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하면 양주지. 공복에 샷 잔을 단번에 마시면 싸하게 후끈대는 무언가 식도를 타고 온몸으로 퍼지는 그 맛이야말로 진정한 술꾼들의 맛이 아니겠어?” 듣기만 해도 군침 도는 이야기다.
내 말이 아니다. 평소 말술로 통하는 옛 직장 선배의 주 당론이다. 나도 가끔 그런 맛이 그리워 공복에 뜨겁게 위스키를 들이켜곤 했다. 그 덕분(?) 인지 속이 쓰려 제산제를 영양제처럼 먹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위스키는 한두 잔 마시면 일의 능률을 높여 준다고도 한다. 가끔 외국 영화를 보면 위스키를 음료수 마시듯 대낮에도 한 잔씩 마시지 않던가.
학창 시절, 양주는 위스키만 있는 줄 알았다. 유명한 조니 워커, 박정희 대통령이 죽기 전 주전자에 넣고 마셨다는 시바스 리걸 등등 위스키는 양주의 통칭이 된 지 오래다.
사실 양주의 ‘계보도’를 알고 마시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혹자는 양주의 족보까지 따져 가며 마셔야 하느냐고 비웃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고 마시는 양주, 술기운도 덜 오르고 독특한 향과 맛을 만끽하며 천천히 즐길 수 있는 건강(?) 음료가 되지 않은까. 하루 한잔의 술은 심장 건강에도 좋다던데….
그럼 양주 한잔을 타고 도수 높은 양주의 세계로 뛰어들어 볼까.
양주는 증류주다. 곡류나 과일을 발효시키고 이를 다시 적당한 온도로 증류 시켜 만든 음료가 양주다. 어떤 것을 원료로 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알코올 함량은 30% 이상 60%까지 양주의 범위로 본다.
보리나 호밀로 만들면 위스키, 옥수수로 만든 미국 술은 켄터키 버본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버본 위스키, 발아 보리로 만들면 몰트 위스키, 옥수수를 섞으면 브렌디 위스키라고 한다.
멕시코를 침범한 스페인 군대가 원주민들이 마시는 술을 증류시킨 선인장의 데킬라(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술).
곡물로 만들어 활성탄으로 여과하면 보드카. 여과 과정을 거쳐 보드카는 매우 맑고 불순물이 없어 뒤끝이 좋다. 과음을 하면 모를까 냉동실에 넣었다가 적당히 마시면 두통도 심하지 않다.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도수가 높아 선원들이 먹는다는 럼. 사탕수수 등의 제당 작업을 거쳐 만들어 약간 단맛도 지만 쓴맛이 대세다. 도수가 높아 술에 약하면 절대 단숨에 마시지 말라. 콜라와 섞어 칵테일 ‘럼 & 콕’으로 마셔도 좋다.
포도로 만든 술이 우리가 흔하게 부르는 코냑이다. 코냑은 프랑스 지명이다.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 오래돼 쉬어 버린 와인을 끓여 증기를 모은 것이 코냑이다. 이를 우리는 브랜디(brandy)라고 부른다.
브랜디는 얼음과 섞어 먹지 않는다. 스카치는 섞어서 브랜디는 따로라는 말이 있다.
스카치위스키는 얼음에 닿아 온도가 떨어지면 향이 활짝 피어 나와 위스키의 참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반면 브랜디는 코냑 잔을 손으로 감싸주며 체온으로 데워 마시는 게 제맛이다. ‘스카치는 섞어서 브랜디는 분리해서’ 잊지 말자.
여기에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는 진은 알코올 함량이 90~95%에 달해 증류수에 타 40%로 낮춘다고 한다. 진은 날로 먹지 않고 다른 음료와 섞어 먹는 칵테일이 좋다. 얼음 올린 토닉수에 진을 섞으면 많은 한인들이 찾는 진토닉.
명종, 선조 때의 정승 이양원은 부를 누리며 오래 살았다고 한다. 조선조 ‘유봉 유설’에 정승 이양원이 소주 한잔 마시고 냉수 한잔 마셔 술병에 걸리지 않다고 했다. 술이 독기를 물로 씻어냈다는 말이겠다.
우리 선조들은 날이 저물면 술을 많이 마시지 말고 그믐달엔 취하지 말라고도 했다. 과음하지 말고 건강 주의하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전기가 없어 자칫 실족이라도 하면 큰일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같이 환한 세상에 실족할 일을 없겠지만 독주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라도 낸다면…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오늘 밤 보름달이 떠오르면 뒷마당에 앉아 양주 한잔에 달을 띄워 시라도 읊으면 어떨까.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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