역대 자격 첫해 명전으로 직행한 레전드는 65명에 불과하다. 3,000 안타를 작성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전설 크레이그 비지오도 첫해는 물먹고 이듬해 HOF가 됐다.
자격은 10년을 유지할 수 있다. 자격 유지는 최소 5% 이상 지지를 얻어야 된다. 박찬호, 추신수도 은퇴 후 5년이 경과되고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첫해 5% 미만의 지지로 자격을 잃었다. 자격을 유지한 10년 동안 75%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원로위원회에서 구제를 받게 된다. 명전 헌액 순도 면에서 야구기자단이 우선으로 볼 수 있다. 원로위원회 투표는 야구기자단처럼 해마다 벌어지는 게 아니다. 야구기자단 투표에서 외면받게 되면 언제 구제받을지 알 수가 없다. 명전 2025클래스인 강타자 딕 알렌(2020년 사망)은 사후에 입성했다.
20년 스위치히터 히터 밸트란
2026클래스의 벨트란은 MLB 경력 20년의 스위치히터다. 통산 타율 0.279, OPS 0.855, 홈런 435, 타점 1517개를 남겼다. 후보 4년 만에 입성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매우 강했다. 2004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시리즈에서 8개의 홈런을 날렸다. 포스트시즌 타율 0.307-16홈런-42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도 312개를 기록한 호타준족이다. 역대로 홈런 400-도루 300개 이상을 동시에 작성한 호타준족의 레전드는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윌리 메이스, 안드레 도슨 등 5명 밖에 안된다. 약물 복용 혐의자 본즈와 로드리게스 2명만 명전 회원에 선정되지 못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6번째 명전 회원이다. 영웅 외야수 로베르토 클레멘테(1973년)를 비롯해 올란도 세페데(1999), 2루수 로베르토 알로마(2011),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2017),
지명타자 에드가 마르티네스 등이 배출됐다.
벨트란은 2023년 벅 쇼월터 후임으로 뉴욕 메츠 감독으로 선임됐으나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사건의 주역으로 밝혀져 취소됐다.
9년만에 회원이 된 중견수 앤드류 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중견수로 12년 동안 활약한 앤드류 존스는 투표인단의 시대 변화에 편승해 HOF가 됐다. 자격 유지 9년째 만에 회원이 되는 기쁨을 맛봤다. 17년 동안 활동했고 통산 타율 0.254, OPS 0.823, 홈런 434, 타점 1289개를 기록했다.
존스는 2018년 자격 첫해 겨우 7.3%의 지지를 받았다. 2018년 이후 8년을 기다린 끝에 2026년 명전 회원이 됐다. 보통 자격 첫해 야구기자단으로부터 한자릿수 지지를 얻으면 탈락이다. 한자릿수 지지부터 75%까지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역대 자격 첫해 최저 지지로 명전 회원이 된 게 전 필라델피아 필리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한 3루수 스콧 롤렌이다.
롤렌도 존스와 같은 2018년 자격 첫해였다. 이 때 10.2% 지지로 시작해 2023년 76.3%로 HOF가 됐다. 사실 존스는 한자릿수 지지여서 야구기자단을 통한 명전은 불가능했던 게 현실이다. 그런데 오만하고 고집으로 똘똘뭉친 야구기자단의 투표 성향이 왜 바뀌었을까. 기성 투표인단에서 어느 정도 세대 교체가 이뤄졌고 이른바 세세한 통계를 중시한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가 기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존스의 오펜스는 전례를 고려하면 명전 회원에 범접하기 어렵다. 타율은 0.250대에 홈런은 5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존스는 10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정도로 탁월한 수비를 발휘했다. 외야수 부문 10년 연속 수상은 역대 5명에 불과하다.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은 run save가 기자단 투표에 먹혔다. 한자릿수 지지를 극복한 첫번째 명전 회원이 됐다. 존스는 1996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때 19세의 어린 나이로 홈런을 때린 바 있다.
애틀랜타는 1991년부터 2005년 1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때의 멤버 가운데 지난 5월 타계한 보비 콕스 감독, 마운드의 빅3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3루수 치퍼 존스와 외야수 앤드루 존스 등 6명의 명전 회원을 배출했다. 명전 회원만으로는 황금기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한 차례 불과한 게 아쉽다.
원로위원회로 구제 받은 제프 켄트
제프 켄트는 원로위원회로 구제받았다. 켄트는 MLB 사상 2루수 부문 최다 홈런(351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야구기자단은 켄트의 대기록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켄트는 2000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벨트란과 존스는 이런 훈장이 없다. 명전 후보 자격 마지막해인 2023년 야구기자단은 고작 46.5%의 지지를 했다.
켄트는 17년 동안 퉁산 타율 0.290, OPS 0.855, 홈런 377, 타점 1518개를 기록했다. 2026클래스 가운데 벨트란, 존스와 견주면 홈런이 뒤질 뿐 OPS, 타점이 상대적으로 우위다. 올스타에 5차례 선정됐고, 한 시즌 타점 100개 이상을 8차례나 일궈냈다. 실버슬러거도 4회 수상했다. 2루수로 시즌 100타점 이상은 클러치히터임을 측정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현역 말년 마지막 4년을 LA 다저스에서 활동했다. 켄트는 기자들과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미국에는 스포츠의 메이저 종목과 예술 분야 등에 명예의 전당이 마련돼 있다. 말그대로 명예를 우선시하는 사회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게 야구이고, 회원되기가 가장 까다롭기로 으뜸이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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