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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모작

wellbeing 2022.02.07 20:55 Views :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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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들에게 모병관 김 상사로 더 잘 알려져 있던 유진 김씨가 제대후 미국 세관국경국(CBP) 요원으로 인생 2모작을 일구고 있다. 김씨가 한 학생 취업 박람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진 김씨 제공

 

<나의 인생 이야기> 연방정부 세관국경국 유진 김

 

47세에 도전, 벌써 14년 차

두 아들도 공군, 군인 가족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이 든 직장인들에는 

“꿈의 엘리트 코스”

 

미군 복무 25년, 제대 후 연방정부 세관국경국(CBP) 14년 째 재직 중.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미 육군 모병관으로 많은 한인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사회 진출의 기회를 마련해준 유진 김 씨의 이력이다. 화려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 들어 은퇴에 내 몰리는 나이 든 직장인들에게는 꿈 같은 ‘엘리트’ 코스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모병관으로 한인사회와 인연을 맺기 시작할 때부터 기자와 친분을 쌓았던 그를 우연히 만났다. 제대 후 연락이 끊긴 지 14년 만이다. 20년 만기제대에 5년 추가 복무를 마치고 지금은 미국 국경 안전을 책임지는 CBP에서 또 다른 ‘인생 2모작’을 일구고 있다. 

그는 모병관 시절부터 ‘군 예찬론’자다. 군이 주는 각종 기회와 혜택은 비교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의 세 아들 중 2명도 군인이다. 모두 공군 IT 병과로 둘째는 지난달 예편해 군 병과를 살려 국제 방위산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셋째는 아직 현역 근무 중이다.  군인 가족이다.   

 

CBP와의 인연

제대 말년 고참 상사 시절 유진 김 씨는 2007년 ‘칼스테이트 롱비치’ 대학의 학생 취업 박람회 ‘잡 페어’ 모병관으로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CBP 근무 한인의 권유로 CBP와 인연을 맺었다. 감청색 경찰 제복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경찰복과 비슷한 제복이 처음에는 몹시 낯설게만 느껴졌다.

김 씨는 “장로님 같은 그분(CBP 한인)의 거듭된 권유로 온라인 지원서를 내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의 나이 47세에 시작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시 서브프라임으로 뒤숭숭하던 시기여서 더할 수 없는 좋은 기회였다”고 고마워했다. 

영어 독해, 수학 등 입사 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는 것. 합격 점수는 70점 이상. 고득점자부터 채용이 시작되므로 높은 점수는 기본이다. 또 군 출신은 수시 모집도 가능하다고 한다.  

김 씨는 군 복무로 인한 5점의 가산점을 받았고 점수도 높아 남들보다 먼저 채용됐다고 말했다. 군이 준 또 다른 혜택이라고 그는 자랑했다.  

김 씨는 “군 복무 20년이 지나면 연금을 받게 되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미군 시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특전(?)을 누릴 수 있다”면서 “미군은 제대 후 혜택도 좋지만 또 다른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해주는 인생의 징검다리”라고 강조했다. 

그가 근무하는 CBP는 이민 및 출입국자 심사, 화물 통제 및 검사 등 미국 출입국과 관련된 모든 인적 물적 통제 및 검사를 주 임무로 하고 있다. 그의 근무처는 롱비치 항구로 화물 검사가 주 업무다.

 

군과의 인연

82년 3월 샌프란시스코로 가족 이민 온 유진 김 씨는 ‘상항 인력 개발원’에서 만난 한인과 함께 5개월 만에 군에 입대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그는 되돌아봤다. 

독일과 한국 등으로 거쳐 보스턴 야전 병원 근무 중이던 그는 입대 10년 차이던 93년 모병관에 발탁돼 LA 한인타운 인근 할리웃 모병소 발령을 받는다. 모병은 만만치 않은 업무다. 입대를 자원해 찾아오는 한인들은 거의 없다. 발로 뛰어 입대자들을 찾아야 하는 일종의 세일즈 업무다. 김 씨는 15년간 한인 젊은이들의 미군 입대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는 미군 입대를 단순한 군 입대로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군은 젊은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제2의 사회 진출 교육 센터 역할도 충실히 한다는 것이다. 

총 들고 싸우는 전투 병과도 있지만 이를 지원해주는 통신, 보급, 의료, 정보, IT 등등 자신에 맞는 다양한 보직을 선택해 교육받고 전문가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일종의 ‘인재 양성소’로 그는 해석한다. 

그는 “예전엔 하는 일 없으면 군대나 가라고 했지만 미군이 주는 다양한 혜택과 매력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군을 통해 사회 진출의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또 6개월 이상 군 생활을 했다면 제대 후 15년간 풀타임 전역군에게 월 3,000달러를 지원해주는 ‘GI 빌’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각종 미군 시설과 주택 융자, 심지어는 장기 요양 비용까지도 지원해주는 군만의 특혜가 수도 없이 많다.  

 

두 아들도 군 복무

유진 김 씨의 아들 3명 중 둘째와 셋째 모두 공군이다. 

대학 1년을 마친 후 입대한 둘째 조셉 씨는 IT 병과의 ‘사이버 트랜스퍼’ 스페셜리스트로 8년간 군 생활을 마쳤다. 지금은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3대 방위 산업체인 ‘BAE 시스템스’에 입사해 군속으로 용산에서 근무하고 있다. 

셋째 사무엘 역시 대학 입학 1년 후 공군에 입대해 현재는 IT 병과 4년 차로 일본 근무 중이다. 유진 김 씨는 “대학 1년 졸업 후 입대가 가장 바람직한 코스”라고 조언했다. 

첫째는 군인은 아니지만 실비치 ‘네이비 골프코스’에서 근무한다. 이 정도면 군인 가족이라 표현해도 좋을 듯싶다. 

현재의 CBP와 군을 비교한다면 어디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느냐는 질문에 군인 출신답게 “당연히 군”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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