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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북중미 월드컵 32강 토너먼트가 확정됐다. 28일 로스앤젤레스 SoFi 스타디움에서 남아공화국-캐나다전으로 막이 올랐다. 대한민국이 있어야 될 자리에 남아공화국이 있었다. 한국을 1-0으로 이기며 사상 첫 토너먼트에 진출한 남아공은 후반전 stoppage time에 골을 허용해 보따리를 쌌다.

미국 출신의 제시 마시 감독(52)이 이끄는 캐나다는 1-0으로 남아공을 눌러 월드컵 사상 처음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개최국인 캐나다는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스위스에 2-1로 져 2위로 밀려 홈 필드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밴쿠버가 아닌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해 32강을 벌인 것. 그러나 결과는 대박이 됐다.

 

〮토너먼트 승리없는 일본

29일 일본은 32강에서 5차례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을 만나 선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팬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조직력과 짜임새있는 축구를 과시했다. 하지만 토너먼트 첫 문턱에서 선취골을 뽑고도 강호 브라질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일본도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다. 1998년 프랑스 대회가 첫 본선 진출이다. 그러나 벽은 뚜렷하다. 일본은 역대 월드컵에서 한번도 녹다운 무대에서 승리가 없다.

심지어 2002한일 월드컵 때도 16강에서 져 8강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 때 4강까지 진출했다. 한국의 4강 진출이 안방의 이점 운운하지만 일본도 어드밴티지는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2002한일, 2010남아공, 2018러시아, 2022카타르, 2026북중미 등 5차례나 16강,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한 차례도 이기질 못했다. 현재 AFC 소속 국가로 호주만이 유일하게 남았다. 호주는 7월3일 아프리카(CAF) 이집트와 맞붙는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캐나다-미국-멕시코 3개국이 개최국이다. 조 1위를 하면 토너먼트도 홈필드 이점을 안게돼 있다. 미국을 예외로 하더라도 32강, 16강이 멕시코시티, 밴쿠버에서 벌어진다. 8강부터는 전부 미국에서 열린다. 사실 말이 북중미 월드컵이지 미국 주도다. 이번 대회 경기장이 총 16군데다. 이 가운데 미국 11개 도시, 멕시코 3개 도시, 캐나다 2개 도시(토론토, 밴쿠버)다.

32강 토너먼트 진출국으로 대륙별 축구 실력을 나름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국이 48개 나라로 확장됐다. 대륙별로 아시아(AFC) 9개국, 아프리카(CAF) 10, 북중미(CONCACAF) 6, 남미(CONMEBOL) 6, 오세아니아(OFC) 1, 유럽(UEFA) 16개국이다.

 

〮아시아 사실상 전멸

32강 토너먼트로 보면 아시아는 사실상 전멸이다. 32강이 당연하게 점쳐진 한국을 비롯해 중동국가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AFC 소속으로 32강에 진출한 국가는 일본과 호주뿐이다. 32강에 최다 국가를 배출한 대륙은 아프리카다. 검은 대륙의 축구 잠재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축구 강국으로 통하는 나이제리아가 본선 진출에 실패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10개국 가운데 아프리카 북부의 튀니지아만이 탈락했다.

튀니지아는 죽음의 조 F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네덜란드, 일본, 스웨덴에게 모두 졌다. 2골을 넣

고 12골을 허용해 아프리카 팀 가운데 경기 내용이 가장 나쁘다.

 

〮첫 출전한 카보 베르데 돌풍

아프리카 국가로 최대 이변을 일으킨 팀은 작은 섬나라 카보 베르데와 콩고 민주공화국이다. 인구 50만 여명의 소국이며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카보 베르데는 월드컵 본선 진출과 함께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기적을 이뤘다. 월드컵 사상 가장 작은 나라의 녹아웃 진출이다. 카보 바르데는 3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40세 골키퍼 본지하의 눈부신 활약으로 승점 3점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우루과이는 같은 조에서 탈락했다. 첫 월드컵에 토너먼트까지 진출하면서 11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른 대한민국과 우루과이를 더 초라하게 만든 국가가 카보 베르데다.

1974년 서독 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콩고 민주공화국도 이변과 화제의 주인공이다. 포르투갈과의 K조 첫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로 승점 1을 올린 콩고는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게 3-1 역전승을 거두며 32강 스탬프에 도장을 찍었다. 타력에 의해 32강을 노린 한국은 콩고가 승리를 거두면서 탈락을 확정지었다. 콩고 감독은 프랑스인 세바스티앙 데사브르(49)로 기적을 연출한 영웅이다.

북중미(CONCACAF)는 6개국 가운데 개최국 3국만 남았다. 파나마, 아이티, 쿠라사오 3개국이 탈락했다. 캐나다는 남아공을 눌러 16강 진출로 국가 경사를 맞았다. 미국은 1일 유럽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멕시코는 30일 남미의 에콰도르와 16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오세아니아(OEC)를 대표한 뉴질랜드도 탈락했다. 이란과 첫판을 2-2로 비긴 뒤 이집트, 벨기에에 각각 3-1, 5-1로 져 실력 차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란도 승점 3을 얻었지만 탈락했다.

 

〮남미 국가로 유일하게 탈락한 우루과이

전체 대륙이 축구 열기로 가득한 남미(CONMEBOL)는 본선 진출 6개국 가운데 두 차례 우승을 한 우루과이가 유일하게 탈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32강 탈락으로 귀국 전용기마저 취소해버렸다. 일본을 꺾고 16강행을 결정지은 브라질,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카보 베르데), 파라과이(독일), 콜롬비아(가나), 에콰도르(멕시코) 등이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대륙별 최다 16장의 본선 티켓행의 유럽(UEFA)은 단 3개국이 탈락했다. 스콧틀랜드, 체코, 튀르키에 등이다. 2002한일 월드컵 4강에서 한국을 눌렀던 튀르키에는 전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 이하였다. 미국이 조 1위로 확정된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이긴 것에 위안을 삼고 귀국했다.

32강을 대룩별로 유럽 13개국, 아프리카 9, 남미 5, 북중미 3, 아시아 2개국 순이다. 토너먼트 진출 퍼센테이지로는 아프리가 90%로 으뜸이다. 본선 진출 48개국으로 늘어나 국가별 경쟁력이 우려됐으나 예상보다는 적게 나타났다. 다만, 늘 지적된 아시아는 기량보다 본선 티켓이 너무 많다는 점이 이번에도 재확인됐다는 게 씁쓸하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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